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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4/04/03 15:29:23 |
Name | 풀잎 |
Subject | 육아의 어려움 |
대부분은 아니겠으나 요즘 제가 관찰한 젊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미국 부부들은, 부부 중 한 명은 집에서 재택근무하면 좀 더 육아가 쉽다고 생각하고 집에서 재택근무하면서 갓난 아기를 돌보는데요. 실제로는 회사일과 육아를 병행하기는 참 버겁거든요. 회사 업무들이 업무 생산량과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어느 시간 이상의 투자를 요구하고, 회사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많은 엄마들이 불안, 우울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게되어요. 부모 중 한 명이 재택근무하면서도, 계속해서 온라인 미팅에 참여해야 하고 옆에서 아이가 빽빽 울어대는 것은 흔한 일이니 사람들이 이해해주고 하지만서도 어느 한계가 있지요. 심지어 부부 두 명 다 재택근무하면서도, 아이가 울 때 누가 달려가서 달래어주어야 하는 문제도 엄마일이 더 쉬우니 엄마가 가야하지 않나 하는 그런 부부도 있고요. (주로 소득 높은 부부가 소득 낮은 파트너의 희생을 강요하기도 하는데요. 남녀 소득차는 여전히 있구요.) 그래서 보통은 육아를 위해서, 양가 부모님 도움을 받는데, 부모님들도 자기네 스케줄이 있어서, 아침 9시에 와서 한 2시간 정도 아이 봐주고 점심때는 친구만나러 가버리거나 그래서, 엄마나 아빠 등등 재택근무하는 이들은 반나절은 정신없이 아이보면서 일하면서 제정신이 아닌듯해요. 내니를 구하기도 하지만 내니도 몇 시간 정도를 쓰게되고, 풀타임 파트타임 신뢰할 수 있는 내니를 고용할 수 있는 이런 경우는 무척 행운이지요. 또한, 실리콘밸리 같은 경우는 이제 양가 부모님은 다른 주에, 혹은 외국에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육아를 독박으로 부부가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일이 흔히 접하는 경우가 되었어요. 그렇게 부부는 서로 돌아가면서 재택근무하거나 해서 만2-3세까지 아이를 키우고, 부부가 지쳐가면서 서로 이혼하거나 (아기 낳고 이혼하는 이혼률이 엄청 높다고 해요) 아니면 데이케어에 아이를 맡기고 일하러 가게됩니다. 데이케어 비용이 한 달에 300만원 가까이 되는 경우도 많아서 집 렌트비도 비싼데 육아비용도 엄청나게되고요. 얼마전에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나온 글을 본 적이 있는데요. 참 인상적인 관점이었는데요. 미국에서는 1950년 이후에, 많은 여성들이 직장 일터에서 일을 하게되면서 (2차 대전 후에 미국 여성들의 일 참여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게 되었다고해요) 직장일 이후에 집안일을 하는 "공식적으로 허가된 근대 Slave 제도"하에 여자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글도 본 적이 있는데요. 쉽게 예를 들면 "직장맘이라는 여성은 근대의 새로운 노예"라는 것인데요. 아무리 모던 사회가 되어서도. 가정 집안일은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와도 여자가 책임이기때문에 (오히려 우리나라가 여권이 더 있는지도 잘은 모르겠는데요.) 미국도 집안일에 대해서 남편의 적극적인 참여는 아직도 미미하고 전통적으로 남자의 영역 (차고에서 남자만의 Hobby 차를 고치고 운동하거나 취미활동을 함 ) 여자, 아내의 집안일의 영역이 나눠져있어요. 물론 음식은 배달음식을 사먹고 빨래를 같이하고 젊은 부부들이 많은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긴하지만요. 점점 더 많은 남자들이 설거지를 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고 가끔 바베큐 요리를 하지만요. 소세지를 굽고 햄버거를 만드는 정도인 셈인데요. (요리사 남편을 둔 이들도 팬데믹 이후에 많이 생겨났지만요) 대부분의 부부들은 집안일로 서로 누가 더 많이 하고 적게하고에 대해서 늘 신경을 높이고 언쟁의 소지가 있고요. 여전히 집안일은, 풀타임 직장일을 하지만 아내의 책임하에 있어서 많은 직장인 여자들은 일터에서 돌아오고 나서, 집안일 이라는 또 다른 일을 끝내게 됩니다. 아이들의 학교 후 방과활동 스케줄까지 아내가 진두지휘하거나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많은 직장인 부부들은 성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나의 아내는 피로해해요. 성적으로 관심이 적어요. 에너지가 없어요..왜 아내는 에너지가 없나요? 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슬기롭게 부부생활을 잘 이겨내는 이들은 대화를 하거나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가면서 어려움을 이겨나가기는 하지만요. 집안일이 공동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젊은이들도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회사일의 스트레스가 심해질때, 경쟁의 사다리로 몰릴때 남편은 더 많은 수입을 위해서, 아내들은 글래스 실링의 벽을 깨달아가면서, 좀 더 육아가 용이하는 소득이 낮거나, 책임의 직책이 낮은 업종으로 커리어를 설계합니다. 자신의 커리어를 약간 타협하는 것이지요. 양쪽다 커리어가 중요한 경우는, 주로 박사학위를 딴 교수들의 사회에서는 많은 여성 교수들은 자녀가 없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데요. 결국에 육아와 가사는, 서로 어려움을 이해하면서 도와주어야 하는데, 아이들을 양육하면서는 남편은 회사에서, 아내는 회사일을 하면서 집안일에서, 그렇게 둘 다 넉다운이 되어서 퍼져있는, 그렇게 평범한 일반인들은 중년을 보내게 되는 듯 합니다. 집안 가사를 도와주는 히스패닉 청소도우미, 데이케어 육아시설, 양가부모님, 학교의 방과후 돌보미 센터가 부모들이 회사다니면서 자녀를 양육을 하도록 겨우 겨우 지탱해주는 사회 시스템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언제쯤 이런 육아와 직장맘이라는 시스템적인 어려움이 해소될런지는, 어떻게 해결될런지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양쪽 어른들이 부재하는 경우에 더 힘들게 보내는 젊은 부부들이 많다는 것, 미국도 곪아가는데요. 가끔 유럽에서의 양육이 더 좋다 vs 미국에서 양육이 더 좋다. 혹은 한국의 육아의 어려움이 있는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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