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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10/12 09:51:22 |
Name | Beer Inside |
Subject | 굿모닝, 미스터 맥도날드 |
일요일 아침, 유부남 A씨는 조용히 집을 나선다. 차에 시동을 걸고 집에서 가까운 맥도날드를 향한다. '굿모닝, 미스터 맥도날드' 맥도날드에서는 '로날드'로 불러주기를 바라는 '로널드 맥도날드'의 인형은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어린시절 어설픈 햄버거를 먹다가 미군부대에서 처음 햄버거를 먹은 날 천상의 음식을 먹은 것 같았다. 그 이후 부산의 사업가이자 정치인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들여왔고, 그 아들이 요즘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 맥모닝 하나 사러와서 무슨 잡생각이람..... '맥모닝 세트 주시고 커피는 카페라떼로 주세요.' 주문한 맥모닝과 카페라떼를 받아와서 카페라떼를 한모금한다. '요즘 맥도널드 커피는 과거보다 더 맛있어 졌군. 이유가 뭘까.... 변함없는 자동기계에서 나오는 커피에 옛날에는 라바짜 원두를 쓴다고 했는데, 요즘은 자체 로스팅이라고 하던데... 옛날에는 커피머신 관리가 엉망이였던 것일까?" 아이스크림 선데이를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선데이 아이스크림이라고 메뉴에는 적혀있지만, 상관없었다. 어린시절 영어교과서에도 '아이스크림 선데이', 처음 본 맥도날드 메뉴도 '아이스크림 선데이' 그만큼 각인이 중요하다. 자리에 앉아서 맥모닝과 해쉬브라운을 쳐다보다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아침에는 맹모닝'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면서 제목은 약간 오타를 낸다. '이렇게 쓰면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겠지?' 맥모닝을 한 입 먹으면서 부드러운 머핀 속에 계란과 베이컨이 주는 짭짤한 소금맛을 느낀다. 직장인 초년생 시절 지하철 출입구에서 아주머니가 파는 김밥 한줄로 끼니를 때울 때가 생각난다. '그 때 보다는 여유로운 아침을 즐기고 있구나.' 요즘은 자동차 출근이어서 김밥파는 아주머니를 보기도 어렵고, 김밥 파는 아주머니보다 내가 먼저 출근한다. 핸드폰에서 소리가 난다. 방금 올린 사진에 2개의 좋아요가 발생했다. 하나는 빌딩세우느라고 200억 대출했다는 친구, 다른 하나는 사업하다가 망해서 월급의 절반을 차압당하고 있는 친구. Facebook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시스템의 좋은 점은 맥모닝으로 허세질이냐고 비난하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비난하는 이가 있으면, '절교' 아니 차단을 하면 된다. 버스운전하는 친구가 '아침에 밥을 먹지 왠 빵이냐?'며 답글을 쓴다. '밥을 주면 아침부터 맥모닝 먹으러 왜 나오겠냐? ' 답글을 보며 답답해 하는 가운데, 다른 친구가 댓글을 쓴다. '일요일 아침에 집에서 소리내면 하늘같은 분이 화냄.' 다른 친구도 ' 아침에는 맥모닝 :-)'이라며 댓글을 쓴다. '다음에는 맥도날드에서 조찬 모임.' 라며 병원일을 하고 있는 친구가 댓글을 쓴다. '은퇴하면 싫어도 맥도널드에 모임하게 될 껄' 뉴욕한인타운 맥도날드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친구가 댓글을 쓴다. '기왕이면 바다가 보이는 맥도널드에서 모이자.' 바다가 고향인 나는 늘 바다가 그립다. 어린시절 해운대 맥도날드는 바다가 보였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스타벅스에서 만나면 안됨?' 공무원하고 있는 친구가 댓글을 쓴다. '그 때 맥도널드에서 알바로 써주면 스타벅스에서 조찬 모임하자.' 일요일에도 출근한 친구가 댓글을 썻다. '김밥천국은 안됨?' '조찬모임으로는 격이 떨어져 :-)'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로 서로를 위로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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