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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4 17:17:03
Name   Picard
Subject   회사일기 - 3 '순혈과 혼혈'

회사마다 다른 용어로 불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희 회사에는 순혈과 혼혈이 있습니다.  이직이 잦은 업종에는 이런 개념이 없거나 약한 것 같더라고요.

순혈은 대졸 공채로 '다른 회사 경험이 없는 사람'
혼혈은 경력직 입사로 '다른 회사 경험이 있는 사람'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일단 이런 개념이 있다는 것 부터가 구분해서 본다는 것 이잖아요.
둘이 엇 비슷하면 순혈이 유리합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윗분들이 순혈을 선호하는 것일텐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지난 글에 회사가 망해서 1/3 을 구조조정 했다고 했는데...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신사업 하나를 완전히 정리했거든요.
그런데, 그 사업 시작할때 서로들 가려고 했어요.
신사업이라 위에셔 관심을 많이 줄거고.. 힘들지만 그 만큼 커리어에 도움이 될거다. 교육이나 승진, 급여도 더 유리하다.
제가 있던 팀에서는 팀장이랑 그 아래 차장이 서로 신사업으로 가려고 했는데 팀장이 갔어요.
차장이 '이미 팀장 되어 놓고 또 자리 욕심낸다' 라며 무지하게 욕을 했죠.
결정나기전에 팀장이 저한테 '너는 갈 생각 없냐?' 라고 물어봤는데..
대리 나부랭이였던 저는 '가면 고생하잖아요' 라고 싫다고 했거든요.
팀장이 '야, 이런 기회는 10년, 20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야. 넌 왜 그모양이냐' 라고 했었습니다.

그렇게 신사업 3년 하는 동안 거기 간 사람들 보너스 받고 승진하고 많이 대우 받았습니다. 경력직도 많이 들어오고요.
하지만 3년동안 계속 죽 쑤니까 경영진도 슬슬 인내심의 바닥을 보이고...
결국 신사업을 접었어요. 신사업쪽에서 일하던 사람들 상당수가 명퇴했고 일부는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돌아온 사람들 전원이 순혈이었습니다.
명퇴한 사람중에 순혈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돌아온 사람중에 혼혈이 한명도 없었지요.

지금은 회사에 경력직이 몇명 남지 않아서, 딱히 구분할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0


    그저그런
    조직을 튼튼히 받치는 충성도 높은 뚝심인재와 떠돌이 용병을 같이 대할수야 없죠.
    문파의 1,2,3대 제자와 강호를 떠돌아다니는 칼잡이가 같은 전장에서 전투를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퇴각할때 우선순위는 아무래도 다르겠죠 ㅎㅎ
    1
    저도 대졸공채로 들어와 십수년째 이 회사 다니지만 딱히 제가 충성도 높은 인재인지는... ㅠ.ㅠ
    1
    그저그런
    십수년 다시신게 충성도의 증명입니다 ㅋㅋ
    1
    사나남편
    아직까지 한국 조직문화가 저렇죠뭐...뭐만하면 배신이라하죠
    직원들은 이직하는 사람 보고 부럽다 하는데, 임원들은 싫어하더라고요. ㅋㅋ
    제루샤
    이직이 많은 업계라 이런 얘기 들으면 넘 신기해요ㅎㅎㅎ
    이런 구분이 없는게 좋겠죠... ㅋ
    저희 팀에 만년대리가 있는데, 얘가 순혈이었으면 그래도 과장까지는 올려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윤지호
    예전이면 몰라도 요즘 기업의 신사업부는 대부분 어떻게든 성장목표치를 이루려는 발버둥의 산물인 경우가 왕왕 있는것 같아요. 물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시키기 위한 신사업부가 아닌 성장목표치를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서 시작하는 신사업부의 경우는 대부분 말로가 안좋아서...
    1
    저희 말아먹은 신사업은 하도 여러가지가 엮여 있어서....
    따로 글타래 쓰면 중편소설 하나는 나올 것 같습니다.
    다람쥐
    다른 회사 다녀보면 그 사람도 회사를 판단하게 되니까요
    때묻지 않은 순진함을 원하는 것 같아요.. ㅠㅠ
    1
    whenyouinRome...
    이거 다른말로 호구 아닙니까???
    3
    배바지
    혼혈은 혼혈대로 느끼죠. 회사에서 튀기 취급 밖에 안 해준다는 걸.
    생산부사장이 (경력직이 많은) 저쪽 공장이랑 (순혈이 많은) 이쪽 공장이랑 분위기가 달라... 라고 하더군요.
    부사장도 순혈이니 아무래도 순혈들이 많은 분위기가 더 맘에 들었겠지요.
    이직도 해본사람이 해본다고 그만둘사람 모집시 이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손들었을수도 있지 않나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들은 그냥 그만두게 하지 않았을텔데요

    신사업부는 각 팀장에게 명퇴대상에서 '제외할 사람' 1명만 제출하라고 하고, 나머지 사업부에는 '명퇴희망자'를 팀당 1명 이상 제출하라고 했더군요. 실제로는 신사업부는 모든 팀원 다 명퇴한 경우도 있고, 나머지 사업부는 아무도 명퇴 안한 팀도 있었습니다. 신사업부에 간 전 팀장님 말로는 그냥 다 그만둬라하는 분위기라 누가 손들고 말고 할것도 없었다고..
    저희 공장은 보통 50대 이상의 고참 부장들이 버티다 통보 받고 나갔는데, 한 팀장은 팀 막내에게 '이 기회에 나가라. 너는 새출발할수 있잖니.' 라고 내보내서 욕 많이 먹고..
    그렇게 비운 자리에 신사업에서 돌아온 순혈 과장~부장들이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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