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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26 23:10:54
Name   지옥길은친절만땅
Subject   불효해도 만족합니다.
하아.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저도 불효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저희 아버지의 형제분들은 7분이 계십니다.
올해 설 근처에 3째이신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 형제분 중에 처음 있는 상례였습니다.

치매로 요양병원에 계시는 할머니께는 아직도 알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러셨을까요.
아버지와 형제분들께서 요양병원에 계시는 할머니를 모시고 생신잔치를 하러 경기도 모 지역으로 모시고 가서 3일정도 지내시기로 몇달전부터 계획하셨답니다.
(할머니는 광주에 계십니다.)

지난달까지는 조금 걱정되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셨겠지요.

그런데, 코로나가 다시 재확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기어이 할머니를 모시고 가신다고 해서 막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써서요.

가장 즉효한 건 병원에 어떻게 외출이 되는지 항의한 것이었습니다.

평균연령 환갑이상이신 분들께서 형제분을 보내고 마음이 적적하신 것은 이해하지만, 이 시국에 그분들을 모이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전국은 아니지만 여러지역에 따로 사시니까요.)

특히 할머니께서는 팔순이 넘으신데다 치매(아직 활동하는데 큰 문제는 없으십니다. 식사를 하시고 금방 잊으신다는게 주요 증상 중 하나십니다.)이신 고위험군이십니다.

아버지와 형제분들도 환갑이 넘으셔서 크고 작은 질환이 있으신 고위험군이시지요.

아버지와 할머니께 크게 불효했습니다.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아버지께 죄송하지만 저의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뉴게에서 본 추석에 전면적 이동제한령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방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부모님께 불효하는 기분이고, 걱정되는데 얼굴이라도 보고 싶으시겠지요.

그래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불효하고 안전하게 지내는 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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