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9/11/08 20:15:34수정됨
Name   사슴도치
File #1   IMG_20190427_102050_272.jpg (1.81 MB), Download : 85
Subject   사진에 대한 매우 사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 :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1. 오랜만에 사진글이에요. 제목은 거창하게 썼는데 딱히 별 내용없는 글입니다. 그동안 생업에 바빠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폰으로 대충 찍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사진은 제1취미입니다.

2. 종종 여러분들이 물어보시곤 하는 것이 제가 사용하는 카메라에 대한 질문이에요. 제가 쓰는 시스템은 마이크로포서드시스템이에요. 파나소닉과 올림푸스에서 나오는 미러리스 시스템이죠
(기술적인 내용은 https://kongcha.net/?b=3&n=4889 요 글을 한번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종으로 따지면 파나소닉 GX1, GX7, GX9, G7을 쓰고 있어요. 센서도 그리 크지않고, 어떤 사이트를 가나 이거 살바에 더 좋은거 사라는 평가를 받는 장비들이에요. 그래도 작고 예쁘고 저렴해요. 이거저거 부족한 것이 많은 시스템인데 실력이 부족한 저같은 사진사와 닮은 구석이 많아서 저는 좋아합니다.

3. 딱히 무엇을 찍어야지 하는 목적성을 가지고 찍지는 않아요. 일상에서 습관처럼 카메라를 꺼내거나 핸드폰 카메라앱을 기동시킵니다. 대부분 잘 안나오긴 하는데, 가끔씩 한두장 얻어걸리는 것 같아요.

4. 프레임 안에 재미있는 구도를 담는 것을 좋아해요. 일부러 몇몇 부분을 자르거나 가려진 상태로 찍어서, 혹은 주제를 가리지 않는 선에서 부제를 강조하여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사진들을 좋아합니다. 물론 항상 그렇게 찍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5. 애매하거나 어려울때는 엄청 가깝게 다가가거나 앵글을 밑으로 낮춰서 찍어요. 평소에 보는 시선과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6. 사진찍는 것의 가장 큰 재미는 피사체를 쪼는 것부터 셔터를 누르는 순간까지, 세상과 유리된 느낌이 드는 그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실질적으로는 그리 긴 시간은 아닌데, 체감적으로는 꽤 긴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7. 사진을 찍은지는 14년쯤 되었는데, 귀차니즘과 남보다 떨어지는 미감으로 인해 크게 발전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여전히 재미를 잃지 않아 다행입니다.

8. 사실 이 취미는 이미 죽어가는 취미입니다. 소수의 매니아들만 남아있고 요샌 핸드폰이 워낙 잘나와서 일반적인 기준에서 카메라는 딱히 필요가 없죠. 요샌 그냥 카메라를 사겠다고 마음먹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참 반가워요.

9. 내일은 간만에 출근하지 않는 주말입니다. 가을도 되었으니 오랜만에 출사를 나가볼까 합니다. 여러분도 오랜만에 사진을 찍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11-17 21:13)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9
  • 일상속에서 함께하는 취미 하나쯤 갖고 싶은데 많이 부럽습니다
  • 자신의 취미에 대한 고찰이 담긴 에세이 잘 읽고 갑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61 정치/사회필리버스터와 총선, 그리고 대중운동. 11 nickyo 16/02/24 6895 13
278 역사카레라이스의 탄생 19 눈시 16/10/07 6895 5
1208 일상/생각손절의 시대 24 nothing 22/06/01 6901 52
812 일상/생각이방인 노숙자 7 멍청똑똑이 19/06/02 6914 36
929 기타고구려 멸망 후 유민들의 운명 12 이그나티우스 20/03/01 6917 9
538 기타출산에서 육아까지~(남자용 메뉴얼) 1편 38 사나남편 17/10/30 6926 9
655 꿀팁/강좌집단상담, 무엇을 다루며 어떻게 진행되는가 4 아침 18/07/02 6927 14
83 역사사도 - 사랑치 않으시니 서럽고, 꾸중하시니 무서워서... 7 눈시 15/10/08 6941 7
388 일상/생각정리해고 당했던 날 47 소라게 17/03/15 6941 31
863 정치/사회'우리 학교는 진짜 크다': 인도의 한 학교와 교과서 속 학교의 괴리 2 호라타래 19/09/23 6946 11
396 일상/생각딸기 케이크의 추억 56 열대어 17/03/24 6947 21
885 일상/생각사진에 대한 매우 사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 :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16 사슴도치 19/11/08 6951 19
310 역사러일전쟁 - 뤼순 때문에 나라가 망할 판 11 눈시 16/11/28 6954 8
664 일상/생각커뮤니티 회상 4 풀잎 18/07/17 6967 15
816 역사조병옥 일화로 보는 6.25 사변 초기 혼란상 2 치리아 19/06/11 6967 14
1207 정치/사회장애인 탈시설화 논쟁 12 방사능홍차 22/05/29 6971 27
767 일상/생각혼밥, 그 자유로움에 대해서 13 Xayide 19/02/03 6974 29
578 일상/생각이불킥하게 만드는 이야기. 28 HanaBi 18/01/16 6976 21
129 일상/생각늦깎이 사이버대학생의 마지막 시험. 22 천무덕 15/12/13 6980 4
1116 정치/사회동북아에서 급증하는 무자녀 현상 (부제: 초저출산이 비혼'만'의 문제인가?) 23 샨르우르파 21/08/13 6983 24
784 일상/생각과거 카풀 드라이버 경험 11 행복한고독 19/03/24 6984 14
556 일상/생각나도 결국 이기적인 인간 2 쉬군 17/12/02 6986 13
607 일상/생각동생의 군생활을 보며 느끼는 고마움 7 은우 18/03/29 6989 10
84 역사사도 - 지옥으로 가는 길 5 눈시 15/10/09 6990 4
966 일상/생각공부하다 심심해 쓰는 은행원의 넋두리 썰. 14 710. 20/06/06 6991 32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