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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2/21 16:20:58
Name   소요
Subject   섹슈얼리티 시리즈 (10) - 성노동에는 기쁨이 없는가?
Smith, E. M. (2017). ‘It gets very intimate for me’: Discursive boundaries of pleasure and performance in sex work. Sexualities, 20(3), 344–363. https://doi.org/10.1177/1363460716665781

- 오랜만에 왔습네다. 경합했던 논문들이 몇 개 있었는데 (섹슈얼리티와 도덕적 판단의 관계, 미군정시기 한국 정부는 일제 공창제의 유산을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비동의촬영물 유포자들은 성별과 성적정향에 따라 어떻게 스스로를 정당화하는가,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한 게이들 사이 친밀성의 판매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여러가지 고려해본 결과 (너무 노골적이라거나, 맥락을 다 담아내려면 저작권을 심하게 침해한다거나, 방법론을 간략하게 설명하기 힘들다거나...) 이걸로 택했어요.

- 제목부터 논란이 많을 주제이지만 함부로 소비되지 않게 잘 정리해보겠습니당

들어가며


성노동자들의 정체성은 성노동 연구에서 정말정말 중요한 주제에요. 많은 연구들은 성노동자들이 사회, 정치, 문화 등 수많은 맥락에 따라 조형되는 '여성성'의 지배적인 표상과 이해를 따라 어떻게 정체성을 빚어내는가(craft)를 조명했어요. 과거에 올렸던 '성매매 청소녀의 사회화'에서 언뜻 언급했던 성애화(sexualization)에서도 비슷한 관점을 읽어낼 수 있죠. 

하지만 저자들은 성노동자들이 일에서 경험하는 성적인 즐거움이나 거기에 부여하는 의미는 이전까지 조명받지 못했다 해요.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 여성 9명과 인터뷰를 해서 성구매자들과의 노동 과정에서 느꼈던 즐거움과 의미에 대해 탐색했어요. 성적인 즐거움과 그 의미는 진공 상태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젠더/권력/공연이라는 관념의 교차에서 형성된다는 게 저자들의 주요 아이디어여요.

성노동

성노동은 많은 사회에서 주변화되어 있고, 미디어와 대중 문화에서 고정관념화 되어 있고, 페미니즘 내에서도 뜨거운 토론 대상이여요. 페미니즘 내부 논의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성노동이 역량부여(empowerment)인가, 착취인가 하는 문제이지요. 사회적인 고정관념도 이를 닮아있는데, 한 축에서는 성 노동을 즐긴다고 보고, 다른 한 축에서는 포주에게 당해서건, 마약에 중독되어서건, 인신매매를 통해서건 강제로 성노동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보지요. 관련된 학문적 논의도 다양하지만, 먼저 페미니즘에 집중해볼게요.

페미니즘 - 성 전쟁(sex wars)과 제 3의 시각 

성 전쟁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내부의 논쟁이에요. 한 쪽에서는 성노동을 가부장제 비판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긍정했어요. 여성성이 상연되는 방식, 이성애규범성, 단혼제에 도전하고 교란한다는 관점에서요. 이 논의에서는 성노동은 남성에게 성적으로/경제적으로 특권을 부여하는 사회에서 한 개인이 역량강화를 꾀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다른 한 쪽에서는, 래디컬 페미니스트(독자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과 같지는 않을 거예요)들이 성노동이 가부장제를 전복하기 보다는 강화하며, 의도치는 않아도 억압과 성적대상화에 공모하고 있다고 해요.

그럼 제 3의 시각도 소개해야죠? 이건 둘 다 일어날 수 있고,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관점이에요. 성노동은 역량강화이기도 하고 착취적이기도 하다는 접근이지요. 이성애규범성이 강화되기도 유지되기도 하고요. 아리송한데, 또 이 입장의 연구자들은 그 양가성을 가지고 성노동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해요. 앞선 두 관점은 둘 다 성노동을 단순화해서 바라봤다는 거지요. 

단순성을 넘어서 양가성을 포용한만큼, 성노동에 깔려있는 복잡성도 잡아내고자 해요. 인종, 젠더, 나이, 사회구조, 종류, 성노동이 일어나는 물리적 장소까지 포함해서 보자는 거지요. 좀 이론적인 차원으로 설명하자면 성노동에 대한 거대서사를 거부해요. 어떻게 성노동이 권력/지식의 작동을 통해 구성되는가, 어떻게 성노동자들이 개인적/집합적인 차원에서 권력과 지식을 전복하고 이에 저항할 수 있는가를 보고자 하지요.

대량생산되는/공장화된 친밀성

다양한 관점에도 불구하고 연구들은 성노동자에 대한 낙인찍기나 차별이 성노동자들에게 유해하며, 성산업이 양지로 올라온 이후에도 낙인찍기와 차별이 지속되고 있다고 정리해요. 낙인 때문에 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성 노동과 개인적 삶 사이에 경계를 생성하고 유지하지요. 최근의 연구들을 리뷰한 Comte(2014)는 성노동자들이 일터에서는 자신들의 노동에서 만족감과 기쁨을 회피한 채 노동이 지닌 상담/치료적 측면을 주장한다고 정리해요. 이러한 성노동자들의 자기이해는 '진짜 창녀'로 비추어지거나 스스로 그리 인식하는 걸 피하고자 하는 게 한 이유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들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 혹은 남편에게 충실하다는 감정을 유지하기 때문이라 하고요.

감정관리가 주제가 되면 호스차일드의 감정노동(1983)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지요. 상기했던 '거리두기'에서 우리는 고객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감정노동을 읽을 수 있어요. 친밀성과, 공장생산된 친밀성 사이에서 균형을 섬세하게 잡는 작업을 하는 와중에, 많은 성노동자들은 일터에서는 친밀성을 흉내내고, 진정한 기쁨은 사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도록 '허용'하지요. 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일터에서는 콘돔을 쓰고, 연인과 섹스할 때는 콘돔을 안 쓰는 사례가 있었어요.

섹스 이야기를 해왔지만, 친밀성의 판매는 섹스라는 영역을 벗어나서 일어나요. '여친 대행', '렌탈 여친' 등으로 대표되지요. 고객에게 개인적 친밀성을 공연하는 노동이에요. 키스든, 포옹이든, 삶이나 감정에 대한 걱정이든요.

그 외 이론적 논의는 생략하고 남성 성 노동자 살짝, 그리고 주요 이론적 관점인 푸코까지만 언급할게요.

남성 성노동자

여성 성노동자에 대한 논의가 이분법화 되는 경향이 있었다면, 남성 성노동자 그리고 남성 성구매자에 대한 논의는 다양했어요. 물론 남성 성 노동자에 대한 논의는 남성성을 둘러싼 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남성 성노동자는 호모섹슈얼 그리고 '남성적' 직업에서 일탈했다는 이중의 낙인을 지니게 된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성노동자에 대한 연구는 다양성을 드러내요. 이는 남성 성노동자 - 성구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에 그랬지요.

남성의 성적 욕망을 항존하는 혹은 압도적으로 바라보는 관념은 종교적 그리고 생물학적 담론에 뿌리를 둬요. 여성은 욕망하는 존재가 아니라 욕망의 대상이 되는 존재로 담론화 되지요. 이런 사정 때문에 여성 성노동자이든, 여성 성구매자이든 그 경험을 탐색하기란 힘들어요. 제가 올렸던 많은 섹슈얼리티 논문들이 남성의 경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것도 같은 맥락에 있고요.

뿐만 아니라 성노동 맥락에서 여성의 즐거움을 논하는 접근 자체가 성노동을 둘러싼 낙인을 개선하고자 하는 접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여성 성노동 경험을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연구자에게 낙인의 연쇄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지금까지 소극적인 연구가 지속된 것이기도 해요. 아마 섹슈얼리티 주제로 관련 연구를 리뷰하는 저한테도 미묘한 낙인이 부여되기는 할 걸요?

푸코 한 스푼

저자들은 푸코가 주창한 권력/지식의 연결체(nexus), 그리고 자기배려의 윤리를 연구 주제가 되는 경험(성노동 가운에 여성의 쾌락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렌즈로 삼아요. 간단하게만 짚을게요.

- 푸코는 권력은 일방향적이지 않고, 복잡한 그물망으로 작동한다 했어요.
- 자기배려의 윤리는 주관성을 지배적 담론 뿐만 아니라, 예속된 혹은/그리고 지역적 지식을 포함한 '가능성의 영역field of possibilities'을 통해 구성되는 것으로 봐요. 
-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과 '진리'를 한 개인이 선택하는 방식으로 자기배려는 윤리적으로 될 수 있어요. 이는 담론이 억압이기보다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접근이지요.

방법론과 참여여성의 배경에 대한 소개는 저작권을 위해 생략합니다. 

본문 중 일부

성적 즐거움

케이트는 연구에 참여했을 때 개인 노동자로 3개월 정도 일하던 중이었어요. 성 노동에 참여하기 전에 남성 파트너와의 섹스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워했었죠. 과거 성 경험은 '끔찍'했고 '하도록 스스로를 강요하게' 만들어야 했었어요. 성 노동을 시작하기 전에 비슷한 예측을 했었어요. 섹스에서 끔찍한 경험만 하리라고요. 스스로 이런 생각을 했대요. '빨리 해, 만약 니가 10초 안에 끝내지 않으면 나는 널 칠거야. 오 신이시여. 제발 좀 끝내! hurry up, if you are not off me in ten seconds I’m going to hit you, oh my god, get off me'. 이런 예측 속에서, 성 노동은 빚을 갚고 미래에 낳을 아이를 위해 돈을 저축하려고 견뎌야 할 것이었지요. 성 노동에 대한 대중적인 이미지는 그녀 나름의 정당화에 영향을 미쳤죠. '한 대 맞으면 깽값으로 가족을 이룰 돈이나 벌지 If I have to get beaten up now and then that is the price I have to pay (to start a family)'.

하지만 성 노동을 시작한 후,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기 시작했대요. 첫 번째 고객과의 경험이 인상적이에요.

"그 남자는 딱 붙은 사각 팬티만 입고 문을 열고 들어왔어요. 근데 개쩔더라고요! 와 진짜 쩔었어요! (웃음) 입을 열 수가 없었어요. 진짜 깜짝 놀랐어요. 생각했죠. '왜 나를 불렀지?! 행복하게 와서 밤에 같이 놀 여자친구가 100명은 있을 것 같은데.' 믿을 수가 없었어요. '이거 장난인가?' 싶었죠. 알고보니 걔는 PT 강사였었고, 주말에는 처녀 파티에서 스트립쇼 일을 했었어요. 지난 10년 중 최고의 섹스를 즐겼던 것 같아요(웃음). 돈을 안 받아도 될 정도였죠. This guy answers the door wearing nothing but a pair of skin-tight boxer shorts he is soo hot! He is sooo hot! (laughing) Like I just couldn’t, my jaw dropped, and I just thought, ‘what are you doing calling me?! Like you must have a hundred girlfriends that would be very happy to come and hang out with you for the night’. And it, I just couldn’t believe it, I thought, ‘is this a joke?’ It turns out he was a personal trainer and he actually does stripping work for hen nights on the weekend. And I had the best sex I think I’ve had in ten years (chuckles). And I almost couldn’t take the money. (Kate)"

그 이후에는, 성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고객과 섹스하는 경험에 대해서도 서술하기 시작했어요. '신체적으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는데요... 되게 스윗하고 사랑스럽더라고요 not physically attractive to me at all but... so sweet and so lovely'. 처음의 걱정과는 별개로 그 관계는 '멋진 우정fabulous friendship'이었고, 그 남자가 오지 않을 때는 때때로 그리워하기도 했지요. 

연구자는 개인적 영역에서 경험한 섹스와, 일터에서 경험한 섹스의 차이를 물었어요. 케이트가 답하기로는: 

" (일터에서의 섹스는) 개인적 관계에서 경험한 섹스와는 매우 달랐어요. 일할 때는 일터에 갈 뿐이고, 뭐가 나한테 좋은지, 뭐가 먹히는지, 일을 하는게 나한테 로맨틱하게 느끼는지 아닌지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일을 하는게 꼭 기분이 좋아야 한다고 예상하지도 않고요. 일하는 건 점점 더 쉬워졌고, 성적 욕구는 높아졌어요. 이건 과거에 나와 함께했던 사람들이 나빴다는 게 아니에요.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고요. 개인적인 관계에서 수많은 정서적 애착을 지녀왔다는 게 사실일 거예요. 그리고 추측컨데, 지금은 개인적 감정과 (성 노동이) 약간 분리되어 있고, 이런 분리가 흘려보내는 걸 쉽게 만들었죠. The approach is very different [from sex in relationships], because when you are working you are going in there and you are not thinking about what’s good for you and what works and whether you romantically feel like doing this ... because you are not expecting to necessarily feel good about it. It actually [has] been much easier, my sex drive is now much higher ... It’s not that the other people I’ve been with in the past haven’t been good at it, that’s not the problem, maybe the fact that I’m having a whole lot of emotional attachment [in personal relationships] and I guess, I’m a little bit detached [in sex work] from that person emotionally, maybe that makes it easier to sort of let go. (Kate)"

나탈리 또한 케이트와 비슷하게 성적인 즐거움을 경험했어요. 그녀는 여성의 성적 즐거움이 감정적 연결과 결부되어 있다는 지배적 담론에 저항해요. "때로 뭐 없어 보이는 남자가 개쩌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sometimes the dorkiest looking guy can get you of". 이런 즐거움은 연애할 때보다 고객과 일할 때 더 많이 겪었대요.

키티는 유대-크리스트교 전통에서 얘기하는 여성 섹슈얼리티의 대안적 사고 방식을 동양의 영적 담론에서 찾았어요. 고객들과 일할 때 탄트라(tantra)에 기반한 접근을 취하면서, 그녀는 자기가 고객들을 계몽시킨다는 생각을 발전시켰어요. 고객들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이해하고, 자신 안의 '여성적' 측면을 건드리도록 한다는 거지요. 그러면서 유대-크리스트교적 접근이 남성과 여성으로 하여금 섹스과 성적 즐거움에 대해 좁은 믿음을 촉진시킨다고 말했어요. 자신이 생각하는 관점의 성노동을 받아들일 만한 고객을 찾기 위해 나름의 스크리닝 전략을 발전시키기도 했지요. '엉덩이로 해봤어요?', '열심히 할 수 있어요?'라는 식으로 묻는 고객은 거르고, '키스할래요? 만져지는 거 좋아하나요?', '당신과 친밀한 시간을 보내도 될까요?'라는 식으로 묻는 고객을 택하는거죠.

에이프릴은 성 노동에 10년 넘게 종사했어요. 키티와 비슷하게 성 노동을 통해서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배워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일터에서의 섹스와 개인 영역에서의 섹스를 구분했어요. 그녀의 진술에 따르면 배우자와의 섹스는 영적으로, 감정적으로, 신체적으로도 다른 방식으로 열려 있어요.

사라는 섹스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도덕적 믿음이 많은 성노동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어요. 

"전 여성들 중 다수가 내면화 하는 게... 창녀 같은 기분 혹은 기독교적 내용에 관한 기분이라 생각해요. 음, 수많은 사람들과 섹스하지 말라, 왜냐면 그것은 여자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근데 이건 단혼제 같은 거고 한 배우자만 가지는 거고, 다른 사람과 섹스하는데 안 좋은 기분을 들게 하는 거죠. I think that most of the stuff that some of the girls internalize ... is just the stuff about feeling like sluts, or feeling like all that kind of Christian stuff. Um, that they shouldn’t be having sex with lots of different people, because that’s not a good thing for women to be doing. You know, but that’s stuff to do with like monogamy and then having a partner and then feeling bad about having sex with other people (Sara)."

감정과 정체성 공연

사만다는 20년 넘게 일했고, 그 기간 동안 자신을 찾는 다수의 고객들이 있었어요. 그녀는 자신과 고객들 관계가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렇게 설명했어요.

"여자친구 혹은 여분의 아내 같은 느낌이에요. 고객들은 이혼, 사별, 그리고 수많은 것들을 겪는 동안 저와 함께 했어요. 가족과 같은 느낌이 들고는 해요. A girlfriend, or you know, an extra wife, they’ve been with me through divorces, wives dying, lots of things, I’ve become, you know very, like family to them. (Samantha)"

사라는 어떻게 자신이 성 노동의 페르소나를 위한 개성 혹은 브랜드를 구성했는지 설명해요. 그건 섹시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자를 조작manipulating men'하기 위해서였어요. 성노동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연기하는 대신 그녀는

"스스로를 위해 마케팅 전략을 결정했죠. 생각해보니 전 젊어 보이고, 귀엽단 말이죠. 그래서 마케팅 전략을 이웃집 소녀 같은 모습을 취하는 걸로 정했어요. 옷도 보수적으로 입고, 메이크업도 최소화 했죠 decided on a marketing strategy for myself and I think, for me I look very young and I look very cute and so I decided that my marketing strategy was going to be like girl-next-door kind of thing, so, um, I always dress very like, conservatively and um, wear minimal make-up. (Sara)"

비슷하게 릴리스는 자신의 성적 즐거움보다 대량생산된 정체성에 대해 더 많이 말했어요. 예를 들자면 자신을 일터에서 어떻게 섹시하게 현시하는 가는 란제리와 같은 '유니폼'과 관련된 공연을 하는 거지요. 일터에서는 란제리를 입고 '섹시'한 모습을 공연하지만, 기실 자신이 스스로에게 섹시함을 느낄 때는 편한 파자마를 입고 집에서 뒹굴거릴 때라고요.

체리는 그녀의 행동에 대한 일터의 기대가 자신이 무례한 고객들에 반응하는 방식을 제한하고 그게 화가 난다고 했어요. 그리고 연구자가 이런 저런 사진을 보여주면서 (인터뷰 방법론 기법) 반응을 물어봤을 때, 가죽 오토바이 자켓을 지목했어요.

"이 자켓이 좋네요. 왜냐면 '엿이나 먹어 남자들아' 하는 것 같잖아요 (폭소). 여기(사진)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제가 일터에서 어떠한가와 대비되요. 직장에서는 좀 여자처럼 굴어야 할 것 같지만, '나는 집에 할리데이비슨 타고 간다 남자들아. 난 빌어먹을 년이 아니라고!' 같은 거죠. I like the jacket because it’s a bit like, ‘fuck off, man’ (laughs). Most of the stuff here [in the photos] is the complete opposite to how I am at work, I guess you have got to be a little bit girly at work but, you know, ‘I’m going to ride on a Harley home, man, I’m no fucking girl!’ (Cherry)"

논의

원래 논의는 생략인데, 연구 주제나 제시한 내용들이 [그러니까 성매매는 여자들에게도 좋다]식으로 쉽게 소비될 수 있다보니 살짝만 풀어볼게요.

앞서 주요 이론적 논의로 푸코가 주창한 자기배려의 윤리를 짚었었어요. 지배적인 담론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자신을 위한 담론을 끌어와서 자신을 배려하는 실천을 조형할 수 있다는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거예요 (실제로는 더 복잡한 논의겠지만 간단하게 적자면?). 그나마 난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나 적자면, 푸코의 자기배려의 윤리는 개인이 제한된 해방으로 나아간다고 봐요. 그리고 그건 결코 담론의 외부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가능한 담론과 예속된 지식을 선택하고 고르는 걸 바탕으로 일종의 자율을 가능케 하는 거라고 보고요.

이런 자기배려의 윤리의 사례는 대량생산된/공장화된 친밀성의 예시를 통해 볼 수 있었어요. 연구참여자들은 대량생산되는 형태의 친밀성을, 서로 다른 수준에서 시연했어요. 본문에서는 옆집 소녀와 같은 페르소나를 연기한다는 사례나, 란제리를 입고 공연한다는 사례가 있었지요.

하지만 공장화된 친밀성은 몇몇 여성들이 연구에서 진술한 성적인 즐거움을 둘러싼 지역적 지식local knowledges과 교차해요. 몇몇 고객들을 오랜 세월 동안 만나면서 친밀감을 발전시키고, 이 친밀감에서 기인한 감정적 연결이 성적인 즐거움을 이끈다는 거죠. 이런 참여자들의 진술은 성 노동자들이 성적인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지배적 담론에 저항하면서, 동시에 여성 섹슈얼리티가 감정적 연결에 기반한다는 기존 관념을 강화하기도 해요. 아 물론 본문에서 짚었듯이 (케이트처럼?) 여성의 감정적 유대와 성적 쾌감을 절대적인 것으로 연결짓는 담론적 기대를 내려놓으면서 자신을 성적으로 '놓아준let go' 경우도 있었지요.

이런 제한된 해방의 사례를 통해 성노동은 여성이 기존 질서를 전복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여성 착취가 재생산되는 공간이 되어요.

//

저자는 연구참여자들의 기본 정보를 상세하게 나열했어요. 어떤 운동을 좋아하는지, 교육수준은 어떤지, 성적 취향은 어떤지, 가족관계는 어떤지 등등이요. 이런 접근에 대해서 딱히 배경을 길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전 이런 모습들이 성 노동 여성이라고 해도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메세지로 들리기도 하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멜리나는 동물을 사랑해요. 일을 시작하기 전후로 강아지와 산책을 합니다. 자신이 2년 동안 성 노동을 했던 멜버른 매춘소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다른 여성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요리를 해서 나누어 먹습니다. 인터뷰 당시에는 40대 중반이었고,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어요. 사립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풀타임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집 저당금을 다 지불하고, 싱글맘으로 아들을 키웠다는 거에 자부심을 가져요. 아들은 그녀가 성 산업에서 일했다는 걸 모릅니다"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의 낙인감을 고려하여 잘 설계되었고 (사진을 제시한 후 반응을 확인하는 일종의 로르샤흐 기법이라든지), 본문에 제시했듯이 여성 성노동자의 경험 연구가 낙인감 때문에 거의 연구되지 못했던 걸 고려하면 다소간 편의적인 표집인 듯한 부분은 방어 가능하다 느껴져요.

다만 아쉬운 것은 지역적으로 국한된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연구인데, 이 지역의 정치적, 사회적, 지리적, 문화적 맥락을 논문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성병 관리 체계는 어떻게 되는지, 노동을 통해 얻게 된 수익 분배는 어떻게 되는지, 성매매 관련 법은 어떤지 등등의 맥락을 간략하게라도 언급해줬으면 더 이해가 깊어질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논문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 중 일부이니 아마 박사 논문에는 담겨있지 않을까 싶지만요.

분석이 매우 정교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아요. 자기배려의 윤리가 단순히 [지배적인 담론의 힘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스스로를 위한 지식과 담론을 선택하여서 제한된 해방을 향할 수 있다]는 아닐 것 같거든요. 지배적 담론과 가능한 담론들, 그리고 국지적/예속적 지식 사이의 관계를 더 파고드는 논의를 더 적용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연구참여자들이 성 노동 경험에서 발견한 쾌락을 이 지역적 지식 중 하나로 제공하는 걸 보면, 인간의 체험을 지역적 지식이 생성되는 원천 중 하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체험조차도 담론에 의해서 어떻게 조형되는지는 약하게 고려한다는 느낌? 뭐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다음 편이 마지막이네요. 성교육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아 참 이 논문 가지고 그러니까 공창제가 낫다, 성매매를 막아서는 안 된다 식으로 단순하게 소비하시면 노노해요.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1-03-08 22:08)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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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번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시리즈를 이제 처음 읽었는데 다른 글도 찾아 읽고 싶어요.


재밌네요.
이것도 페미니즘 연구이옵니다 ㅎㅅㅎ
저 원래 페미니즘 연구 재밌게 봤었어요.
또 하나의 문화 책들도 사서 봤었는데..
한남얘기 나온 뒤로는 비판적으로 봐야할 필요가 생기더라구요..
앗 죄송해요 ㅠㅠ 탐라에서 얘기 나누었던 게 기억에 나서 관련 이슈를 덜 접하셨다고만 생각하고 말씀드렸던 것 같네요.

저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페미니즘 관심 가지고 꾸준히 보다가, 최근 상황을 보면서 더 자세히 파고들게 되었어요. 우리 남성들은 그럼 어떻게 응답 혹은 비판해야 할까? 어떻게 그들의 비판을 수용하면서도 우리의 체험과 고민을 함부로 재단하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가 주요 문제의식이었어요.

그래서 전공도 아닌데 이러고 있습니다 ㅋㅋㅋ
아뇨. 좋은 글 소개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제가 날카롭게 얘기해서 안좋은 인상을 심어드린 것 같아 오히려 죄송하네요.
래디컬한 분들의 주장이 많이 부각되면서 페미니즘 운동이 좀 더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을 적대적으로 취급하게 되니 오히려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부분이 커지더라구요.
이제는 뭐 너희들은 주장해라. 나는 모르겠고.. 그냥 적당히 선만 지키면서 살란다. 이런 마인드가 되네요.
여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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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홍차
소개해주신 논문은 일부지역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성노동을 하면서 정서적 만족감/직무기술 개발/마케팅 등등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를 주는군요.

한쪽에서 성 노동자라는 단어를 부여했는데 일반 노동자처럼 자기개발하고 일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는 신선한 관점을 주게 하는군요
3
네네 성이기 때문에 지니는 독특한 측면들이 있지만, 현대 사회의 노동으로서 공유하는 지점도 있죠. 지나친 부정이나 지나친 긍정으로 환원하지 말고 복잡성을 다 살피자는 제 3의 시각이 좋아요. 다만 연구자가 의도적으로 일반적인 인식에 반하는 사실을 제시한지라 그에 따른 한계는 따라오지만유,,,

뭐가 맞다 뭐가 그르다 재단하기 전에 일단 현장 얘기를 찬찬히 잘 듣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읍니다 흑흑
주식하는 제로스
기본적으로 섹스는 즐거운거니까요.

노는 게 직업인 예능인이나 만화그리는게 직업인 만화가나 야구하는게 직업인 야구선수나

직업으로 하면 하기 싫을 때도 해야한다는 제약이 걸리는거지 기본적으로는 노는것도 만화그리는 것도 야구도 즐거운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고생한다고 음료수 쥐어주는 손님 만나면 보람있고
존댓말 안하냐 손님에게 인사안하냐 개솔하는 진상만나면 기분더럽고

직업이 다 그렇죠 뭐.. 당연하게도, 창녀도 사람입니다.
섹스는 즐거울 수도 즐겁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궁합이 안 맞거나, 성욕의 크기가 다르거나, 서로 페티시를 잘 모르거나 하면 힘들기는 하더라고요. 그걸 맞춰가는 데 또 묘미가 있기는 하지만...

말씀하셨던 '태도'의 문제는 연구참여자들도 언급했어요. 저작권 땜시 본문에 다 풀지는 않았는데 그 점을 딱 짚어주셨네요. 연결해서 생각해보자면 [성노동에 대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성구매자들이 성노동자에게 진상을 더 쉽게 부리지는 않을까?] 싶기도 한데, 본문도 그렇게 단순화해서... 더 보기
섹스는 즐거울 수도 즐겁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궁합이 안 맞거나, 성욕의 크기가 다르거나, 서로 페티시를 잘 모르거나 하면 힘들기는 하더라고요. 그걸 맞춰가는 데 또 묘미가 있기는 하지만...

말씀하셨던 '태도'의 문제는 연구참여자들도 언급했어요. 저작권 땜시 본문에 다 풀지는 않았는데 그 점을 딱 짚어주셨네요. 연결해서 생각해보자면 [성노동에 대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성구매자들이 성노동자에게 진상을 더 쉽게 부리지는 않을까?] 싶기도 한데, 본문도 그렇게 단순화해서 볼 수는 없는 걸로 얘기하고, 적어도 오스트레일리아는 손님을 가려받을 수 있는 시장이기는 한 듯 하더라고요.

이론적 배경에서 뚜렷하게 드러냈지만 이 연구는 최신 페미니즘 연구가 지향하는 바를 충실히 따라가요. 비판적이되 이분법을 도입하지 않고, 사람들의 복잡한 삶에서 목소리를 충실히 길어내고자 하는 접근이요. 아직까지 최신 조류(최신 조류라 하더라도 이미 벨 훅스나 주디스 버틀러부터 시작된 얘기지만)들이 한국에 광범위하게 수입되어 전파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은 아이디어의 사회적 전파나 수용이 상당히 빠른 국가인 듯하니 또 금새 한 단계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소소한 희망을 해봅니다 ㅎㅎ
celestine
오타: 오스트리아 아니라 오스트렐랴 호주인거 같네요. 가본적 없지만 이민자 도시면서 히피풍으로 리버럴한 곳일거 같고요. 겨울 없고 ㅋㅋ 이전 게시물에서 언급하신 백인-기독교-중산층 백그라운드가 이번 연구서도 메이져인가요? 성노동시장서도 1세대나 1.5세대 아시안 출신 비율이 상당할거 같은데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_^/

8명은 코카시안이고, 한 명만 아시아 이민계 후손이에요. 나이는 20대에서 40대까지이고, 일 경력도 3개월부터 10년까지 다양해요. 또 연구참여자들은 거리에서 호객을 하지 않고, 건물에서 일을 하거나 개인 사업자로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개인의 사회경제적 배경은 정리되어 있지 않지만, 저자들은 연구의 말미에 오스트레일리아 사회가 전반적으로 부유하다는(특히 백인들에게)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해요.

교육수준도 일관되게 정리되어 있지는 않아요. 교육수준이 높다고 묘사된 여... 더 보기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_^/

8명은 코카시안이고, 한 명만 아시아 이민계 후손이에요. 나이는 20대에서 40대까지이고, 일 경력도 3개월부터 10년까지 다양해요. 또 연구참여자들은 거리에서 호객을 하지 않고, 건물에서 일을 하거나 개인 사업자로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개인의 사회경제적 배경은 정리되어 있지 않지만, 저자들은 연구의 말미에 오스트레일리아 사회가 전반적으로 부유하다는(특히 백인들에게)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해요.

교육수준도 일관되게 정리되어 있지는 않아요. 교육수준이 높다고 묘사된 여성 1명, 대학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는 여성 2명, 대학원 재학 중인 여성 1명 이렇게 해서 4명이 있네요. 다른 분들은 교육 수준 정보가 없구영
이건마치
소개해주신 자기배려의 윤리 부분을 좀 더 알고 싶어요. 잘 읽었습니다.
전 자기배려의 윤리를 잘 몰라서 어떻게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논문 몇 개에서 단편적으로 접한 걸로 얘기할 만한 주제는 아니지 않을까 싶어서 조심스러워지네요.

대신에 예전에 메아리님께서 석사학위 논문을 풀어서 연재해주신 것이 있으니 참고해주시겠어요? 석사학위 논문을 '자기배려'와 '철학상담'을 엮어서 쓰셨거든요.

아래 링크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당

https://redtea.kr/?b=3&n=7085
Algomás
발화점이 낮은 주제에 대해서는 특히 현상 자체를 되도록 건조하게 바라보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게 좋은것 같아요.
그래서 늘 이도저도 아니게.. 하나로 딱 입장을 취하지 못하는데..
보탬이 되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셔서 시리즈 늘 잘 읽고 있슴다..ㅎ
아는게 별로 없어서 몇 번 다시 읽어보지만요...캬캬 ㅠㅠ
항상 잠정적이고 열린 태도로 입장을 정하면 되리라 생각해요 ㅋ_ㅋ 즐겁게 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좋아요도 부탁해요❤
켈로그김
오독과 오용을 방지하고픈 소요님의 노력과 배려가 이 논문 자체보다 값진 것 같읍니다.

몹시 반가운 글입니다.
저도 원사이드한 성노동의 해석을 몹시 싫어합니다.
룸(;;;)에서 일해보니 성은 (물론 허들로서의 바이아스가 있지만)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어요.
중요한건 내가 뭘 팔든 '내 업장의 규칙이 존중받는가' 였읍니다.

그게 지켜진다면 누님들도 기분좋은 퇴근을 하시고
그게 안지켜지면 저같은 심부름꾼도 발가벗겨진 마음으로 다음 날 출근을 준비하는거고.

이 업은 업으로 취급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강했읍니다. ... 더 보기
오독과 오용을 방지하고픈 소요님의 노력과 배려가 이 논문 자체보다 값진 것 같읍니다.

몹시 반가운 글입니다.
저도 원사이드한 성노동의 해석을 몹시 싫어합니다.
룸(;;;)에서 일해보니 성은 (물론 허들로서의 바이아스가 있지만)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어요.
중요한건 내가 뭘 팔든 '내 업장의 규칙이 존중받는가' 였읍니다.

그게 지켜진다면 누님들도 기분좋은 퇴근을 하시고
그게 안지켜지면 저같은 심부름꾼도 발가벗겨진 마음으로 다음 날 출근을 준비하는거고.

이 업은 업으로 취급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강했읍니다.
모두가 입맛에 따라 깨끗함과 불쌍함을 지들 마음대로 재단할라고 할 뿐이고(...)

건조하고 중립적인 시각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싶었지만
이렇게 보면 얼추 또 괜찮네요 ㅋ
1
ㅎㅎ '내 업장의 규칙이 존중받는가' 좋네요. [모두가 입맛에 따라 깨끗함과 불쌍함을 지들 마음대로 재단]한다는 표현이 마음에 들어요.

쉽게 재단하지 않고 경험을 그대로 쭉 길어서 보여주고 조심스레 해석하는 과정에서 도달하는 무언가가 있는 듯해요. 얼척없는 연구들도 있지만, 좋은 연구들도 많으니 페미니즘 연구 너무 거부하지는 말아주세요 ㅎㅅㅎ 전 페미니스트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페미니즘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유
의문점.

'성노동'(사실 굉장히 불쾌하게 여기고 사용하지 않는 단어인데, 본문의 사용을 따르겠습니다)이 자율적 선택이 아니라면, 그에 따른 종사자들의 감정도 조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성매매 종사는 인신매매나 폭행, 협박을 동반하지 않았더라도 자율적 선택의 결과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겁니다.
강요된 선택으로 성노동자가 됐다면 자기 보호 기제가 작동하여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죠.
그래서 주관적으로 서술되는 표면적 감정만을 논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좀 안일한 태도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더 보기
의문점.

'성노동'(사실 굉장히 불쾌하게 여기고 사용하지 않는 단어인데, 본문의 사용을 따르겠습니다)이 자율적 선택이 아니라면, 그에 따른 종사자들의 감정도 조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성매매 종사는 인신매매나 폭행, 협박을 동반하지 않았더라도 자율적 선택의 결과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겁니다.
강요된 선택으로 성노동자가 됐다면 자기 보호 기제가 작동하여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죠.
그래서 주관적으로 서술되는 표면적 감정만을 논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좀 안일한 태도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언급하신 인터뷰 기법 등을 활용한다고 해서 이런 한계가 완전히 극복되기도 어렵고, 감정이 생성된 기제에 대해서도 알 수 없을 것 같아요. 일가를 이룬 학자의 저작이 아닌 학위 논문에서 깊이 있는(혹은 뇌절하는ㅋ) 성찰을 함부로 하긴 어렵겠습니다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여전하네요.
물론 이건 성노동에 대한 연구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죠. 강요된 선택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건 성노동자 뿐만은 아닐테니까요. 저 또한 강요된 선택으로 직업 활동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저건 신 포도야, 내 눈앞의 음식이 특별히 맛있진 않아도 훨씬 나은 점이 많아' 라며 스스로도 속이는 경향을 간과해선 안 될 거예요.



그냥 떠오른 생각.

당사자성은 존재만으로도 여러 시사점을 가질 수 있죠. 그래서 귀기울여야 하고.
하지만 규범적 판단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배스킨라빈스 광고에서 어린 여자 아이가 성적으로 대상화되었다는 논란이 있었죠. 당시에 해당 아이 자신과 부모가 인터뷰를 통해 광고가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했고, 그 내용이 '본인들이 괜찮다는데 왜 니들이 난리임?'이라는 말의 재료로 쓰였었어요. 이건 공적인 감각이 결여된 사고방식이죠. 당사자 개인이 괜찮더라도 사회적으로 문제적인 의미를 전파하고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행동이 공공연하게 허용될 수는 없어요.
성매매도 마찬가지로 당사자들이 갖는 감정을 바탕으로 정당화될 순 없죠.
그럴 의도로 적으신 글이 아니라는 건 잘 알아요.
단지, 본문에 말씀하셨듯이,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윤리적 합의에 위와 같은 연구가 활용되는 일은 없으면 좋겠어요.


*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서, 성교육 편 기대합니다. :)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지금 떠오르는 답변이 있기는 한데,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몇 시간 후에 달도록 할게유 ㅎㅎ
휴 이제 몸이 좀 덜 타는 것 같네요. 다시 정신 잃었다가 깨니 새벽이라능

댓글 보고 처음에는 좀 놀랐어요. 질적 연구가 자리잡은 인식론적 입장을 너무 경시하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당사자성과 규범적 판단의 관계를 손쉽게 결론 내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말씀하신 논리는 제가 '공창제가 제도화된 국가의 성산업 내에서 착취당하는 여성들의 경험'을 가저왔어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요.

제가 뭔가 내 글이라서 방어적으로 느끼는 건가 싶어, 주변 여성학 박사 처자한테 물어봐도 제시해주신 논리에 수긍은 안 간다 하더라... 더 보기
휴 이제 몸이 좀 덜 타는 것 같네요. 다시 정신 잃었다가 깨니 새벽이라능

댓글 보고 처음에는 좀 놀랐어요. 질적 연구가 자리잡은 인식론적 입장을 너무 경시하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당사자성과 규범적 판단의 관계를 손쉽게 결론 내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말씀하신 논리는 제가 '공창제가 제도화된 국가의 성산업 내에서 착취당하는 여성들의 경험'을 가저왔어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요.

제가 뭔가 내 글이라서 방어적으로 느끼는 건가 싶어, 주변 여성학 박사 처자한테 물어봐도 제시해주신 논리에 수긍은 안 간다 하더라고요(대신 학자는 한 명 추천해주었습니당. 시카고 대학 사회학과의 kimberly hoang이라고, 거시적 시각과 미시적 시각을 결합하여 아시아지역 여성 성매매를 분석하신 분이 있대요).

그래서 사실 각각의 논리적 전제를 파고들기 보다는 늘쩡님이 지니신 거부감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좀 더 늘쩡님이 느낀 걱정이든, 거부감이든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나마 추측하자면 말미에 적으신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윤리적 합의에 위와 같은 연구가 활용되는 일은 없으면 좋겠어요'가 댓글을 적게 되신 동력이 아닌가 싶었거든요. 맥락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근거를 끌어다가 편의적으로 쓰는 경우가 - 특히 이런 첨예한 주제에서는 - 더 많으니 ㅠㅅㅠ 그래서 저도 본문에 경고 땅땅 박고 시작했구여. 언제라도 다른 곳에서 함부로 끌어쓴다면 가서 개같이 물어뜯을 겁니다 멍멍

근데 전 오히려 이런 다양한 목소리들이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윤리적 합의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함부로 옳네 그르네 재단하지 말라고요.
히히 눈치도 빠르셔라.
사실 처음부터 거부감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조금 많이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백인과 흑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지능 지수를 비교하는 연구 같은 건 하면 안 된다는 관점이 있잖아요.
조사 방법이나 결과 분석 이전에 주제 선정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위의 연구 주제 선정도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설득할 수 있는 의견도 아니고, 논리적 정합성을 갖춰서 정리하기도 어려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덧붙여서, 마찬가지로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얘기를 더 하자면,
저는, 전에도 말씀... 더 보기
히히 눈치도 빠르셔라.
사실 처음부터 거부감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조금 많이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백인과 흑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지능 지수를 비교하는 연구 같은 건 하면 안 된다는 관점이 있잖아요.
조사 방법이나 결과 분석 이전에 주제 선정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위의 연구 주제 선정도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설득할 수 있는 의견도 아니고, 논리적 정합성을 갖춰서 정리하기도 어려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덧붙여서, 마찬가지로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얘기를 더 하자면,
저는, 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는 것 같지만, 질적 연구 방법론이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그럼에도 어떤 질적 연구들을 보면 거부감이 생겨요.
제국주의의 도구로 사용된 초기 인류학 연구처럼, 의도한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편향된 대상을 선정하고 대상의 전체적 양상 중 일부에 주목하는 것 같아 보일 때가 있거든요.
혹은 대상 자체가 오염되어 있어서 드러난 현상에 대한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오리엔탈리즘을 체화한 아시아인의 태도나, MBTI를 너무 믿은 나머지 그 결과에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맞춰나가는 사람이나, 나는 행복하다고 노래하는 한화팬(?!)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현상의 본질을 놓치게 될 거예요. (이건 써 놓고 보니까 되게 오만한 태도군요. ㄷㄷ)

역사적으로 형성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눈을 잠시 감고, 온 힘을 다해 반대쪽으로 잡아 당겨야 할 때도 있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네요.
아, 철 없다. 나이가 몇 갠데...
고것은 제가 늘쩡님 마음이 무엇일지를 궁리해보았기 때문이옵니다 호호

말씀하셨던 입장이 비판이론의 요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동시에 비판이론은 스스로를 향한 비판에 자신을 열어두기도 하고요. 늘쩡님의 마음이든, 이 글을 부정적으로 읽었으나 표현하지 않으신 분들의 마음이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목소리니 너무 저어하시지는 않으셔도 되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게 정치적인 것과 맞닿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자의 해석이나 분석의 깊이가 얕게 느껴진 까닭은 아마도, 이 글에서 저작권이라는 어른의 사정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지 저자가 ... 더 보기
고것은 제가 늘쩡님 마음이 무엇일지를 궁리해보았기 때문이옵니다 호호

말씀하셨던 입장이 비판이론의 요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동시에 비판이론은 스스로를 향한 비판에 자신을 열어두기도 하고요. 늘쩡님의 마음이든, 이 글을 부정적으로 읽었으나 표현하지 않으신 분들의 마음이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목소리니 너무 저어하시지는 않으셔도 되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게 정치적인 것과 맞닿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자의 해석이나 분석의 깊이가 얕게 느껴진 까닭은 아마도, 이 글에서 저작권이라는 어른의 사정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지 저자가 연구참여자들의 진술과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하지는 않았어요. 그거 하나만큼은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오히려 저자의 이론적 포지션이 페미니즘 내 제 3의 시각에 자리잡고 있기에(눈치채셨겠지만 저도 그러하고) 도출된 결과라 봐주시면 될 거예요. 애초에 푸코를 이론적 기반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담론이 생산하는 '인간'을 깔고 간다는 거거든요. 영어 원제가 (Discursive boundaries of pleasure and performance in sex work 성 노동 내 기쁨과 공연의 담론적 경계) 가리키고, 후기 푸코 이론이 겨냥하듯이 제한된 해방이나 경계의 이야기를 하지만 제한되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거든요.

늘쩡님 뿐만 아니라 저도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제한된 + 사회적으로 제한된 영역 내에서 형성된 편견이 존재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런 편견들이 섹슈얼리티 연작 속에서 어떤 논문들을 끌고오는지 결정했을 거고요(물론 최신 메타가 어떠한지가 더 중요하게...). 뭐 우야겠습니꺼. 그래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서 잘 소통하면 되지 않나 싶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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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타지에서 아프지 마세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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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좀 더 스트레이트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젠더, 계급적 불평등이 심각한 현실에서 성매매는 사회적으로 죄악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반성매매적인 규범을 더 강화해서, 사회적 압력으로 성매매를 억제하는 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는 거죠.
이렇게 거친 방향을 향하는 건 성매매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이루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가치관이 송두리째 바뀌지 않는 한, 서로 설득할 수 없어요.
사회적, 윤리적 합의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합의가 아니라 승-패를 가르는 대결인 거죠.

이런 극단적인ㅋㅋㅋ 생각이 앞서 에둘러 적어 놓은 얘기에 깔려 있는 거랍니다.
어우, 부끄러워.
여기서 한걸음 더 들어가보자면 그렇게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있는지, 어떤 식으로 아이디어가 형성되셨는지 등등을 더 질문할 수 있을 듯하기는 한데 (동시에 제 입장에서 '편견'이 형성된 과정도 이야기하고), 그건 요런 공개된 공간에서 이야기하기는 어폐가 있으니까 ㅠㅠ 우선 늘쩡님의 마음을 알아둔 걸로 만족하고 넘어가도록 할게요.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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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선생님 말씀 들을 때마다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물론 생각만;)
중간에 박유하를 곁들이면 참 재밌을텐데요. 주제가 확장될 영역을 언뜻 독자들에게 내보일 수 있고, 독특하면서도 (맥락적으로는 다소 손질을 해야겠지만)공유하는 영역이 많은 사례를 통해 기저에 깔린 사상을 드러내기 참 좋았을 거에요. 이 에쎄이가 한글로 쓰이지만 않았다면 말이죠 ㅋㅋㅋ

솔직히 쓰면서 많이 생각하셨죠? 근데 차마 쓰지 못했죠? 그죠??
오 재미있는 아이디어네요. 근데 제 생각을 읽는데는 실패하셨습니다 ㅋㅋ 제안받기 전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유인즉슨 제국의 위안부를 안 읽어서 ㅠㅠ 흠흠 부끄럽군요. 제국의 위안부도 성노동을 제약이자 해방이라 바라보는 관점과 겹쳐지나요?
그보다 자기배려의 윤리의 일례로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묘사한 (위안부와 제국군 사이의)동지적 관계를 들 수 있겠죠.
회피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 제국의 위안부를 안 읽어서 이야기를 못하는 거예요.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나온 소개를 가지고 재단해가지고 등치해서 요 글의 주장 옆에 가져다 붙일 수는 없으니까요.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정치적, 사회적 맥락을 표기하지 않고 섹스, 공연, 정체성이라는 부분만 똑 잘라서 논의한 저자의 전략은 유용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비교를 제약하거든요. 맥락에 대한 고려없는 비교만큼 위험한 게 없으니까요. 그게 없으면 어떤 말장난이든 허용되고요 ㅋㅋ

그렇기 때문에 '자기배려의 윤리의 일례에 제국의 위... 더 보기
회피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 제국의 위안부를 안 읽어서 이야기를 못하는 거예요.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나온 소개를 가지고 재단해가지고 등치해서 요 글의 주장 옆에 가져다 붙일 수는 없으니까요.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정치적, 사회적 맥락을 표기하지 않고 섹스, 공연, 정체성이라는 부분만 똑 잘라서 논의한 저자의 전략은 유용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비교를 제약하거든요. 맥락에 대한 고려없는 비교만큼 위험한 게 없으니까요. 그게 없으면 어떤 말장난이든 허용되고요 ㅋㅋ

그렇기 때문에 '자기배려의 윤리의 일례에 제국의 위안부에서 묘사한 내용도 들어가는 게 아니냐'라 하신다면 그거는 '푸코가 자기배려의 윤리를 통해 주장하고자 한다(저자왈)는 주체-담론의 관계 논의를, 박유하 선생이 수집한 위안부들의 목소리에 적용해 볼 수는 있겠다'가 답이 되겠죠. 근데 미메님이 현상학에 조예가 깊으실테니 알고 계시겠지만, 질적 체험 연구가 이론과 맺는 방식은 단순히 특정 이론을 적용하고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체험을 바탕으로 이론을 역으로 두들기는 데 그 가치가 더 있잖아요. 확인이라면 양방이 짱짱이죠.

세상 진지한 답변이 되어버렸는데 이유를 고민해보니, 미메님의 의도가 잘 짚이지 않아서 그렇네요. 화가 나신 건지(이 새끼가 감히?), 언제나처럼 짗궃게 장난치시려는 건지(요렇게 찌르면 당황하겠지?), 아니면 진짜 이론적인 비교를 위해서인지(난 정말 궁금해요) 모르겠거든요. 비판하실 점이 있으면 비판해주시면 좋고, 그냥 거부감이 들었다면 거부감이 들었다고 얘기해주셔도 되요. 근데 돌리지 마시고 뚜렷하게 얘기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두번째 댓글까지 보고나니 예전에 뉴게에서 일어났던 현빈지문 사태가 떠오른단 말이죠 ㅠㅠ 사태가 심화될 것 같으면 도망갈 겁니다 뀨뀨
이번 댓글에는 악랄한 속셈 같은 거 없으니 안심하세요. 하하하... 그간 이 사이트에서 제 지랄맞은 행실이 얼마나 많은 분들을 심란케 했을지 짐작이 되어 괜히 쑥스럽군요. 첫 댓글이야 제국의 위안부를 읽으셨을 줄 알고 달기야 했습니다만 그게 아니래도 별 상관없고 두번째 댓글 역시 이러저러한 맥락으로 한 말이다...란 걸 밝힌 것뿐이고요.

한편, 님의 답변을 보며 제가 왜 굳이 제국의 위안부를 떠올렸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전 가상의 독자를 상정했던 거 같아요. 그는 특정한 성향의 페미니스트고, 그래서 본문을, 좀 더 정확... 더 보기
이번 댓글에는 악랄한 속셈 같은 거 없으니 안심하세요. 하하하... 그간 이 사이트에서 제 지랄맞은 행실이 얼마나 많은 분들을 심란케 했을지 짐작이 되어 괜히 쑥스럽군요. 첫 댓글이야 제국의 위안부를 읽으셨을 줄 알고 달기야 했습니다만 그게 아니래도 별 상관없고 두번째 댓글 역시 이러저러한 맥락으로 한 말이다...란 걸 밝힌 것뿐이고요.

한편, 님의 답변을 보며 제가 왜 굳이 제국의 위안부를 떠올렸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전 가상의 독자를 상정했던 거 같아요. 그는 특정한 성향의 페미니스트고, 그래서 본문을, 좀 더 정확히는 성매매에 관한 자기배려의 윤리적 접근에 익숙하고 이를 문제시하지 않거나, 문제될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아도 이 모두를 끌어안을 메타적 지평이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저는, 왜인지 모르겠는데 그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을 도발하고 싶던 거 같아요. [그래? 그렇게 믿는다고? 좋아. 하지만 어디까지 그럴 수 있나 보자고]... 아마 뭐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이건 본문 말미에서 호라타래님이 지적하신 "......자기배려의 윤리가 단순히 '지배적인 담론의 힘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스스로를 위한 지식과 담론을 선택하여서 제한된 해방을 향할 수 있다'는 아닐 것 같거든요. 지배적 담론과 가능한 담론들, 그리고 국지적/예속적 지식 사이의 관계를 더 파고드는 논의를 더 적용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것을 좀 더 첨예한 정치의 지평과 닿아있으면서도, 이 글을 읽어볼 어떤 독자도 차마 외면할 수 없는 소재를 통해 그런 입장이 어떻게(든) 변이할(수밖에 없을)지 풀어보고 싶었달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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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말해서 안심시켜주셔서 감사해요 ㅋㅋ 두 번째 댓글까지 읽고서 당황했었어요. 제 머리 속 미메님은 위 짤방 같은 이미지(+여기에 짗궃음 X 20 정도)에요. 악랄이라기 보다는 악동 같은 느낌? 전 미메님의 섬세하게 도발적인 면을 좋아라 하지만, 그거야 제 개취인 거고 다른 데서 정지는 안 받으셨으면 하고 그래요ㅠㅠ 운영진 아니라 한 회원으로서의 마음이라능

위에서 언급했던 의도를 몰라서 나왔던 당황을 제외하면, 다른 각도에서의 당황은 미메님이 겨냥하셨던 [어디까지 그럴 수 있나 보자]... 더 보기
확실하게 말해서 안심시켜주셔서 감사해요 ㅋㅋ 두 번째 댓글까지 읽고서 당황했었어요. 제 머리 속 미메님은 위 짤방 같은 이미지(+여기에 짗궃음 X 20 정도)에요. 악랄이라기 보다는 악동 같은 느낌? 전 미메님의 섬세하게 도발적인 면을 좋아라 하지만, 그거야 제 개취인 거고 다른 데서 정지는 안 받으셨으면 하고 그래요ㅠㅠ 운영진 아니라 한 회원으로서의 마음이라능

위에서 언급했던 의도를 몰라서 나왔던 당황을 제외하면, 다른 각도에서의 당황은 미메님이 겨냥하셨던 [어디까지 그럴 수 있나 보자]가 저에게 훅 다가왔던 것도 있어요. 말씀하셨던 독자에 제가 들어가는 것 같거든요. 적어도 모두를 끌어안을 메타적 지평이 있을거라 믿는다는 건 정확해요. 이 메타적 지평의 지위는 또 미메님이 고려하시는 바와 제가 고려하는 바가 다를 수 있겠지만요.

저도 한궈런의 마음으로 사회화 되어있고, 공부를 계속 해서 다르게 마음을 갈고 닦은 몇몇 영역을 제외하면 주어진 상황에 대한 반응은 남들과 다를 바가 없거든요. 그래서 제국의 위안부 얘기를 딱 들었을 때 (책을 안 읽었으니) 순간적으로 거부감이 확 들기는 했었어요. 두 번째 반응은 바로 위 댓글의 첫 번째 문단에 스며든 입장이었고요. 그런 반응들의 기저에는 한-일 관계를 피해자-가해자 도식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하나,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쉽게 비난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둘로 있었어요. 자고 일어나서 다시 댓글타래를 보니 또렷해지네요. 둘 다 성찰해보면 얽매일 필요가 적은 마음인데 말이죠.

물론 바로 위에서 세상 진지하게 달았듯이 [맥락에 대한 고려 없는 비교는 위험해요], [체험은 이론으로 환원되기보다 이론을 두들기는 망치가 되어야 해요]라는 인식적인 입장은 제가 지금 도달해있는 입장이기도 해요. 다만 자기배려의 윤리나 푸코의 입장은 현상을 설명/해석하는 차원의 이론이라기 보다는, 이론을 생성하는 이론 (미메님이 메타라 하시는?)에 가까운 듯해서 위안부 체험 자료를 통해 어디까지 두들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론의 차원성에 대한 제 이해는 딱 이 수준이에요.

그래도 말씀듣고 보니까 위안부 사례를 바탕으로 제가 제시했던 입장을 두들겨보는 건 꽤 흥미로운 접근이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해요. 못할 것도 없겠다 싶고요. 하지만 자기배려의 윤리를 위안부 사례와 결부하여 생산적으로 살피고자 한다면 저는 조금 다른 접근을 취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예를 들면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 그 분들이 고향에서 접했던 '더렵혀졌다'는 지배적인 반응은 어떨까요? 그리고 그 반응을 피해자 분들이 내면화 하여 스스로에게 두 번째 화살을 쏘았을지, 아니면 여기에 저항하고 스스로를 배려할 수 있는 다른 국지적 담론을 탐색하고, 실천하고, 발전시켰을지는요.
솔직히 읽으면서 제 인문학적 수준이 딸려서(ㅠㅠ) 100%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성노동은 여성이 기존 질서를 전복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여성 착취가 재생산되는 공간이 된다]라는 부분은 기존에 성노동 현장이 '여성 착취의 현장'이고 그래서 반드시 근절되어야 된다고 일방적으로 생각했던 제 생각을 많이 바꾸게 하는 부분이였네요! 물론 아직 논의가 많이 필요하겠지만요ㅎㅎ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섹슈얼리티 시리즈 정독하면서 선생님께서 여러모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애독자 사랑합니다. 중요한 건 디테일이고, 자신이든 타인이든 쉽게 단정짓지 않는 거라 생각해요.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특정한 입장과 믿음을 지니고 거기에 따라 행위하면서 살아가지만, 적어도 성찰과정에서는 이를 잠정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와장창 되기가 쉽거든요.

한국의 디테일이야 한국의 디테일을 까봐야겠지만 아쉽게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기에는 공론장에서의 허들이 좀 높네요. 이 시리즈를 부정적으로 느끼는 분들의 의견도 궁금한데 들을 길이 없네요 흠
로하이
재밌고 유익한 글을 늦게나마 읽었습니다. 어렵고 난해할 수 있고 잘못하면 폭탄이 되어버릴 수 있는 주제를 담담하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넷 및 미디어 분야를 다루는 하버드대 부속 연구소인 버크만 클라인 센터라는 곳에서 나오는 뉴스레터를 종종 챙겨보고 있어요. 날마다 주제가 다르긴 하지만 쏟아지는 영문을 감당할 수 있는 날에만 천천히 글을 읽어보는 편인데, 하루는 뉴스레터 내용 중에 '성노동 칼럼니스트'란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성매매가 합법인 국가가 사실 많다보니 이러한 담론이 충분히 형성될 수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제 ... 더 보기
재밌고 유익한 글을 늦게나마 읽었습니다. 어렵고 난해할 수 있고 잘못하면 폭탄이 되어버릴 수 있는 주제를 담담하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넷 및 미디어 분야를 다루는 하버드대 부속 연구소인 버크만 클라인 센터라는 곳에서 나오는 뉴스레터를 종종 챙겨보고 있어요. 날마다 주제가 다르긴 하지만 쏟아지는 영문을 감당할 수 있는 날에만 천천히 글을 읽어보는 편인데, 하루는 뉴스레터 내용 중에 '성노동 칼럼니스트'란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성매매가 합법인 국가가 사실 많다보니 이러한 담론이 충분히 형성될 수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연구진 중에 성노동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많이 놀랍더라구요.

이 글을 읽으면서 그 분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해보니 충분히 다뤄볼 수 있는 주제고, 담론의 내용 또한 충분히 흥미로웠으며,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번 정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상적'인 성매매 합법화를 추구하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성매매 또는 성노동이라는 보편적으로 터부시되는 주제의 글을 읽으면서 미소가 나올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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