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커서클님의 좋은 댓글에 덧붙여 쓰자면:

현대 영어에서 유니버시티를 종합대학, 컬리지를 단과대학으로 보는 용례는 아마 옥스브릿지에서 시작했을 겁니다. 800년 전에 옥스퍼드라는 작은 시골도시에 학자타입 성직자들이 모여서 채플과 도서관을 중심으로 자기들끼리 연구하고 노는 공동체를 만든 게 컬리지였어요. 이런 컬리지들이 마치 대치동에 학원들이 생겨나듯 하나씩 하나씩 생겨나다보니 자기들끼리 투석전도 하고 즐겁게 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대치 학원 유나이티드 같은 걸 만들어서 정례모임을 하고 안건을 처리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런 올망졸망한 컬리지들의 모임체를 'The University of Oxford'라고 부르기로하고, 컬리지 업무를 넘어서는 유니버시티레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그들 중 하나를 본부컬리지로 삼기로 결정하고 걔네 이름을 '유니버시티 컬리지'로 바꾸었어요.

이게 800년간 구르면서 신규회원이 늘어나서 지금은 옥스퍼드 '유니버시티' 의 구성멤버인 '컬리지'들만 모두 38개가 되었지요. 미국의 state들이 모여서 united states of america를 만든 거랑 똑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아요. 또 다른 예를 들자면... 태초에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후플푸프, 레번클로가 지들끼리 알아서 놀다가 나중에 되어서야 통합하기로 결정하고 호그와트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 그리핀도르는 컬리지, 호그와트는 유니버시티.

런던 소재 컬리지들도 비슷한데, 킹스 컬리지나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이나 전부 다 'The University of London'에 소속된 컬리지들이에요. 여기의 경우는 소속 컬리지가 18개. 다만 옥스퍼드나 캠브릿지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컬리지들에 분산된 권한을 유니버시티쪽으로 옮기면서 사실상의 통일을 이룬데 반해 런던대는 그런 통합의 역사가 길지 않아서 아직도 각 컬리지가 사실상 독립된 유니버시티인마냥 하지요.

영국계 '유니버시티'들은 이런 방식으로 진화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University College XXX 따위의 명칭을 가진 컬리지를 자기 안에 화석처럼 보유하곤 하지요. 예컨대 University College Dublin 이라든가... 더 자세한 건 https://en.wikipedia.org/wiki/University_colle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