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6/10/25 10:36:57
Name   매일이수수께끼상자
Subject   [언어미숙?] 이런 분 계실까요?
이게 좀 병 같기도 하고... 뭔가 잘못된 거 같기도 하고...
뭔지 몰라서 질문을 드립니다.

간단히 말하면 언어구사에 있어서 매우 불균형적인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건데요...
일단 전 영국 커먼웰스 중 한 국가에서 사춘기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영어가 제 주 밥벌이 수단입니다. 주로 영한/한영 번역을 하는데요...

번역을 하다보니 통역 일도 가끔 들어오고 영상 번역 일도 가끔 들어옵니다만
저는 일체 거절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영상을 통해 들리는 영어를 거의 이해하지 못합니다.(통역은 현장 울렁증이 있어서...)
영화도 자막을 봐야 배우의 대사가 (번역되어서) 들리지, 자막이 없이 영화를 통으로 보면 아주 큰 줄거리만 겨우 이해하는 수준입니다.
이게 무슨 복잡한 의료 드라마나 법적 공방이 주를 이루는 스릴러.. 이런 게 아니라.. 애들 보는 만화도 안 들려요.

그런데 외국인을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해서 기사를 써야 할 때도 많은데, 그건 또 됩니다..
이 사람이랑 말을 주고 받고... 심지어 상대가 엄엄 거리면서 단어를 찾을 때 제가 말해줄 때도 많아요.
머 요즘 인기인 롤 통누나처럼 매끄러운 발음을 구사하는 건 아닙니다만...
암튼 나름 전문 영역에서 영어로 인터뷰를 하는 데에 불편함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요 며칠 롤드컵 중계를 보는데.. 무심코 듣다보니 제가 영어 중계를 듣고 있더군요.
분명히 이것도 영상을 통해 송출되는 영어인데.. 한국말인줄 알고 듣고 있었어요;;
기적이 일어난 줄 알고 다시 영화를 재생시켜봤는데... 또 쏼라 쏼라... 가끔 a .. the.. 이런 것만 들리고;;

생각해보니.. 외국에 있을 때도 애들이랑 놀고 수업을 들을 땐 별 불편함이 없었는데 TV 볼 때는 거의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 방송을 보는 게 매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가끔 지인이 영상 보여주면서 이거 통역좀 해달라고 할 때 못한다고 하면 귀찮아 하는 줄 아는데..
영상으로 나오는 영어만 들리질 않는다는 걸 이해시킬 수가 없고..
저도 이해가 잘 안 갑니다. 미국영어, 영국영어, 호주영어 문제가 아닌 거 같아요.. 다 안 들리거든요 ㅡㅡ;;
아, 그러고보니 오프라인 영어도 제가 끼지 않은 제3 그룹의 대화는 잘 안 들리는 것도 같네요..
그것 역시 그냥 한 무리의 외국인이 쏼라쏼라하는 것일뿐...

이런 거 어떤 장애의 일종일까요?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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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디스테이크
와우...신기하네요 장애는 아닐꺼 같아요!
뇌과학쪽은 이런 현상에 대해 연구가 있을까 궁금하네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뇌과학쪽 가면 막 생체실험할까봐... ㅋㅋㅋ
먼가 신기해하시니 어쩐지 위안이 되네요
세계구조
ㅎㅎ 저도 영화 한국말이 잘 안 들려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음.. 그러고보면... 한국 영화도 대사를 좀 놓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러네요.. ??? 먼가 더 아리송??!!
세계구조
특정 주파수 대역이 잘 안 들리는걸까 하고 생각도 하곤 했어요. 이상하게 영화 대사가 안 들려서... 다른 사람들은 그 대사가 멋졌어 하는 명대사라든지 제겐 우물우물 들리던 대사인게 많았어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저는 외국 살 때 브레이브하트가 크게 히트를 쳤었는데...
아.. 그 마지막 Freedom 외치던 게 그냥 고문 중 비명으로 들렸어요 ㅜㅜ 그냥 외마디 절규...에.. 사람들의 감동어린 탄식... 저만 어리둥절...
영화 속 대화내용의 맥락이 잘 안 잡혀서 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드는데요..
인간 대 인간으로 대화할때는 어떤 주제 안에서 대화한다! 이런 배경지식(?)이 있는데
영화속에서는 쟤네가 이야기 하는걸 들어보면서 그 맥락을 찾아야하니..

영어로 영상볼때 영어자막 띄워놓고 보지는 않으시나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근데 .. 영화도 처음부터 보는 거라 ㅜㅜ 맥락이 없을 순 없지 않을까요?

영어든 한글이든 자막 있으면 100% 가깝게 들립니다(영어는 당연하겠지만...)
고거 빼놓고 걍 영상만 보면 0% 가깝게 들립니다. 아니.. 한 20%? 10%?
후...
자신이 대화속 참가자인가 아니면 패시브한 리스너인가.. 에서 차이가 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저도 영화관가서 영화 볼때 (자막없음) 처음 한 5분은 잘 안들리기도 하고
들려도 얘네 뭔소리야... 하다가 맥락이 잡히면 몰입되서 끝까지 잘 볼때가 많거든요.

아 그리고 생각해보니 전화업무 볼때도 어쩔땐 문장단위로 휘리릭 넘어가서 힘들어요 ㅠㅠㅋㅋㅋㅋㅋㅋㅋ
무슨무슨 회사의 누구누구인데, 이렇게 소개해도... 이름 스펠링도 모르겠어서 메모도 못하겠고요 ㅡㅡㅋㅋㅋㅋㅋ
언어를 받아들이는 자체가 뭔가 시각적인 정보도 필요한걸까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음;; 이름 스펠링은 정말... ... 기상천외하죠... 그건 현지인도 잘 모르던데욤.. 특히 조상이 유럽 어디선가 오신 분이면 ..
시각적인 정보가 있어도(영상) 못 알아들어서 제가 이러는 거니까 저에겐 뭔가 언어 받아들이는 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걸로 ..ㅋㅋㅋ
전 작문하라면 초딩 수준으로 하는 유학파 사람들이 영화 잘 알아듣는 거 보면 정말 신기하고.. 자괴감 느껴집니다.. ㅜㅜ
심지어 발음도 엄청 좋으면... ㅜㅜ
본인에게는 불편한 일이시겠지만... 신기하네요.
글빨로 홍차넷 평정하시는 분이 듣는데는 어려움이 있으시다고 하니...
매일이수수께끼상자
근데 ... 머랄까... 신혼 때 아내가 그런 말 자주 하더라고요..
왜케 사람 말을 안 듣니? 못 듣는 거니? ..... ;;;;;
기아트윈스
제 대만인 친구는 영어도 잘하고 만다린도 (당연히...;;) 잘하는데 자막 없으면 티비도 못봐요. 상자님만 겪는 특이한 문제는 아닐 것 같아요.

그 친구 말로는 아마 일상적인 의사소통에서 언어외적인 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해서 해석에 동원하는데 (표정/뉘앙스/상대와 나의 관계 등 각종 컨텍스트) 티비는 그런 방식의 소통이 불가능한 매체라 그런 게 아닐까 싶대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아, 반갑네요 그 친구분.
마지막 문장 굉장히 그럴듯 합니다. 제가 좀 정보를 여러 곳에서 취하는 편이긴 해서요. 좋게 말하면 시야가 넓고... 나쁘게 말하면 집중을 한 군데 못하고...
감사합니다. 먼가 처방받은 기분이에요
Event Horizon
혹시 스카이프 같은 영상통화를 하실때에도 비슷하게 어려움을 겪으시나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마지막으로 스카이프 영상통화 사용한 게 한 4년 전인 거 같은데
그때 그랬던 거 같아요. 잘 안 들렸던 기억이 흐릿하게 납니다.
영알못
혹시 단어는 들어오는데 머리에서 의미변환이 안되는 건가요 아니면 아예 안들리는 건가요? 만약 아예 안들리는 거면 시각 또는 맥락으로 정보가 주어져야 단어가 뇌에 들어오는 거네요. 평소에 충분히 잘 아는 내용이지만, 직접 시청한 적은 없는 영어뉴스를 대본 없이 손으로 받아쓰기 해보세요. 자막, 화면없이 음성만 듣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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