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5/06/11 19:50:28 |
Name | danielbard |
Subject | 주호민 "내 아이 사건 하나의 문제 아냐.. 약자 보호 기준 될 수도"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361541?sid=105 이번에 방송을 재개하면서 지난 재판 이야기를 잠깐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1심에서는 유죄가, 2심에서는 무죄가 나왔지요. 많은 분들이 2심의 무죄 판결을 보고 '교사의 행동은 학대가 아닌,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축하드립니다. 아드님이 학대를 당한 게 아니었네요"라며 비꼬는 댓글도 많이 달렸지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2심 판결문에는 교사의 발언이 학대였는지 아니었는지를 아예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발언의 증거 자체가 통신비밀보호법 때문에 증거로 쓰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쉽게 말해 법원이 '불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라고 보고, 내용 검토조차 못 한 채 무죄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받은 것처럼 말하고 있고, 기사도 그렇게 쓰인 경우가 있었죠. 그건 명백한 왜곡입니다. (판결문이 공개되어 있으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한 이유도 바로 그 부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검찰은 "아이 보호를 위해 녹음한 것이고, 교사의 발언은 일방적인 폭언이지 통신비밀 보호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그 녹음은 증거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증거능력을 기계적으로 배제한 2심 판결은 법령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대법원에서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발달장애인, 요양원의 노인분들 같은 분들요. 그렇다면 이런 분들에게 가해지는 학대를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찾아낼 수 있을까요? 설령 찾아낸다 해도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학대는 끝내 처벌하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마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이번 대법원 판단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저희 아이 사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아이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오해되는 부분들은 계속 바로잡아가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드린 이유도, 조금 더 정확한 사실을 알고 같이 고민해주셨으면 해서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문을 같이 퍼왔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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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보호기준이 일단 담당교사와의 신뢰는 박살내고 고소하면 이긴다는 마인드인가요.
진짜 어디에 매몰된건지 아무말이나 내뱉는게 혐오스럽습니다.
진짜 어디에 매몰된건지 아무말이나 내뱉는게 혐오스럽습니다.
본인이 보호받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는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하고싶지 않습니다. 누구나 다 가지는 마음이죠
다만 사람들이 비난하는 취지도 이해가 가는게 주호민이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줬던 태도는 그런 이기적인 면모를 가질거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생긴 괴리감이거든요
다만 사람들이 비난하는 취지도 이해가 가는게 주호민이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줬던 태도는 그런 이기적인 면모를 가질거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생긴 괴리감이거든요
저는 주호민씨에 대한 개개인의 판단은 뭐라하기 어렵지만요. 2심 무죄는 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죄가 별로라는게 아니라 증거 능력 무효로 무죄라는게 문제있어보였어요. 학교 자체가 공적 공간이라는 점, 당사자가 자폐아라는 점에서 학대 정황을 파악할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녹음기로 취득한 증거를 무효화 하는건 별로라고 봤습니다. 실질적 방어수단이 없기도 하구요.
차라리 해당 교사의 발언이 법적 처벌 기준 이하라서 무죄라면 납득하지만요.
차라리 해당 교사의 발언이 법적 처벌 기준 이하라서 무죄라면 납득하지만요.
주호민씨의 전체 입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판결이 변경됐다고 대중들의 분위기도 바뀌는 것에 대한 지적은 공감합니다. 주호민씨 이슈는 사법적 판단이 중요한 게 아니고 개개인의 도덕적 판단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도덕을 법원의 판단에 맡길수 있다는 거야말로 대단한 착각이죠. 사실 주호민씨 이슈 뿐만 아니라 많은 사건들이 그러한데, 도덕적 판단도 법원에 의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좀 그렇읍니다. 그냥 아예 관심이 없었다거나 사실관계 자체를 착각했다면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한참 핏대 올리던 이슈에도 법원의 유무죄 판단으로 휘둘리면 좀 그렇죠.
작년까지 특수학급에서 공익한 입장에서 그 교사 발언 수준은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평생 그 발언들 근처는 커녕 생각도 못하실 우리 천사같은 선생님들이 주호민 비난하던걸 보면서 참 복합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건으로 인해서 특수학교나 자폐아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성과 와 성장을 위해 항상 이분법적으로 선과악 YES OR NO 를 선호하는 한국인들 입장에서 이런 담론을 치워버리고 싶어하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너희들의 불문율을 지키면서 너희들끼리 생활해라 너는 왜 굳이 그 불문율을 깨려고 하냐 그것이 깨지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것이고 우리 사회는 그것을 책임질 생각이 없다. " 제가 자폐아와 특수교육에 대해서 사람들에 반응을 보며 느낀것은 이런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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