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막무가내 논리라...당장 초두만 봐도 고학력자/고소득층은 출산을 안 하고 저소득층만 애를 싸지르니까 결국에는 바보 유전자가 득세한다는 식인데 일단 지능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하고, 학력/소득과 지능의 관계는 저런 식으로 주먹구구로 때울 게 아니라 구체적인 양태를 살펴봐야죠. 특히 지능이란 게 복합모듈이라면 애초에 일원적인 설명이 불가능할 텐데 그런 고려는 전혀 없죠. 그 뒤도 보면 알게 모르게 용불용설에 기대고 있고...
결정적으로 저런 식의 논리를 똑같이 고수해도 얼마든지 다른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저런 식이면 예컨대 ...더 보기
너무 막무가내 논리라...당장 초두만 봐도 고학력자/고소득층은 출산을 안 하고 저소득층만 애를 싸지르니까 결국에는 바보 유전자가 득세한다는 식인데 일단 지능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하고, 학력/소득과 지능의 관계는 저런 식으로 주먹구구로 때울 게 아니라 구체적인 양태를 살펴봐야죠. 특히 지능이란 게 복합모듈이라면 애초에 일원적인 설명이 불가능할 텐데 그런 고려는 전혀 없죠. 그 뒤도 보면 알게 모르게 용불용설에 기대고 있고...
결정적으로 저런 식의 논리를 똑같이 고수해도 얼마든지 다른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저런 식이면 예컨대 '현대사회에서는 정보통신 기기와 신기술 활용에 능한 사람들이 지적인 사람들이고 이들이 고학력 고소득자가 되는데, 이런 식의 지능 활용은 지극히 수동적이기 때문에 사실 이들은 자연적인 관점에서 영리한 게 아니며 날이 갈수록 멍청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출산율이 낮기에 이런 기술의존적인 돌대가리 유전자는 도태될 거다. 반면 많은 저소득층들과 제3세계의 사람들은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거의 순수한 자신의 지적 도전만으로 자연과 세계를 극복하며 생존 해야 하다 보니 지적으로 능동적인데, 이런 사람들은 출산율이 높으므로 야무지고 똘똘한 유전자는 앞으로도 길이길이 유전될 거다'와 같은 억지스러운 춘추필법과 수사놀음도 가능합니다. 핵심은 동일한 전제를 차용해서 동일한 연역을 거쳐도 얼마든지 다른 말장난이 가능하다는 것이고...그 뒤에 나오는 언어와 사회의 관계 같은 것도 말만 그럴 듯하게 포장한 거지 알맹이 없는 소리죠. 여튼 총체적 난국 ㅋㅋㅋ
물론 어떤 '아이디어'적인 흥미로움이 있는 발상이고, 이런 발상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일모도원 도행역시의 자세로 자잘한 논증과 검토는 생략한 채 비약적인 결론을 빠르게 완성하는 게 효율적이긴 합니다. 그를 통해 흥미로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사람들에게 지적자극을 주면 엄밀성을 포기한 것도 그럭저럭 정당화 될 수 있죠. '가설의 수립'이란 게 사실 그런 과정을 거쳐 행해지는 것이고, 예술 작품들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거고.. 근데 딱 거기까지죠. SF 소재로 괜찮을..
ㅎㅎ 댓글 추천이 안되는게 아쉽군요. 논점 여러개가 뒤엉켜 짬뽕된 글인데 저기서 건질만한 부분은 사람들이 긴 텍스트를 소화하는 능력이 전반적으로 정말 떨어졌는가라는 물음인것 같습니다. 기자는 그렇다고 주장하지만 컨텐츠에 대한 진입장벽 자체가 낮아지면서 생긴 착시현상일수도 있겠죠.
네 뭐 그 외에 이런 가설도 세워볼 법 하죠. '과거에 비해 사람들의 코드 인식량이 늘어나면서 사전이해가 향상되어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졌기에 롱텀 텍스트를 소화하는 것을 그저 [지루]해할 뿐인 것은 아닌가'라는 식으로. 이건 특히 영화/영상 쪽에서 제기되는 관점인데, 고전 영화들에 비해 현대 영화들은 페이스가 빠릅니다. 즉 컷이 많죠. 고전 영화에선 한 샷 한 샷에 천천히 공을 들여 상세히 장면을 묘사했다면, 현대 영화에서는 1초 사이에도 2~3개의 컷이 왔다갔다 할 때가 흔하죠. 그...더 보기
네 뭐 그 외에 이런 가설도 세워볼 법 하죠. '과거에 비해 사람들의 코드 인식량이 늘어나면서 사전이해가 향상되어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졌기에 롱텀 텍스트를 소화하는 것을 그저 [지루]해할 뿐인 것은 아닌가'라는 식으로. 이건 특히 영화/영상 쪽에서 제기되는 관점인데, 고전 영화들에 비해 현대 영화들은 페이스가 빠릅니다. 즉 컷이 많죠. 고전 영화에선 한 샷 한 샷에 천천히 공을 들여 상세히 장면을 묘사했다면, 현대 영화에서는 1초 사이에도 2~3개의 컷이 왔다갔다 할 때가 흔하죠. 그래서 이런 경향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지요. MTV식 뮤직비디오 스타일로 영화 자체가 바뀌었다는 비판이 이미 80년대에도 나왔으니까요. 스필버그나 스코세시처럼 현대 영화를 정초한 이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근데 정작 현 세대의 관객들은 그렇게 페이스 빠른 영화의 서사도 곧잘 이해하고 소화하거든요. 굳이 샷과 샷, 씬과 씬 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하지 않고 그냥 죄다 분절시켜서 이미지들만 나열해도 그 사이의 연속성을 '능동적으로' 재구성 해내죠. 즉, 현대 관객들은 과거의 관객들이 그랬듯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대로 떠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사이사이의 여백들도 이젠 스스로 사유에 의해 유추하고 메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관객의 '해석 작용'이 훨씬 지적이고 자발적인 형태로 전환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을 의미하는 수사가 결국 '참여'죠. 창작자가 감상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해야만 서사가 완성되는 게 아니라 관객의 지적참여와 자기 나름의 분해-결합을 통해 서사가 완성된다는 것이고.
만약 이런 식의 설명이 타당하다면, 현대 관객들이 고전적 내러티브에 쉬 지루함을 느끼는 것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즉 현대 관객들은 고전 스타일을 보고서 'ㅉㅉ 우린 그렇게 찬찬히 안 보여줘도 다 이해하는데...고작 저만한 거 이해시키겠다고 러닝타임을 저기서 저렇게 잡아먹는 건 멍청한 거 아니냐 노잼이네 틀딱들이나 보라고 해라'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죠. 그리고 현대인들이 텍스트에 진득히 매달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고요. 그 시간에 다른 거 하면 훨씬 많은 데이터를 습득할 수 있는데 곰팡내나는 저 글씨들의 나열에 공들여봐야 얻을 게 별로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견적을 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죠.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과거의 관객들이 영화를 '소설'처럼 이해했다면 현대의 관객들은 영화를 '시'처럼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많은 것이 생략되고 시어 하나하나에 관념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면서 분절적으로 사유를 표현하더라도 그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겠죠. 문자량만 따지고 보면 소설이 시보다 훨씬 길지만 그 안에 밀도 높게 집적된 사유량으로 보면 되려 시가 더 '두터울' 수도 있는 것처럼, 현대 영화의 '스피디'함과 '산만함'은 사유의 빈약함과 즉각성이 아니라 도리어 사유량이 증가하고 사유범위가 확대된 반증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죠. 만약 과거에는 4시간의 러닝타임을 들여서도 제대로 못하던 서사를 이제는 관객의 전이해와 주체적 해석 작용을 통해 1시간 20분만으로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면, '어휴 영화관에서 2시간도 못 버티는 인내심 없는 것들'이라고 타작하는 것은 그야말로 단견이겠죠. 과거에 1분 이상의 길이를 차지했던 광고들이 30초, 15초, 5초로 갈수록 짧아지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볼 수 있고..물론 이 역시도 특정한 결론이 가지는 '함의'를 드러내기 위해 일방적으로 서술한 거고, 현대영화들이 고전적 내러티브에서 드러나는 장점들을 구현 못하고 있는 부분도 분명 있으며 그건 전통적 독해의 장점을 사람들이 놓치고 있다는 논리와도 친화성을 갖겠지만 그건 일단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