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민주당은 화이트컬러, 중산층, 수도권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봅니다. 주류시민사회당이란 단어가 제 생각을 정확히 꿰뚫네요.

개혁신당이 포퓰리즘 정당이라는 건 어느정도 정치혐오를 끌어올려고 하는 것 같지만(기성 양당과 차별화하려면 어쩔 수 없는 면은 있다고 생각함) 아직까지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친시장 이준석과는 완전 반대되는 미국의 트럼프나, 프랑스 르 펜, 이탈리아 멜로니와 같은 우파 포퓰리즘 정당이 나와야 포퓰리즘이라고 할 만하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우파 포퓰리즘 정당이 나온다면 사람들이 상상도 못한 집단이 지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민노총이나, 국힘의 강력한 지지층인 노인들이요.

저 칼럼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국힘과 더민주가 각각 '국가관료기구당'과 '주류시민사회당'이라면, 녹색정의당을 위시한 현 시점의 진보정당은 그냥 '언더독증후군 페미니즘당'이라고 불려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겠죠. 칼럼에서는 "고위 관료층의 평균적 세계관에서도, 상위 중산층의 표준적 세계관에서도 관심 밖인 의제나 쟁점은 모조리 '정치'에서 밀려나고 만다. 불안정 노동, 지역 쇠퇴, 돌봄 위기, 기후 급변 등등. 이것들이야말로 지금 시급하게 변혁을 요구하는 과제들이지만, 양대 정당이 지배하는 한국 정치에서 이들은 결코 중심 의제가 되지 못한다"고 쓰고 있으나, 노동법령 중 크리티컬한 내용들 ㅡ 예컨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노무제공자' 전반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노동조합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입법들은 결국 더민주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탱킹하면서 통과시켰습니다. 관련 법령들이 최종 입법안까지 가는 과정을 의안정보시스템 등에서 살펴보면 일부 법안을 최초 진보정당 측에서 제시했을지 몰라도 완성본으로 만드는 과정에서의 실무적 조정은 더민주에서 도맡다시피 한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녹색정의당이 1+1=1로 쪼그라들고 있는 이유를 묵과한 채, 그저 양당 기득권 때문에 등쌀에 못이기는 양 써놨지만, 실제로는 실무능력 부족과 의제선점 능력 상실이 문제입니다. 노회찬을 보낸 이후로 제대로 된 아젠다 제시는 못하고 있고, 기대주였던 조성주는 턴힐해서 류호정이랑 손 잡고 나갔고, 심상정은 살찐고양이법 제안했던 이후로 국감에서 소리 지르는 것 말고 하는 게 없고, 이정미는 그냥 매번 이정미죠. 꼴랑 의원 6명인 와중에 비례 1,2번이 그 난장을 피워놓고도 지지율이 나오길 바라는 게 도둑놈 심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