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3/04/01 22:50:42수정됨
Name   카르스
Subject   블라인드 커뮤니티 비평
이용자가 많아지고 게시되는 글도 많아지면서, 블라인드가 가지는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블라인드 게시글의 영향력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 사례도 많았다. 대한항공의 소위 ‘땅콩 회항’ 사건은 그 전모가 블라인드의 글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이 밖에도 하나의 게시글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회사의 부조리가 밝혀지고 이것이 개선되는 결과를 가져온 경우를 많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긍정적 효과 이상으로 부정적인 효과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사람의 뇌는 긍정적인 표현보다는 부정적인 표현에 훨씬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를 행동경제학에서는 ‘부정성 효과’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오클랜드대학교 심리학과의 크리스틴 한센 교수는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군중 속에서 특정 인물을 찾는 과제를 부여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목표물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을 때보다 분노한 표정을 지었을 때 훨씬 쉽게 목표물을 찾아냈다. 이 실험은 부정성 효과를 증명하는 흥미로운 사례로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

블라인드에 모인 이들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글을 남기고 있을까. 누군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를 통해 공감을 얻기 위해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은 부정성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다. 회사의 다른 이를 욕하거나, 회사의 정책을 비판하고 때로는 비난한다. 혹자는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글을 쓰기도 할 것이다. 눈에 거슬리는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거나, 그 스스로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더 많은 보수를 얻기 위해 경쟁자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말이다.

실제로 블라인드에는 그러한 글들이 실로 넘쳐난다. 회사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것처럼 보이는 글도, 이면을 살펴보면 자신이 받게 된 인사상 불이익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 내 괴롭힘의 수단으로 블라인드를 악용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주변으로부터 근태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누군가는 인사 담당 직원의 소소한 실수를 부풀리고, 사내연애를 하다가 헤어진 상대방을 직장 내 성희롱을 일삼는 파렴치한으로 몰기도 한다. 누군가를 소위 ‘저격’하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글이 오늘도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넘치고 있다.

(중략)

익명 게시판의 특성상, 긍정적인 글은 핀잔을 듣고 부정적인 색채의 글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다. 누군가를 저격하거나 비방하는 성격이 아니라면, 이곳에 게재되는 글들 대부분은 회사의 비전을 비웃고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것들이다. 일부는 정말로 밝혀져야 하고 모두가 알아야만 하는 부조리지만, 회사에 대해 쏟아내는 글의 대다수는 개인의 인사상 처우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룬다.

회사의 정책에 일관된 철학이 없다면 블라인드 게시판의 글이 계기가 돼서라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게시판을 통해 익명으로 제기된 문제가 개인의 불만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바뀌어야 할 기업 문화나 정책에 대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에서 이익을 낸 사업부에만 성과급이 지급된 사례는 어떻게 봐야 할까. 성과를 중시하는 누군가는 이러한 정책을 찬성할 것이고, 공평함을 이야기하는 누군가는 여기에 반대할 것이다.

현재의 정책에 만족하는 이들은 블라인드를 통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오로지 반대하는 목소리만 게시판에 게시된다. 그렇기에 블라인드의 글은 다수가 가지고 있는 의견으로 보기에는 힘들다. 그렇지만 글을 통해 확인되는 것은 오로지 부정적인 피드백이 전부이기에, 이들의 주장은 마치 구성원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의견처럼 과대대표될 수 있다. 과대대표된 의견은 소수자들의 이익만을 위한, 다수의 공통된 의견을 무시한 주장일 가능성이 높다.

(중략)

블라인드의 글 자체가 신뢰성이 떨어지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플랫폼 이용자들이 그 회사에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인물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블라인드의 회사 게시판은 이메일 계정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고, 또 글을 쓸 수 있다. 도메인이 같다면 자회사와 모회사, 협력사를 가리지 않으며, 한번 인증이 되면 퇴사한 이후에도 유효하다. 팀블라인드는 오로지 퇴사자 목록을 자신들에게 보내며, 해당자의 탈퇴를 회사로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만 이를 처리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시일이 너무나도 오래 소요된다. 팀블라인드는 퇴사자 처리에 60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억하심정을 품은 퇴사자가 회사에 불이익이 되는 게시글을 작성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제약사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는 의도적으로 퇴사자 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는 광고를 집행한 기업에만 퇴사자 처리를 빠르게 진행한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실제 제약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당시 시사저널을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기사화되기도 했다.

(중략)


출처:
https://news.appstory.co.kr/plan16333
(1) 팀 블라인드, 긍정과 부정 사이 어딘가
(2) 건강한 기업 문화의 조성을 가로막는 서비스, 블라인드

(기사 제목이 깨져서 올라옵니다. 직접 눌러보세요)
========================================================================
툭하면 커뮤 올라오는 블라인드 글들을 보면서 역할 때가 많았는데
기원을 잘 짚어줬네요.

블라인드의 막장 커뮤니티화는 익명 직장 커뮤니티의 특성 문제가 큽니다.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0001 과학/기술"우리 힘으로 하늘을 지킨다"..지대공 '천궁' 군에 인도 완료 14 맥주만땅 20/04/28 3165 1
27681 방송/연예예천양조, 영탁 母子 형사고소 1 22/01/19 2172 1
28449 정치"재외투표로 安 찍었는데…" '안철수 법' 제정 요구 청원 등장 16 골로프킨 22/03/03 2993 1
28961 정치강용석, 국힘 입당 불허에 "납득할 수 없는 결정" 반발 13 Picard 22/04/07 2594 1
30753 사회"지하철 타면 촬영 동의한 것"... 불법촬영 공무원 황당 주장 6 22/08/07 2740 1
31009 정치文사저 300m내 시위 금지…"尹, 김진표 의장 건의 수용" 6 뉴스테드 22/08/21 2543 1
32033 사회“나흘째 갱도 고립” 봉화 광산 매몰사고 구조작업 난항 5 왼쪽의지배자 22/10/30 2611 1
34849 사회공복에 바나나는 좋지 않다? 3 오호라 23/05/30 2159 1
35617 사회새만금 잼버리 개막 첫 날 온열질환자 400여명 발생 11 퓨질리어 23/08/02 2171 1
38689 정치재판장의 일침 "검찰 자료 보다가 폭발했다" 2 과학상자 24/08/23 1190 1
6434 사회김동호 목사 "지진이 하늘의 경고? 하늘 팔아 엉뚱한 소리" 4 그림자군 17/11/20 1590 1
7202 사회'납중독' 알고도 60대 노동자를 다시 주물공장에 배치 3 하늘땅 17/12/28 2152 1
10274 사회리벤지포르노/몰카 관련 사이버수사대 베테랑 포진 이울 18/05/22 2121 1
14370 국제‘누이를 빌려드립니다’ 스스로를 가둔 히키코모리 사회 돌아오도록 2 CONTAXS2 19/01/19 4686 1
24610 사회말기암 친구 5일의 버킷리스트…"나중에 캠핑가자"며 떠났다 1 swear 21/06/16 2402 1
25634 댓글잠금 사회[20대 여자 현상] 강한 페미니즘 집단, 새 정치세력 되다 62 작두 21/09/07 4758 1
29474 사회경찰, 한동훈 '논문 대필' 수사.. "살아있는 권력도 예외 없다" 34 empier 22/05/16 4008 1
30242 사회"무인 인형뽑기방에 젊은 여성이 대변 보고 도망..냄새에 손님도 끊겨" 9 tannenbaum 22/07/07 2579 1
32034 정치행안장관 “우려할 인파 아니었다”…대통령실 “발언 진위 파악 못해” 9 매뉴물있뉴 22/10/30 2451 1
32290 정치‘주 69시간 근무 허용’ 윤 정부 노동정책 윤곽 21 야얌 22/11/18 2230 1
34082 사회블라인드 커뮤니티 비평 14 카르스 23/04/01 2702 1
35362 경제서울 월세는 소득의 3분의 1 14 구밀복검 23/07/08 2152 1
36642 사회재판 길어지는데 항소율도 올라…법원 ‘생산성’에 의문 12 카르스 23/11/21 2297 1
38178 정치박찬대 "여당 지시로 정부 부처가 국회 보고 거부" 14 당근매니아 24/06/14 1425 1
13603 정치검찰총장 사과한 '형제복지원' 사건…특별법 통과 탄력 받나 5 벤쟈민 18/11/29 3176 1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