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을 수행하는 이는 오이 세 개로 참아야 진짜배기며 대가를 요구하는 순간 변절자라는 식의 말같지도 않은 논리죠. 소위 '성직자관'인 건데 타파할 때가 무르익은 지 한참이라 생각합니다. 교사, 의사, 간호사, 공무원, 사회복지사 등등..

이게 그리고 성정치적으로도 기울어진 데가 있어요. 성직자관을 요구하는 직업들은 보통 돌봄 케어 헌신 연대 등등등을 요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직업들의 대부분이 여초고 이른바 '여성적 덕목'을 당연시할 때가 많거든요. 한 마디로 말해서 금남지대까지는 아니지만 표준 모델은 '착한 여자'로 정해져 있는 업계인 겁니다. 그러니까 돈 많이 받는 걸 보니 너는 착한 (여자) 사람이 아닌갑다 하며 우기는 식의 같잖은 마타도어가 힘을 얻을 여지가 있는 거고요. 성남은 없지만 성녀는 있는 것도 그런 맥락. 무언가 성스러워야 하며 세속적 이해관계로부터 이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순간 그 업계가 가진 서비스업 노동자로서의 특성은 사상될 수밖에 없으며 외로워도 슬퍼도 박봉이어도 나는 안 우는 캔디캔디만이 모범생으로서 인정되는 겁니다. 그래서 돈 많이 받아? 이거 캔디 아니고 이레이저네~ 하면서 몰고 가는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