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중절의 중심 주체는 기혼 가정이고 이건 가정 계획에 따라 대체로 상호 합의 하에 진행된다고 봐야죠. 이 경우는 14주든 24주든 판단 혹은 주저의 기간이 늘어날 뿐이지 결과가 크게 바뀌는 건 아닐 테고.. 오히려 24주까지 질질 끈 부부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출산하자는 선택을 내릴 경향이 더 높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24주로 기간을 늦춘다면 이 혜택은 14주 안에 임신 감지-진단-판단-결정까지의 과정이 다소 난망할 수 있는 미성년자나 저소득 계층 등 미혼모가 될 공산이 큰 이들에게 돌아가겠죠. 뭐 스스로 아닐 거라고 정신승리하다가 이미 10주.. 고민하다가 12주.. 수술비 없어서 여기저기 빌리고 다니느라 13주.. 뭐 이러면 간당간당하죠. 이외의 관련 연구 있다면 보고 싶네요.

참고로 위 짤에서 보이듯 중절 건수는 현격하게 줄었다고 합니다. 출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뭐 과소 추계라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중절 건수가 과거보다 줄면 줄었지 늘 수는 없기는 하죠. 청장년 인구부터가 줄고 피임률이 개선되고 출산률이 하락하고 가정계획이 엄격해지고 미성년자 성애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등등.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저출산 정책 장려와 남아 선호로 인안 여아 선택 중절, 미진한 피임 인식 등으로 인해 유배우부인 중절 경험률이 60%를 넘었던 8090년대보다 중절 건수가 늘었을 리는 없죠.

법적으로 태아는 인간으로 인정을 안 해서 살인죄가 적용이 안 되고 "낙태죄"가 적용이 되거든요. 누가 임산부 폭행해서 유산돼도 가해자는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아요.
태아는 인간이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살인이 아닌데 죄라는 거예요.
이거 자체가 불합리.

게다가 보통은 사람이 자기 몸을 자해를 하든 장기 기증을 하든 자기 권리인데.... 임신중절을 못하게 하는 건 임산부에게는 자기 몸에 대한 권리가 없다, 즉 인간으로서의 권리, 인권이 없다는 건데. 정말 이상하죠.

임신 자체만으로도 그렇지만 출산도 또 따로 더한 고통과 부작용과 건강 악화, 여러 위험이 많은데, 임신기계도 아니고..무조건 낳아라?

그렇다고 국가가 책임을 지거나 충분한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성인이 되기까지 키우는 데 평균 1억이 드는데 경제적 요건도 사회적 요건도 안 따지고... 준비 안 된 사람이 아이를 가지는 것만큼 재앙이 없습니다. 원치 않은 아이라면 더더욱.

고아원에 고아는 넘쳐나고... 일정 나이 되면 나가야 하는데... 명칭만 보기 좋게 바꾸면 뭐할까요. 보육원 나오자마자 방 한 칸이라도 얻는 것도 어렵고, 곧바로 안정적인 직장에 딱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학도 못 가고 바로 생계에 뛰어드는 애들이 대다수인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식으로 겨우 연명하는 인생... 가족도 없고 외롭고.
나는 왜 태어났나 안 낳았으면 더 좋았을 걸 생각하는 괴로운 인생들을 계속해서 대량생산하는 사회는 제대로 된 사회가 아닙니다.

아기를 여자 혼자 만드는 것도 아닌데 남자는 처벌받지 않고 여자만 처벌한단 것도 불합리의 극치.
심지어 남자가 여자랑 헤어진 후 전여친에 대한 보복심리로 낙태를 신고해서 처벌받게 하는 경우도 뉴스에 나온 것만 몇 번을 봤는데 당연히 빙산의 일각이겠죠.

합법화와 기준 확대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