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10/29 17:06:32
Name   당나귀
Subject   이직하려 생각하니 착잡합니다.
지난 일요일, 갑자기 절친에게서 연락이 와서, '내 곁으로 와라' 하며 타 지방(지방 중소도시) 에 있는 좋은 자리를 알선해 주었습니다.
그 직장에서 제가 대체할 분과도 통화해 보니 자리도 좋은거 같습니다.(그분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관둔다고 합니다) 연봉도 대략 계산해 보니 30% (고쳤습니다. 산수가 딸려서 ^^ 잘못계산했네요) 더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너무 가고 싶은데 가기 싫습니다.

일단 가기 싫은 이유는,
지금 사는 이곳 환경이 너무 좋고 지금 여기를 떠나면 다시는 못 올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찡해집니다. 친구가 사는 곳은 환경이 좋은 곳은 아닙니다. 오히려 공해를 약간 걱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분들이 너무 좋습니다. 그분들 배신하는 거 같아서 맘이 힘듭니다. 많이 배우기도 하구요.
여기와서 마음이 여유로와 졌습니다. 예전에는 너무나 일에 치여 힘들게 살다가 이곳에 오니 심적으로는 여유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이 적지는 않은건 반전입니다. 연봉까지 낮추어서 여기 왔는데, 일은 오히려 더 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이직을 하고 싶은 이유는 그 곳이 제 고향 인근이라 혼자계신 아버님을 자주 뵐수 있다는 점과, 지금같은 시기에 연봉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좀전에 갑자기 전화와서, 주말에 면접보러 오라고 합니다.  
이력서 보내달라고 하구요.
집사람과 며칠 고민하다가 점심때 장시간의(?) 통화를 하고서 결정을 했습니다.
저녁때 여기 친구들에게 술한잔 하면서 말하려고 합니다. 갈지 안갈지는 모르겠으나, 미리 말해둬야 친구들이 충격을 덜 받을거 같습니다.

떨어지면 여기가 나를 붙잡는거고, 가게 되면 여기가 인연이 아닌거고.
그냥 될대로 되어라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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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 안 닿을 수도 있으니 얘기하는건 나중에 하심이...
    4
    김피곤씨
    합격 이전에는 외부에 얘기하시는건 미뤄두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3
    지금에 만족하고 계신 것 같지만, 가보면 거기가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현 직장 동료를 배신한다는 생각은 좀 오바같구요..
    솔직히 지금 같은 직장 동료분들은 좋은 자리 나면 안가실까요?
    물론 이직할 곳의 인간관계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30% 증가한 연봉으로 금융치료는 받을 수 있...
    The xian
    이야기를 미리 하시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나 최소한 합격은 하고 이야기 하시는 게 맞다 싶습니다.
    2
    당나귀
    저두 엄청 많이 고민했는데요. 옮기려는 곳 회사가 같은 계열사 이다보니 이력서 넣으면 바로 우리 회사에 통보가 올겁니다. 저는 매년 계약갱신하는 계약직인데, 그걸 장기계약 하도록 도와준 친구들에게는 말해놔야 하지 않을까 했습니다. (장기계약한지 4달 되었어요)
    CONTAXND
    전 직장통보는 미리 좀 이야기를 해두면 통보 타이밍을 조절해주기도 합니다.

    그래도 마음이 편하시려면 말씀하셔도 되죠 뭐...
    배워보자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회사 분위기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회사 창업자로서 공동 창업자에게 상의없이 나가는 수준이 아닌 다음에야 지금 동료분들을 배신한다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될 듯 하네요
    저희같은 월급쟁이들은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좋은 분들이라서 좋은 조건으로 가는 것을 다들 축하해 주실겁니다.
    사실 직장인의 가치는 결국은 연봉으로 증명된다고 생각합니다. 30%라면 낯선 곳으로 가게 될지라도 도전해볼만한 일인것 같습니다.
    당나귀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사람이 크게 반대합니다. (가장 싫어하는 시댁식구가 그동네 살고, 동네가 작고 좁아 아이가 학교졸업할때까지 계속 마주치게 됩니다. / 참고로 집사람은 시부모님께 가장 진심으로 잘하는 며느리입니다. 시부모님이 너무 불쌍하답니다.)
    되어도 참 문제입니다. 저는 머리로는 그냥 무시하며 살자고 하는데, 가슴으로는 쉽지 않겠죠.
    게다가 생각보다 경쟁이 심하던데, 차라리 안되면 내 능력이 딸려서 그런가 보다 반성하면서, 그동안에 제 능력을 키워둬야 할거 같습니다. 또, 지금 사는 이곳이 나를 놔주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하며 차근차근 준비해야겠죠. (이곳 속담에 여기 버리고 나가는 사람은 결국은 망해서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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