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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 14:01:51
Name   당나귀
Subject   푸념..
위에서 (크게 보자면 지주회사쯤? )에서  '뭔' 사업을 하라고 지시가 왔다.  그런데 하라고만 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서 지시한쪽 담당자에게 물어봤다. 하지만 그도 그게 뭔지 몰랐다.  일단 계획서를 보내란다.

계획서를 계속 보내고 빠꾸(=리젝트, 어감을 위해 빠꾸로 쓰겠음.) 먹고 수정하고 빠꾸먹고 컨설턴트보내 수정해서 보내고 또 빠꾸먹고 반년이 지났다.  지난주에 올해말까지 완료하라고 최후 통첩 왔다.  우리쪽 담당자 울면서 사표내고(겨우 달래서 붙잡았다) 우리팀 전부 죽어나고 있다. 나는 겸직으로 내가 하던일도 아닌데 이걸 맡아가지고 후회막심하다. 이거 시킨 부장님이 밉다.
답답해서 타지역 동종업계 유관업체에 전화했는데 비슷한 상황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 되지도 않았는데 위에서 또다른 '뭔가' 사업을 시작할테니 당장 계획서를 내라고 엄포를 놨다.  엄포한 시점이 지난주말인데 이달 말까지 내라고 한다.  앞서 하던 사업 계획 짜는데 반년 걸렸는데 이제는 새 사업을 보름만에 사업 계획을 내라고 한다.  게다가 웃기게도 하라고 하는 사업이 이미 잘하고 있던 일이었다. 이미 하던거랑 겹친다고 위쪽 담당자에게 말하니까 안겹치게 계획서를 올리라고 한다.

슬프게도 위에서 내려보낸 공문에는 내년, 내후현, 그후년, 그후년까지 매년 새로운 사업계획이 얼핏 보였다.  

뭔가 전문 부서면, 최소한 그쪽 전문가스럽겠거니 했는데 안그런가 보다. 사업계획이라는 것을 실무진인 우리가 짜서 높은데 올려보내고, 그중에 잘 된 사업계획서 뽑아서 채택한다고 하는것도 우스운데....  전국에 있는 실무진들의 사업계획이 다 다를 것이고 다른채로 사업이 진행될텐데,  1-2년뒤에 그걸 뽑아서 채택한다고? 그럼 그동안 하던걸 다 갈아엎어버리고 그런다음 높은곳 선정의 모범 답안대로 다시 하라고?
게다가 매년 그런 계획을 주겠다고?  이런 미친...쌍욕이 나왔다.  

뭐가 그리 촉박한가.
뭔가 두려운가?

실무회의 갔다왔는데,  새로운 사업을 맡아서 해야 할 부서장에게 , 그들이 이미 하던거를 새로운 사업으로 시행하자고 위에서 지시하니 , 사업에 참여해 달라고 했다.  절대로 안하겠다고 한다. 다른 부서장들에게 돌아다니며 부탁했는데 다 회의적이다. 부장은 내가 말을 잘못했다며 나무라고 갔다. (회의때 좀 감정적으로 말하기는 했다)
그냥 하는 시늉만 해야겠는데, 내 밑 직원들도 관두겠다는 판에... 그거라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ps : 반말체로 써서 죄송합니다.
반년간 참와왔던게 터졌습니다. 위에대고 소리지르면서 욕하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겠고.  죄송합니다. 그냥 푸념을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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