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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8/20 02:58:15
Name   o happy dagger
Subject   고이아니아 방사능 누출 사고
아래 체르노빌 글이 올라와서 그것과는 조금 다른 방사선 누출 사건에 대한거 이야기를 해 볼까 싶어졌네요.

체르노빌 사건이 나고 1년쯤 후에 브라질 고아이니아 지방에서 방사선 누출 사고가 있었는데, 이 사고는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곳이 아닌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일어난 방사선 누출 사고중 최악의 사고중 하나로 꼽힙니다. 관리가 잘 되었다면 아예 사고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무지와 안전불감증, 그리고 정부의 무책임이 합쳐서 초대형 사고가 일어난 경우예요.

사건의 발단은 브라질 고이아니아 지방의 암전문 병원이 새로운 건물로 옮기게 되면서였어요. 새로운 건물로 옮기면서 암치료기구등을 옛건물에 놓고는 새로운 건물로 이동을 했어요. 옛건물은 원래 철거에 들어가야 했는데 원래 건물주와의 법적인 분쟁탓에 건물을 철거하지 못할뿐 아니라 내부의 기계들을 들어내지도 못하게 법원에서 판결이 났어요. 당시 병원측에서는 이 기계를 병원에 남겨두는게 위험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결때문에 치울수가 없었고, 대신에 경비를 두는것으로 대체가 되었고요. 이 기계들중에는 1977년 구입해서 사용하던 Cs-137 (세슘 137)을 이용해서 방사선 치료를 하던 기계가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세슘-137은 감마선이 나오는 강한 방사선 물질중에 하나로 반감기가 30년 정도 되는 물질이예요.

그러다가 1987년 9월 13일, 당시 경비원들이 감기가 걸렸다는걸 핑계로 무단으로 결근을 했고, 하필이면 이 날 동네에 살던 좀도둑인 호베르투 아우베스와 바그네르 페헤이라가 이 건물에 침입을 해서 뭐 값나가는게 없나하고 뒤지다가 방사선 치료기를 보고는 괜찮아 보여서 분해를 시도합니다. 당시 분해를 전부 한건 아니지만 일부 금속들과 함께, 세슘-137이 들어있던 캡슐부분을 떼어낼 수가 있어서 그걸 가지고 돌아와서 호베르투의 집에 보관을 합니다.

호베르투는 9월 13일부터 18일까지에 거쳐서 집에서 분해를 시도하고, 이 기간동안에 집에 있던 어머니와 세입자와 그 딸, 또다른 세입자와 그 아들 그리고 2명의 다른 세입자들이 방사능에 노출이 됩니다. 호베르투는 9월 18일 마침내 이 캡슐의 분해에 성공을 하고, 그 속에서 푸른 빛이 도는 신비한 가루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푸른빛은 체렌코프 현상으로 생기는 빛입니다. 이 와중에 이들은 구토와 메스꺼움같은 증상을 느끼지만, 그게 방사능 때문이라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근처 병원에 찾아가서 진료를 받는 동안에도 당연히 훔친 캡슐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병원에서는 상한 음식을 먹어서 그런것 같다는 진단을 내리고 처방을 해 줍니다.

호베르투는 이 신기한 가루를 동네 고물상을 하고 있는 데바이르 페헤이라에게 가져가서 25불 정도를 받고 팝니다. 이걸 구입한 데바이르는 이걸 창고에 보관을 하는데 이 기간동안 그가 운영하는 고물상에서 일을 하던 직원 3명과 고물상에 놀러온 동네 아이들 세명이 피폭이 됩니다. 그리고 그는 이 가루중 일부를 집으로 가져가서 아내에게 보여주었을뿐 아니라, 친척들이나 동네친구들에게 조금씩 나눠줍니다.  이게 신기했던 사람들은 이걸 몸이나 얼굴에 바르기도 했었고 데이바르같은 경우에는 이 가루로 반지를 만들어 아내에게 선물을 하려고 생각을 했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여러명의 사람들이 구토, 설사등의 증세로 병원을 찾았고 이들은 전부 열대성 질병으로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았어요. 그 와중에 이 가루를 가져갔던 데이바르의 동생 이보는 가루를 부엌 식탁에 올려두었고, 이걸 가지고 장난을 치던 딸 레이데는 세슘가루가 뭍어있는 손으로 샌드위치를 먹는등 이 방사능 물질을 섭취하기까지 합니다.

9월 28일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은걸 이상하게 여긴 데이바르의 아내가 이 가루중 일부를 가지고 병원에 가서는 이 가루때문에 사람들이 아프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다음날 병원을 방문한 핵물리학자가 이 물질이 세슘-137이라는걸 확인함으로써 방사능 물질 누출이 알려지게 됩니다.

이 결과로 십삼만명 정도가 방사선 노출이 있는지에 대해서 조사가 이뤄졌으며, 그 중에서 250명 정도가 방사선에 노출되었다고 판정되었고, 48명은 심각한 양의 방사선 노출, 그리고 4명이 방사선 피폭으로 사망을 했어요. 사망한 사람들의 경우에 장례를 치르고 매장을 해야 하는데, 이 후 방사선 누출을 우려해서 납과 두꺼운 콘크리트 벽으로 된 무덤에 이들을 매장을 해야 했고요. 당시 체르노빌 사고가 난지 1년 후였기때문에 사람들의 방사능에 대한 공포심이 극에 달해있던 상태여서 이들이 장례를 치르는데도 무척이나 어려웠다고 해요.

그 외 이 지역 전체 건물들의 페인트는 전부 벗겨내지고, 청소하고, 쓰레기들은 따로 모아서 수거하고 방사능이 몸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경우에 소변같은것들도 전부 모아서 따로 폐기를 해야 했습니다. 당연하지만 반감기가 30년인지라 이 폐기물 처리가 된 곳은 앞으로 300년 정도는 놔둬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사고가 확인되고나서 정부의 재빠른 대응으로 신속하게 오염원을 격리하고 제염작업을 하는등 사후처리를 해서, 더 이상 크게 사고가 커지지 않은게 다행이 아닌가 합니다. 이 지역이 주도였던 관계로 인구도 많은 지역인데, 만약에 신속한 사후처리가 없었다면 도시자체가 이후로 급격하게 쇠퇴할 수도 있는 경우가 아니었나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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