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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5/28 13:13:59
Name   싸펑피펑
Subject   5인 자유랭크로 느끼는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8을 치루고 전에 롤 공략글을 홍차넷에 쓴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한 번 더 써보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지금 한 번 써보려구요.
이번에는 공략이라기 보다는, 느낀점?에 가깝습니다.

자유랭크 시스템이 도입되고 나서 친구들이랑 가끔 하기는 했었습니다.
근데, 롤을 함께 하는 고정 멤버 5명의 실력이나 티어가 천차만별이라 상대적으로 높은 티어에 있는 멤버 구성원들은 재미를 크게 못 느꼈죠.
저를 포함 나머지 셋은 다이아2, 다이아5, 플레티넘 1인데 반해, 나머지 두 명은 실버 구간이거든요.

솔로랭크 티어 차이가 심하더라도, 자랭은 특정 기간 동안은 같이 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낮은 티어 2명이 높은 티어의 부캐들과 함께 자랭을 돌리며 최선을 다합니다.
높은 승를로 실버 구간 배치를 실버4-3을 받고 나머지 3명이 본캐로 자랭 배치를 설렁설렁하면 골드2-1을 찍게되고 플레이가 가능하니까요.
물론, 한 달 간의 시간이 지나면 같이 못 하기는 합니다. 같이 연승하여 승리를 챙겨도 높은 티어 3명은 금방 플레를 가고, 낮은 티어 두명은
높아봐야 실버 상위 티어가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캐가 아닌 이상, 함께 게임을 즐기기 힘들기 때문에 상위 티어 3명은 셋이서 자랭을 돌리기로 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자랭을 돌리는 미드정글 듀오를 게임 플레이 중에 만나게 됩니다.
상위 티어 3명은 각각 탑, 원딜, 서폿 유저인데 운 좋게도 미드, 정글을 모스트로 플레이하는 유저를 만난거죠.
우연찮게 합도 잘 맞고, 기존에 저희 쪽에 있던 메인오더와 함께 저희는 팀랭의 재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낯선 이들과 함께 마이크를 키고, 낄낄대며 게임을 즐기게 됩니다.
더불어 낮은 티어 두명과는 자연스럽게 손절(?)합니다만, 우정이 파괴 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충분한 재미 요소를 갖추고 자유랭크를 하다보면, 팀적인 차원에서 '진짜' 리그 오브 레전드가 무엇인지 알게 되더군요.
정말 신세계입니다.

저희는 LCK나 때로는 타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를 보며 팀적인 합이 맞는 게임 내용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체험합니다.
조합에 따른 운영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조합에 따른 한타 페이지에서의 각 포지션 별 역할 등을 배우게 되죠.
메타가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하구요.

프로선수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솔랭과 팀파이트는 다르다고.
네, 정말 이런 의미에서 다르구나 하는걸 많이 느낍니다. 무엇보다 훨씬 재밌고, 긴장감 넘치며 즐겁습니다.

우선 약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티어나 실력 차이가 0에 수렴 할 수록 구성원들이 느끼는 게임 내용은 점점 완성도가 높아져 갑니다.

예를 들어 낮은 티어의 친구들과 자랭을 돌릴 때 느끼는 불편함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서로가 짜증스러워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상황 판단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높은 티어 멤버는 오더를 한다거나, 플레이를 요구하는 입장 즉 능동적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낮은 티어의 플레이어는 수동적으로 임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죠. 오더를 받고, 요구를 수용하는 입장은 게임을 즐기기 어려워집니다.
일종의 갑을과 비슷한 꼴이 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더하고 플레이를 메이킹하는 상대적 상위 티어는 매 번 오더하는데에 있어서 번거롭다 느낍니다.
그렇다면 오더를 받는 입장에서 그 오더를 수행 할 능력이 되느냐 하면 그 또한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서로 솔랭 돌리는 것 이상으로
자랭이 즐겁다고 생각치 않게 되더군요. 관계가 수평적이지 않은 웃기는 일이 발생한다는거죠.
그러나 모두가 능동적일 수 있게 되고 서로 평등(?)해지면 게임의 재미는 몇 배가 됩니다.

서로 의견을 피력하고, 동의가 될 때 플레이로 만들고 때때로 서로의 판단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정말 재밌습니다.
밴픽 단계에서 조합 스타일을 구성하고 우리가 잘하는 조합을 짜며 우리 조합에 방해 되는 픽을 벤 하고 게임 이후의 피드백 등의 재미는
정말정말 게임을 즐겁게 만듭니다. 필요에 따라서 챔피언 풀을 늘리는 연습을 하고, 조합에 따라 한쪽 라인은 희생하는 등의 내용이 게임 시작 전에 합의되는 등 일종의 컨셉을 잡고 플레이 인 한다는 것은 글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기승전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과 비슷하더군요.

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5인이 팀으로 구성되어서 진행 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팀파이트라는 느낌을 받아본 경험이 적습니다.
솔랭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만 생기고, 솔랭은 이렇게 해야 이긴다는 것을 나홀로 학습 할 뿐이었죠.
피드백도 스스로 하고, 기본기를 알아서 쌓아가는 것이 솔랭이라면 자랭은 타인의 시선으로 내 플레이를 바라보는 기회가 생깁니다.
또한, 챔프 하나가 조합 구성과 팀파이트에서 해야되는 역할을 이해한다는 것은 솔랭과는 느낌이 매우 다릅니다.
멤버 한 명이 게임 내적으로 실수가 많고 똥을 싸도 어차피 그 똥이 우리 모두의 똥이라는 합의가 전제 됩니다.
아주 어려운일이지요. 하지만 가능해지면, 아닛?! 롤에 민주주의가?! 라는 약간의 개그적 요소도 찾아볼 수가 있구요.
사실 자랭이라 함은 시즌이 끝날 때 솔랭과 자랭 모두 골드 이상이면 추가 보상이 있다는 메리트에 그저 골드 정도 올려놓으면 되는 보상을 위한 부가적 요소에 불과했습니다만 지금은 더 중요해졌달까요. 그런 것 같습니다.

다섯명이 합의하는 챔프 별 티어정리도 가능해집니다. 이건 1티어고, 조합은 이러하니 꼭 1티어가 아니라 2티어 중에 픽해도 조합의 컨셉을 살릴 수 있어 무방하고,
조합이 이러하니 스펠은 이렇게 짜고, 정글의 동선은 이렇게 잡으며 라인별 라인 운영은 이러한 방향을 지향하고 등등.
재미요소 중 또 하나는 10명이 만족하는 게임이 나오면 스크림도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어느 쪽이 승리 또는 패배하던지 간에 게임 내적으로 서로가 만족스럽다면 친추를 통해 사용자설정 게임에서 밴픽 1페이지, 2페이지를 사용해가며 더욱 더 전략적이고 더욱 더 색깔 있는 게임이 가능해집니다. 그 때는 닉네임 조회로 각 라이너들이 애용하는 챔프, 고승률 챔프, 상대팀 멤버들이 자주 하는 조합 구성등을 파악해가며 더 적극적으로 게임 내용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그 때는 리그포인트 등과는 별개로 뭔가 또 다른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정도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오히려 랭크게임 보다 더 승리에 대한 욕심이 커지기도 하지요.
자유랭크는 도장깨기의 형식이 조금 섞입니다.
5인파티가 큐를 잡으면 5인파티가 잡힐 확률도 커지고, 연승 할 수록 MMR이 높은 파티가 상대로 잡힙니다.

자랭을 하다보면 포효 하는 일이 많습니다.
솔킬이 나오면 괴성을 지르고, 한타를 이기면 더 큰 괴성을 지르구요.
승리하면 또 다시 괴성을 지르고 기분좋으면 익일 번개 까지 진행됩니다.
저희는 격전이 열리면 토너먼트에 참석 할 계획도 있습니다.

글을 쓰고보니 맨날 롤만 하는 사람들 같은데, 저희는 매 주 금요일에만 롤을 합니다.
다 모이면 자유랭크, 못 모이면 솔랭을 하구요.

멤버별 티어는 다이아2(탑-글쓴이), 다이아5(서포터-메인오더), 다이아5(정글-블루내꺼), 플레티넘1(원딜-지독한 캐리병), 플레티넘3(미드-반반전문가) 입니다. 저희는 자랭 티어 플레 1-3에 있구요, 다이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홍차넷 유저분들도 기회가 생기신다면 한 번 즐겨보세요. 진정한 롤의 묘미는 거기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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