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4/30 17:20:31
Name   싸펑피펑
Subject   여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싸펑피펑입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실 것 같아요.
이 양반 결정 참 빠르네.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의견을 구하는 과정에서 유저분들 사이에서 약간의 언쟁도 오가셔서 죄송한 마음도 들어요.
이러나 저러나,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답글을 달아주신 분, 아닌 분도 계신데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전 말 그대로 의견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좀 당혹스러운 면도 없지않았습니다만, 저는 의견을 구한 기존의 입장에 충실하고 싶더군요.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하루 사이 많은 댓글이 달리고 저에게 사과 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전 괜찮습니다.
흔쾌히 주저없이, 사과를 건네셔서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모든 의견이 제게 생각의 여지, 그리고 좀 더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주셨다는 점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에게는 홍차넷 유저분들에게 의견을 구한 것이 마지노선이었습니다.
전 이미 선택의 갈림길에 있었고, 홍차넷에 글을 쓰기 이전에도 이미 여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기 이전, 그리고 이후의 대한 얘기를 간략히 전하고 싶습니다.

제 글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고, 댓글도 정말 수십 번은 읽은 것 같아요.
글을 읽다보니 제 입장에서 전달 된 글이라 확실히 다방면의 생각과 입장의 해석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구요.
또한 읽으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정보가 제한적이기도 하지요.
그런 것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글 쓰지도 않았을거에요. 무엇보다, 저는 간절했습니다.
나도 행복하고, 여자친구도 행복한 그런 해결 방법이요.
하지만 결국 우리 둘 모두 방법을 찾지 못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동시에 홀가분 합니다.

헤어짐이 저의 선택이고 그녀는 지금 이대로 본인이 참고 견디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이니까요.
적어도 그녀에게는 곁에서 제가 계속 대화를 시도하는 것 조차도 고통이었을겁니다.

여자친구와 저는 4살 터울입니다.
저는 17살에 집을 나와 주방에서 일을 했었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방 생활이 참 군대와 닮은 점이 많아요.
욕도 참 많이 먹고, 스스로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도 많았습니다. 17살이라는 나이에 그 생활을 견디는게 쉽지않았거든요.
그로부터 현재 11년이 지났습니다. 주방에서 번 돈으로 독일로 유학을 갔습니다. 중간에 군 문제로 입국해서 군생활을 마치고,
졸업도 하고 현재는 직장인이네요. 저는 지역의 작은 NGO에서 일합니다. 전공이랑은 정반대라면 정반대네요.

그 동안 몇 번 연애를 하고, 헤어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는 그 동안 쌓고 또 지나쳐온 인간관계 속에서 제가 배운 모든 것들을 쏟아부었어요.
좀 더 성숙한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그녀에게 힘이 되고 싶었구요.
제가 나이가 많기도 하고, 그런 저에게 여자친구가 많이 기댔거든요.

X는 여자친구와 동기이고, 알고 지낸지 만 5년 정도 된 사람이에요.
제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시간이 지나며 더 심각하게 여기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5년간 X는 지속적으로 여자친구에게 성적 발언을 해왔다고 해요.
여자친구가 거부 의사를 전혀 표현 못한건 아니지만, 자기가 생각해도 강력히 요구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더라구요.
여자친구가 큰 맘 먹고 다이어트 하기 전 부터 그랬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복학 하자마자 문제는 저 스스로 심각하다 여길 정도로 진전되었구요.
다이어트에 성공하자, 희롱과 추행은 더 강도가 세졌다. 라는게 제게는 심각했습니다.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제게는 그녀가 다이어트에 성공하자 강도가 세졌다는 사실 자체도 상당한 불안감 그리고 위협적으로 느껴졌어요.
X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럴까. 여자친구는 X가 옆구리를 주무른 그 날 울었습니다. 제게도 상처더군요.
여자친구의 친구들은 남녀 불문하고 X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건 중요하지않다고 생각했어요.
1차적으로 여자친구는 스스로를 지켜야하지않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지인들도 그녀를 도울 수 있으니까요.

X는 여자친구가 있고, 저는 X를 만난적이 있습니다. 신체발언을 그가 지속 할 때 여자친구에게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불러달라 부탁했습니다.
적어도 여자친구에게 저라는 보호자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그가 멈출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뭘 좋아하느냐, 군 전역 한지 얼마 안 되었다길래 힘들었을텐데 고생많았다, 가벼운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멈추지않더군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만나보겠다는 제안을 여자친구에게 했습니다. 결사반대하더군요.

제 의견에 반대 입장이신 분들도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제게는 기본적인 예의의 기준이란 것이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함부로 타인의 몸에 손대라고는 배운적이 없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었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패했네요.

여자친구가 헤어지자는 저의 말에 두 시간 가량을 울기만 했습니다.
오빠는 나의 세상인데, 그렇게 못 한다 그런 말을 하더군요.
왜 X 때문에 헤어져야 하느냐. 오열을 해서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저도 마음이 찢어지는데 어떻게 합니까.
저도 인간이고, 일상생활이 안 될 만큼 불안하고 그래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니 머리가 깨지는데.
사람다운 일상을 되찾고 싶더군요.

그녀와 이 문제는 사실, 이 전 글도 그렇고 지금의 글도 그렇고 사실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는 와중에 피로감이 몰려오네요.

여하튼, 많은 의견과 조언 그리고 위로에 감사드립니다.
전 괜찮습니다.
한 유저 분의 말씀대로 저는 젊고, 아직 어려서 살아갈 날이 더 많습니다.
행복한 날을 만들 기회가 제게는 아직 많다는 얘기겠지요.

감사합니다. 저의 칭얼거림은 이제 종지부를 찍게되었습니다.
앞으론 좀 더 쾌활하고 즐거운 글 종종 쓰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유저분들에게 행복한 나날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3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498 1
    15990 정치중국몽, 셰셰, 코스피, 그리고 슈카 6 + meson 26/01/29 233 4
    15989 IT/컴퓨터램 헤는 밤. 28 + joel 26/01/29 511 25
    15988 문화/예술[사진]의 생명력, ‘안정’을 넘어 ‘긴장’으로 8 사슴도치 26/01/28 311 17
    15987 IT/컴퓨터문법 클리닉 만들었습니다. 7 큐리스 26/01/27 461 15
    15986 게임엔드필드 간단 감상 2 당근매니아 26/01/26 471 0
    15983 스포츠2026년 월드컵 우승국//대한민국 예상 순위(라운드) 맞추기 관련 글 6 Mandarin 26/01/26 280 0
    15982 오프모임2월 14일 신년회+설맞이 낮술모임 (마감 + 추가모집 있나?없나?) 16 Groot 26/01/26 603 3
    15981 정치이재명에게 실망(?)했습니다. 8 닭장군 26/01/25 894 0
    15980 IT/컴퓨터타롯 감성의 스피킹 연습사이트를 만들었어요 ㅎㅎ 4 큐리스 26/01/25 343 0
    15979 정치민주당-조국당 합당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14 Picard 26/01/23 822 0
    15978 오프모임1/23 (금) 용산 또는 서울역 저녁 모임 8 kaestro 26/01/23 634 1
    15977 스포츠[MLB] 코디 벨린저 5년 16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6/01/22 276 0
    15976 정치한덕수 4천자 양형 사유 AI 시각화 11 명동의밤 26/01/21 1109 11
    15974 오프모임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하실 분? 20 트린 26/01/20 819 5
    15973 도서/문학용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테니까 7 kaestro 26/01/19 965 9
    15971 꿀팁/강좌나노바나나 프롬프트 - 걸리버 소인국 스타일 음식 이미지 3 토비 26/01/17 686 1
    15970 의료/건강혈당 스파이크란 무엇일까? 12 레이미드 26/01/17 956 2
    15969 꿀팁/강좌나노바나나 프롬프트 - 책 위에서 음식 만드는 이미지 11 토비 26/01/16 760 4
    15968 오프모임1/29 (목) 신촌 오프라인 모임 16 dolmusa 26/01/15 893 7
    15966 역사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사형 구형 논고문 13 과학상자 26/01/14 1272 4
    15965 경제서울시 준공영제 버스원가 개략적 설명 24 루루얍 26/01/13 1170 21
    15964 일상/생각초보 팀장 표류기 - 실수가 아니었다고 11 kaestro 26/01/13 851 9
    15963 일상/생각초보 팀장 표류기 - 나를 팀장으로 부른다고? 5 kaestro 26/01/12 773 3
    15962 방송/연예2025 걸그룹 6/6 6 헬리제의우울 26/01/11 642 1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