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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4/19 18:59:30 |
Name | 우주견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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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서부 해안 연대기와 표지 낚시 |
첫번째 이야기인 기프트를 출간되자마지 읽고 나서는 새로운 직장과 넘쳐나는 미디어 매체의 홍수에 잠겨 책을 완전히 놓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너무 이른 시간에 울려버린 알람에 도로 잠들어 버리듯, 작년 르 귄 여사님의 부고 소식을 접히고 일년이 넘어서야 서부 해안 연대기를 기억해냈습니다. 이야기는 르 귄을 아시는 분이라면 쉽게 떠올릴법한 너무나 르 귄스러운 전계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라곤이 펠렌노르에서 죽은 자들을 이끌고 어둠의 군대를 쓸어버리는 것 같은 정의로운 힘에 의한 영웅적인 승리를 기대했다면 서부 해안 연대기는 실망스러운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르 귄 스러움이 이 작품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이 분의 소설은 언제나 낭만적이면서 너무나 현실적인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잔인한 결말을 그린 영화 향수같은 이미지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소설을 읽고나서 전 소설 그 자체가 아닌 장르 문화가 유통되고 소비되는 행태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국내판 표지만 보면 장면마다 뭔가 엄청난 것을 보여줄 것 같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표지에 혹해서, 3대 어쩌고하는 타이틀에 혹해서 책을 접했을 독자들을 기만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활자 매체건 게임이건, 우리나라에선 장르 문화는 항상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이 발라져서 나오는게 안타깝습니다. 르 귄의 작품처럼 2차 창작물이라는게 거의 생산되지 않는 작품에선 특히나요. 출판업도 돈 벌자고 하는 일이지만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떤 까닭일까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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