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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3/06 16:51:35수정됨
Name   droysen
Subject   역사를 주제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
제가 예전에 독일대학원에서의 경험을 정리한 일기 글들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1년도 넘은 글이네요! 다시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독일에서 독일 근현대사를 전공하고 있는 박사과정생입니다. 박사논문을 쓰면서 근대사면 근대사고 현대사면 현대사지 근현대사라고 애매하게 밝히는 이유는, 제가 독일사 중에서도 시대적으로는 바이마르 공화국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1919년부터 1933년까지의 시기이기 때문에, 독일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시기를 근대사로 봐야할지 현대사로 봐야할지 의견이 나뉩니다 (분명한건 교수님들이 대학교 다니실 시절에는 현대사로 배우셨...).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더 이상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는 박사과정이 시작되자, 박사논문 작성에 집중하지 않는 여가시간을 어떻게 선용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독일 대학에서 배운 내용들 중에서, 역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흥미를 느낄만 하고 역사적 의미도 있을 만한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야심차게 영상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더라구요. 첫 영상의 주제는 "히틀러는 과연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을까?"로 잡았는데, 영상을 만들다보니 제가 특정한 역사적 주제를 가지고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이들에게 길게 이야기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원고를 쓰는 과정에서부터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어느 부분은 꼭 말해야 하고 어느 부분은 과감하게 빼도 되는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잠깐 신경쓰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원고가 길어져서, 10분에서 15분 남짓의 영상에 담을 만한 내용으로 원고를 축약하는데 힘이 들었습니다.

원고를 작성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영상'을 통해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것 역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 동안 말과 글을 통해서만 해왔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면서 매일매일 영상매체를 접하지만, 영상을 직접 생산한다는 것은 생전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영상매체가 가지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긴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채널의 이름을 뭘로 정할까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논문이나 장문의 글에 제목을 짓는 것도 글에게 이름을 부여하는 행위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저는 이것 외에는 어떠한 이름을 지어본 경험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어떤 이름을 지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간단하게, 위에서도 언급한, 영상을 만들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나 외국에서 공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제가 이곳에서 배운 바를 이런 식으로라도 나눈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함께하는 서양사"라는 채널 이름을 골랐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일주일 넘게 씨름하면서 만들어낸 첫 영상을 여기 시간으로 어제 새벽에 업로드했습니다. 나름대로 뿌듯했습니다. 과하지 않은 홍보는 괜찮다고 하셔서, 영상을 올려봅니다. 처음 만들어보는거라, 이런저런 피드백을 해주신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새겨듣겠습니다!

https://youtu.be/bH8ohiB8m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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