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6/26 20:37:04
Name   삼성갤팔지금못씀
Subject   열려가는 사회
요즘 제주 난민 문제가 온라인 토론 게시판에서는 가장 핫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난민, 다문화 가정, 새터민 등에 대한 주제들을 접할 때 마다 생각나는 최진기씨의 통일 관련 강연이 있습니다.

그 강의에서 최진기씨가 이런 요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북한 사람들과 우리는 이미 너무 다르다고요.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우리는 한민족이니까 통일해야한다'고 하고, 새터민들을 1일 교사로 통일 수업에 투입해서 동질성을 느끼게 만드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새터민을 보면서 '와~ 우리랑 엄청 다른 사람이네'라고 생각한다고요.

또한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로 최진기씨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동갑인 북한 사람과 미국 사람을 만난다면 북한 사람과는 공유하는 것이 많아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나 미국 사람과 친구가 되려면 오래 걸릴 것이지만,
지금의 초중고등학생은 동갑인 북한 사람과 미국 사람을 만났을 때 미국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 훨씬 더 많아 미국 사람과 친구가 되기 훨씬 쉬울 것이라 주장합니다.

'다문화'와 관련하여 이야기 할 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쉽게 간과하는 것이 초중고 기초교육의 중요성이 아닐까 합니다.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 신호등은 빨간 불일 때는 건너면 안 된다는 것, 신호등을 건널 때는 좌우를 보고 건너야 한다는 것,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는 것, 학교에는 늦지 않게 나와야 한다는 것 등등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러한 것들은 사실 우리가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12년이라는 기초 교육 과정을 거쳐 주입 받은 것이거든요.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하는데 그리고 그 사회가 그 사람을 포용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문제가 크냐/작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이요.)

우리 사회는 여러모로 열린 사회를 향해 열려가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고, 우리나라에 장기간 거주하고 있는 다른 문화 배경의 사람들이 이제는 굉장히 많습니다.
제주 난민, 새터민 등 자극적인 소재가 아닐지라도
우리 사회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회 구성원들이 우리 사회에는 이미 많이 생겼습니다.

(예를 들자면,
다른 피부색을 가진 100% 한국인 - 대표적으로 모델 한현민씨 - 라거나,
같은 피부색을 가진 한국말 잘 못하는 100% 외국인 - 헨리 - 라거나,
다른 피부색을 가진 100% 외국인이지만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 - 알베르토 - 등등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동질한 문화적, 경험적 배경으로 성문화되지 않았지만 불문적으로 이루어지고 공감되었던 일들이
앞으로는 도전받고 검증당하고 언젠가는 사라지게 되겠지요.

우리 사회는 이러한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전 비관적으로 보진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보지도 못 하겠습니다.
아마 20년 뒤부터 그 뒤로 저 죽을 때 까지는 한국 사회의 핵심 이슈로서 자리잡아 많은 사회 현상들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네요.



7
  • 사회변동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278 일상/생각소개팅 조언좀 해주세요. 7 HKboY 18/09/26 5757 0
8259 일상/생각갑옷 6 알료사 18/09/21 5281 10
8240 일상/생각레쓰비 한 캔 5 nickyo 18/09/17 6027 31
8238 일상/생각좋아요가 싫어요 4 Carl Barker 18/09/16 6303 13
8235 일상/생각냉동실의 개미 4 우분투 18/09/16 5916 15
8231 일상/생각글을 쓰는 습관 4 호타루 18/09/15 5804 8
8227 일상/생각닉네임 이야기 11 소라게 18/09/14 7665 19
8213 일상/생각10년의 서사. 4 모기토끼소년 18/09/12 4462 4
8210 일상/생각아침밥 6 자력구제 18/09/12 5111 1
8202 일상/생각버릇 - 예전 여자친구에게 지적 받던. 15 인간실격 18/09/11 5523 1
8199 일상/생각고1때, 그 남자. 5 알료사 18/09/10 5374 23
8195 일상/생각' 17 18/09/10 7193 1
8180 일상/생각가입하고 쓰는 첫글. 자유로운 머리에 8 꿈점 18/09/08 4932 0
8170 일상/생각Z4 사고 3개월 4천키로 타고난 뒤 후기 10 신문안사요 18/09/05 5776 8
8167 일상/생각아이의 자전거타기 7 풀잎 18/09/04 4680 4
8155 일상/생각미지와의 조우 2 Cascade 18/09/01 4345 0
8149 일상/생각입방뇨를 허하기로 했다 8 매일이수수께끼상자 18/08/31 6427 7
8133 일상/생각휴대폰 구매 보고서(feat. 신도림) 15 mmOmm 18/08/29 8749 0
8131 일상/생각핀트 어긋난 대화를 하는 사람은 대체 왜 그런 걸까요. 46 라밤바바밤바 18/08/28 11503 3
8112 일상/생각여름의 에테르 5 2 futile devices 18/08/25 5476 9
8107 일상/생각살면서 겪었던 무서웠던 경험들 9 swear 18/08/24 5884 2
8099 일상/생각[불판] 19호 태풍 관련 기상 불판 40 알겠슘돠 18/08/23 6055 0
8092 일상/생각스타벅스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6 태정이 18/08/22 5170 4
8090 일상/생각두번째 책을 만들며... 10 커피최고 18/08/22 5992 18
8075 일상/생각나는 술이 싫다 5 nickyo 18/08/18 5736 2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