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4/04 03:25:40
Name   Erzenico
Subject   [번외] Antonio Carlos Jobim - 브라질이 사랑한 아저씨
Antônio Carlos Brasileiro de Almeida "Tom" Jobim은 보사노바 스타일을 창조해 낸 장본인이자
여러 미국 아티스트와 교류하며 자신의 곡들을 재즈 스탠다드에 혼입시킨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수식어에 앞서 그는 브라질이 사랑한 작곡가이자 연주자로 기억에 남을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의 개막식에서도 우리는 그의 흔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통"과 "비니시우스" 역시 조빙과 그의 영원한 파트너 작사가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에서 따온 이름이었죠.


YouTube에 직접 방문해야 재생 가능한 영상입니다.
농담처럼 하는 말로 브라질 국민이 국가는 몰라도 이 노래는 안다고 하는, Garota de Ipanema. 떼창에서 소름...


1927년 리우 데 자네이루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안토니우는 아주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이파네마 해변의 집에서 살게 되었으며, 그가 8살 때 어머니가 재혼하여 새아버지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새아버지는 보통 한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스테레오 타입과는 달리 피아노를 사주고 안토니우의 꿈을 물심양면으로 응원하였고 안토니우 역시 그의 기대에 부응하듯 연주자로서, 작곡가로서 조금씩 명성을 얻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전국구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시인이자 작사가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 Vinicius di Moraes]와 만나고
1956년 연극 Orfeu da Conceição을 위한 음악을 만든 뒤였으며, 이 명성에 힘입어 1959년 영화 Orfeu Negro의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그 이름을 세계로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 Orfeu Negro에 실린 음악 중 여러 곡이 히트곡이 되었습니다만,
여기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A Felicidade를 들어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행복'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곡은 그것의 유한함과 찰나를 노래한다.

이후의 이야기는 일전 보사노바 장르를 개략적으로 소개한 글 에서 다루었듯이, 기타리스트 주앙 지우베르투와 함께 스탄 게츠와 만나서 재즈 역사에 남을 앨범 Getz/Gilberto에 피아노 연주와 작곡으로 활약하였습니다. 이 앨범에 실린 그의 곡은 총 6곡인데, 그 중 조금 밝은 분위기의 곡 Só Danço Samba를 함께 들어보시죠.


우리는 다른 춤은 시시하거나 잘 몰라서 오직 삼바만 춘다!는, 아주 단순한 내용의 가사.

그는 이후 버브, 워너 브라더스, A&M 등 많은 음반사들과 계약하며 많은 레코딩 기회를 얻었고 그 와중에는 프랭크 시내트라, 엘라 피츠제럴드 같은 재즈계의 보석같은 목소리와 함께 협연을 펼친 음반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연주자로서 보다는 작곡가로 더욱 의식하고 순회공연보다는 레코딩에 더욱 집중했기 때문에 이 시기에 또다른 걸작인 'Wave'(1967)와 'TIde'(1970) 음반을 발매하게 되는데요, 조금 더 큰 편성의 밴드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오케스트레이션 하는 시도를 통해 보사노바를 브라질리언 클래식으로 위치시킨 음악적 가치가 매우 큰 음반들이라고 평가합니다. 그 중에서도 아주 아름다운 곡 Batidinha를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바다 위를 달리는 기린의 그림자 같이 보이는 강렬한 재킷이 인상적인 앨범.

1980년대에는 전자음악과 락 요소가 가미된 MPB의 흐름에도 쫓아가는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도전에 인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90년대 초에도 미국에서 공연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조빙은 94년 방광암 합병증으로 발생한 폐 색전증으로 사망하였고 유해는 그가 사랑하는 고향 리우로 돌아와 잠들었습니다.

그의 주옥같은 보사노바 명곡들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재즈 연주자들에게 사랑받는 곡이 되었으며 언뜻 재즈의 메인스트림과는 별개인 것처럼 보이는 그의 작곡 스타일 역시 미국/유럽의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등 재즈의 역사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기에 그의 작품들은 어떤 곡들이 있고 서로 다른 스타일로 어떻게 커버되었는지 찾아서 들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되리라 생각합니다.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71 음악[번외] Charlie Parker & Dizzy Gillespie - 같은 듯 많이 다른 비밥의 개척자들 2 Erzenico 17/09/13 3882 7
    6357 음악[번외] Miles Davis & Sonny Rollins - 비밥의 전성기를 뚫고 나온 최고의 리더와 최고의 솔로이스트 5 Erzenico 17/09/30 3662 3
    6500 음악[번외] Red Garland & Paul Chambers & Philly Joe Jones - 비밥의 뼈대를 구축한 사람들 Erzenico 17/11/01 3452 8
    6548 음악Cool Jazz - 그대여, 그 쿨몽둥이는 내려놓아요. 4 Erzenico 17/11/07 3740 7
    6588 음악[뜬금 없는 번외] Fred Hersch Erzenico 17/11/14 3405 2
    6612 음악[번외] Chet Baker - Let's Get Lost 8 Erzenico 17/11/18 4517 5
    8181 음악[Music Letter vol.1] Autumn in Seoul Erzenico 18/09/08 4847 4
    6648 음악[번외] Paul Desmond & Dave Brubeck - Take Five 4 Erzenico 17/11/25 4360 3
    6664 음악Hard Bop - 딱딱한 밥이 아니에요 2 Erzenico 17/11/28 6797 10
    6688 음악[번외] Blue Note Records - Past, Present and Future of Jazz 3 Erzenico 17/12/01 4442 5
    6694 정치입법부의 구성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12 Erzenico 17/12/02 3320 0
    6716 음악[번외] Jazz For Christmas Time -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를 중심으로 (1) 8 Erzenico 17/12/06 5475 6
    6742 음악[번외] Jazz For Christmas Time -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를 중심으로 (2) 4 Erzenico 17/12/08 3943 4
    6753 음악[번외] Jazz For Christmas Time -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를 중심으로 (3) 4 Erzenico 17/12/11 3877 3
    6831 의료/건강완벽한 보건의료제도는 없다 ('완벽한 보건의료제도를 찾아서'를 읽고) 17 Erzenico 17/12/26 6744 25
    6836 IT/컴퓨터MS Classic IntelliMouse 간단 사용기 18 Erzenico 17/12/27 9530 0
    6927 음악[번외] Kenny Burrell And Grant Green - Genius of Jazz Guitar Erzenico 18/01/11 3575 4
    6937 창작돌아본 나 28 Erzenico 18/01/13 3942 6
    6998 음악Modal Jazz - 지적인 당신은 너무 멋져요 6 Erzenico 18/01/25 4399 11
    7057 음악[번외] Bill Evans (1) - Very Early 6 Erzenico 18/02/06 3489 7
    7097 음악[번외] Bill Evans (2) - Portrait In Jazz 4 Erzenico 18/02/12 3515 4
    7268 일상/생각해무(海霧) 2 Erzenico 18/03/23 3804 6
    7274 오프모임서울, 오늘(24일 토요일) 저녁 한가하신 분?! 43 Erzenico 18/03/24 4617 4
    7330 음악[번외] Antonio Carlos Jobim - 브라질이 사랑한 아저씨 2 Erzenico 18/04/04 3768 4
    7366 오프모임극초단타 한번 가봅니다...오늘 PM 1:00~2:00 냉면 ㄱ 하실분? 29 Erzenico 18/04/11 3788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