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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1/03 16:09:12
Name   tannenbaum
Subject   사투리
옆동네에 경상도 남성은 왜 사투리를 고치지 않는가 주제로 핫하네요. 뭐... 그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구요. 전라도 사람은 사투리 금방 고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테지요. 요즘세상에 단어는 다 표준어를 쓰고 있고 억양에서 지역별 차이를 보이는데 타지방보다 경상도가 진폭이 커서 더 고치기 어려운게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글고 무담시 고쳐라 고쳐라 해쌌는지 몰것어요. 걍 쓰믄되제. 안그요?

여튼간에 20세기에는 전라도를 떠나 타지방에 취업하는 호남 사람들은 표준어를 쓰도록 강제 받았던 건 사실입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이 만들어 놓은 전라도 빨갱이론과 뒤통수론 때문에요. 몇몇 대기업에서 호남출신 안 뽑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일반 시민들도 호남 사람들에 대한 교육된 편견이 남아 있던 시절.... 호남사람들은 누구보다 빨리 고향을 세탁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99년 취업을 했을 때 제 입사동기 중 호남 사람은 저 한명이었습니다. 수도권과 경상도 출신이 80프로 정도 충청강원제주도가 20프로 정도.... 더 재미 있는 건 제가 4년만에 입사한 전라도 출신이었던거지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회사는 전남 여천에 핵심공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무실이던 회식자리던 경상도 사투리가 가득했지만 전 서울말을 썼습니다. 제가 광주 출신인거 다 알지만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 안될 것 같은 압박감이 장난 아니었거든요. 신입 초기에 있던 일입니다. 회식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광주 사투리가 잠깐 나왔습니다. 그러자 3년차 선배였던 대구놈이 그러더군요.

[빨갱이 티내냐?]

그러자 그자리의 사람들이 박장대소를 하며 웃더군요. 광주 사투리 더 해보라면서 말이죠. 취기가 올라왔던 저는 말씀이 너무 심한거 아니냐 항의를 했지요. 그러자 그 대구놈은 농담인데 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냐며 비웃더군요.

[저동네 사람들은 피해의식이 너무 심해. 좀 버릴 줄도 알아야지]

유창한 대구사투리로 그리 말하는데 면상에 찌개냄비를 던져버리고 싶더군요. 더 참담했던 건 같이 있던 다른 경상도, 서울, 충정도 사람들이었습니다. 누구하나 그 선배에게 지적은 커녕 같이 웃고 있던..... 친하게 지내던 서울출신 제 동기조차도 그냥 대리님 장난이니까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말라했으니 말 다했죠.

긍까... 전라도 사람들이 쉽게 사투리 쿠세를 고쳤던 이유 중 하나는 출신 하나만으로 받던 차별과 멸시도 있다는거지요. 물론 20세기에요. 타지역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은 고향말 빨리 고치는 걸 보고 박쥐 같다고 욕하기도 하는데 그 시절엔 생존전략 중 필수였기 때문이었다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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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쟈민
    호남 차별을 그렇게 하는데 사투리를 안 고칠 수가 있나요..

    본문이나 옆동네 논쟁과는 별개로 그 기사에 이 지도 너무 우꼈.... MB 태생...
    6
    tannenbaum
    저도요.

    빵 터졌어요.

    빵 얘기 하니 빵 먹고 싶네요 갑자기....
    Dr.Pepper
    사실 불과 2~30년전만해도 영남방언은 권력의 상징, 호남방언은 차별의 상징이긴 했죠.
    적어도 영남권에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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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태생부터 서울이라 지역 감정에 대해 정말 무념무감이라 할 수 있는데(때로 이런 게 지방분들에게 더 복장 터지는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ㅋㅋ) 친지들 모임 같은 데 가보면 아직 전통적인 문화가 공고한지라 어르신들의 지역감정 같은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제 친가는 구 화성군에서 일가 꾸린 사람들이라 충청에 인접한 경기 남부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느 분은 '전라도 것들은 영악하고 잇속을 잘 차려서 가까이 했다가는 통수 맞는다'는 레퍼토리를 만날 때마다 주워섬기시는데, 그러면서도 자신의 경상도 출신 남편을 두고 '경상도도 마찬... 더 보기
    저는 태생부터 서울이라 지역 감정에 대해 정말 무념무감이라 할 수 있는데(때로 이런 게 지방분들에게 더 복장 터지는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ㅋㅋ) 친지들 모임 같은 데 가보면 아직 전통적인 문화가 공고한지라 어르신들의 지역감정 같은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제 친가는 구 화성군에서 일가 꾸린 사람들이라 충청에 인접한 경기 남부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느 분은 '전라도 것들은 영악하고 잇속을 잘 차려서 가까이 했다가는 통수 맞는다'는 레퍼토리를 만날 때마다 주워섬기시는데, 그러면서도 자신의 경상도 출신 남편을 두고 '경상도도 마찬가지야 저런 벽창호들 어휴 교양도 없고..'라고 호박씨를 까죠. 또 다른 분은 아내가 충청도 출신인데 '이 사람도 그렇고 처가도 그렇고 다들 멍청도라 멍청해 ㅋㅋㅋ'라고 다같이 있는 자리에서 맨날 까고 ㅋㅋ 그런 농담 따먹기 식 지역 타작을 가만 듣다보면 이분들의 기저에 자리잡은 '경기도 양반 가문 정체성'을 읽어낼 수 있죠. 우리는 한양 가까이 자리 잡은 지체 높은 뼈대 있는 가문 사람들이니까 사투리 쓰는 시골 천것들하고는 격이 다르다는 마인드 ㅋㅋㅋ 그런 걸 느낄 때마다 참 노인네들 웃기게도 산다 싶고요 ㅋㅋ 어차피 거슬러 올라가 따져보면 대개 노비 집안이긴 매한가지인데 ㅋㅋ
    tannenbaum
    찾으려니 자료를 못 찾겠네요.
    현재 각 집안마다 가지고 있는 족보의 80%는 가짜거나 돈주고 산거라고.....
    구밀복검
    네 뭐 정확한 위조율이야 찾기 나름 추정하기 나름이겠지만 한일합방 직전 통계를 보더라도 양반 인구가 1.9% 밖에 안 된다고 하죠. 그나마도 조선 중기보다 양반 비율이 올라간 거니까 진짜 뼈대 있는 양반 출신은 1% 미만이겠죠. 그러니 나머지는 다 사짜 족보란 거고 ㅋㅋ
    벤쟈민
    조선 후기에는 양반이 70퍼센트.. 아니었나요. 다 족보를 사서 신분제가 무너졌다는.. 그리고 갑오개혁? 때 신분제는 공식적으로는 폐지되었습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istory&no=7124

    여기 가면 잘 설명 되어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625 전까지만 해도 계급이란 관념은 여전히 존재했고(당장 일제 강점기에도 노비 해방 운동이 ㅋ), 절대 족보만 가지고는 양반 행세를 할 수가 없었죠. 당시만 해도 서류가 아닌 '면대면'으로 상호의 존재와 실체를 확인하고 신분을 입증하던 시절이어서 종친회와 같은 '양반 네트워크'에 들어가지 못하면 자칭 양반이었을 뿐이라.
    벤쟈민
    이런 기초적인 것에도 교과서를 믿으면 안된다니.. 털썩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의 문제였군요. 뭐가 어떻게 되는거야 ㅠㅠ
    ㅋㅋ 00년대 초까지 과학 교과서에도 '산성체질론' 같은 유사과학을 당당히 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혹은 교과서가 개편되었다고 해도 과거에 그와 같은 개념이 서술되어 있던 흔적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기 마련이었기에 현장 교사들이 종래에 익히 접해온 기존 통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서 그에 덧붙여주는 식으로 낭설이 유지되기도 했지요. 이외에도 많죠. 백제의 요서경략설이나..
    벤쟈민
    몸이 산성이 되면 안 된다 이런 것을 말씀이신가요.. 요서경락설은 백제의 근초고왕 시절 요서 진출(?) 말씀이시죠?

    혀의 부위마다 느끼는 맛이 다르다는 진술도 있었다는..

    ..잠깐 이거 어디까지 믿어야하는것인가.. 뉴턴법칙은 안전한가
    구밀복검
    식초는 아세트'산'입니다만 우리 몸에 들어가면 알칼리로 바뀌죠 ㅋㅋㅋㅋㅋㅋㅋ
    벤쟈민
    혼란하다 혼란해 (이말년짤)
    제로스
    토닥토닥..7시지역 드립이 4시지역 드립으로 바뀌고 있죠.
    선택적 PC 선택적 공감 사람으로서 피할 수 없는 일이긴 하건만
    나의 선택적 공감만이 대의요 선이라는 자들은 항상 꼴보기 싫습니다.
    1
    tannenbaum
    토닥토닥... 글 괜히 썼나 봐요.. ㅜㅜ
    사실 과거 반작용 때문에 젊은 세대.. 긍까.. 영남지방의 젊은 친구들이 엄한 공격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제가 예전 겪었던 일들과 어찌보면 비슷한...
    달라지고 있고 변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라 해야할지...
    말 한마디가 얼마나 깊게 베이는지 잘 알아서 뭐라 드릴 말씀이...
    세인트
    음 쓰고보니 여기분들은 그런적이 전혀없는데 여기다 썼나 싶어서 지웠는데 댓글이 두개나 ㅠㅠ
    아닙니다 ㅠㅠ 오늘 다른일땜에 센치해져서 푸념을 과하게 한 것 같아요 ㅠㅠ
    1
    Broccoli
    어릴때 학교인가서 충청도 사람들이 말이 느린 이유가 삼국시대때 말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서 고민하던게 이어진거라고 하던거랑 비슷한걸까요??

    논외지만 사투리가, 적어도 그 말투가 '물드는'거라고 생각한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저랑 제 친구 하나가 대학때문에 부산이랑 대구에 가서 한 10년쯤 살고있는데, 각자 대학교 친구 만나면 사투리 비슷한걸 쓰죠. 근데 둘이서 만나면 저는 고향 말투가 나오는데, 이 친구는 사투리 억양에 표준어가 섞이거든요. 평소에 워낙 사람을 많이 만나는 친구라서 그런가 싶더라고요.
    1
    세인트
    아 그리고 말투 물드는건 전 진짜 심합니다.
    서울친구/고향친구 같이 있을때 저는 저도모르게 서울말과 부산말을 계속 쉼없이 바꾸게 됩니다.

    그래도 이건 양반이지
    인도/일본/러시아 애들이랑 같이 배에 있을때

    심슨의 아푸말투 쓰다가 영어쓰면서 um...대신 아노.... 에... 쓰다가 th나 d를 j처럼 말하던가 이게 막 섞여서...;;;;
    tannenbaum
    그건 저도 그래여.
    기억엔 없는데 외갓집에서 살때 서너살짜리가 막 부산 사투리 썼다고.. 그러다 할아버지댁으로 가서는 그라고 찰지게 전라도 사투리를....
    세인트
    전 고향 친구들한테 대학 동기 방학때 같이 내려와서 소개했다가 '저놈 말투바뀌는거 보소 아주 변절자네 변절자' 소리를 듣고 깨닫게 된거죠. ㅋㅋ
    고딩때까진 주변에 부산친구들밖에 없어서 제가 그렇게 남의 말투에 심하게 휘둘리는지 몰랐어요. ㅋㅋ
    엉덩이가뜨거워
    아무래도 전남에서 나고 10년 넘게 살았던지라 한국말을 할때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게 됐었습니다. 웃긴건 서울로 올라간 뒤로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수도없이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웃으며)"전라도 출신이야?"
    뭐 지레 지역차별을 운운할 말은 아니거니와 꼬인 시선으로 봐봤자 저만 피곤할게 뻔하니 아예예 하고 넘어가기 일쑤였죠.
    왜 사투리를 그 자체로 안 받아들이고 출신을 운운하며 간접적으로 지적하는걸까..... 이유야 다양하다면 다양하겠고, 뻔하다면야 뻔하겠습니다.
    여하간 그런 시간을 거치고 나니 제 말에서 더이상 사투리... 더 보기
    아무래도 전남에서 나고 10년 넘게 살았던지라 한국말을 할때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게 됐었습니다. 웃긴건 서울로 올라간 뒤로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수도없이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웃으며)"전라도 출신이야?"
    뭐 지레 지역차별을 운운할 말은 아니거니와 꼬인 시선으로 봐봤자 저만 피곤할게 뻔하니 아예예 하고 넘어가기 일쑤였죠.
    왜 사투리를 그 자체로 안 받아들이고 출신을 운운하며 간접적으로 지적하는걸까..... 이유야 다양하다면 다양하겠고, 뻔하다면야 뻔하겠습니다.
    여하간 그런 시간을 거치고 나니 제 말에서 더이상 사투리 냄새(...)는 나지 않더군요. 너무 피로했거든요. 그런 말을 건네는게 어린 친구들부터 장년층까지 지독히도 많았으니까요. 본문의 말씀처럼 저라고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힝
    생존주의
    음 출신세탁 생각하니 갑자기 이런 생각도 드네요.
    한참 개발도상국가네 뭐네 하던 80년대에 미국 살다 온 사람이 과도하게 혀를 꼬아가면서 얘기하곤 했던걸 미디어나 실생활에서 본 것 같은데, 그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타나는 현상일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 사람은 미국에서 자신이 후진국의 국민이란걸 숨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영어발음을 꼬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반대로 한국에선 난 선진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라는 것을 과시함으로 어떤 우위를 가지고자 하는 의식적인 행동이었을수도 있겠다는거죠.
    뭐 옆동네에서 말하는 위세로만... 더 보기
    음 출신세탁 생각하니 갑자기 이런 생각도 드네요.
    한참 개발도상국가네 뭐네 하던 80년대에 미국 살다 온 사람이 과도하게 혀를 꼬아가면서 얘기하곤 했던걸 미디어나 실생활에서 본 것 같은데, 그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타나는 현상일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 사람은 미국에서 자신이 후진국의 국민이란걸 숨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영어발음을 꼬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반대로 한국에선 난 선진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라는 것을 과시함으로 어떤 우위를 가지고자 하는 의식적인 행동이었을수도 있겠다는거죠.
    뭐 옆동네에서 말하는 위세로만 이런 현상을 100%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강자에 기대거나, 그 그룹에 속해있다는 자기최면같은게 또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고 말이지요. 당장 저만해도 마누라 말투 따라해 가면서 친근감을 표현하려는걸 보면,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 대충 알 수 있기도 하고...ㅋㅋㅋ
    tannenbaum
    당연히 복종하셔야죠.
    현명하십니다.
    다시갑시다
    지난 미국 대선때 봤던 비디온데, 의식적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대선후보들도 어느 지역에서 유세를 하느냐에 따라 억양이 미묘하게 바뀐다고 하더라구요. 사람이라는게 말투에 굉장히 민감하다 보니까 조금이라도 비슷한 말투에 호감을 갖고, 다른 말투에는 경계심을 지니는게 흔하고, 훌륭한 화법을 지니고있는 사람들은 거기에 잘 적응해서 말하는 특징이있다고요.
    켈로그김
    저는 울산 살적에도 억양이 주변인들과 좀 달라서 핍박아닌 핍박을 좀 받았었는데,
    서울서 살 때도.. 인천에 있을 때도.. 익산, 김제 내려와서도.. 이 세상 억양이 아니다(....) 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단 문제삼고싶은건,
    1. 애초에 사투리 고치라는 사회적 압박이 당위가 있냐? 20세기에도 그랬고, 지금와서도 그런다. 지들이 뭔데?
    2. 그래서 어휘까지 지역색 팍팍 뿌려가며 쓰는 아재들이랑 풋풋한 내가 같냐?
    3. 억양 어쩌라고
    4. 근데 리플 다는 인간들 보니 좀 차별적 마인드 있네.. 누굴 신고할까..
    ... 더 보기
    저는 울산 살적에도 억양이 주변인들과 좀 달라서 핍박아닌 핍박을 좀 받았었는데,
    서울서 살 때도.. 인천에 있을 때도.. 익산, 김제 내려와서도.. 이 세상 억양이 아니다(....) 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단 문제삼고싶은건,
    1. 애초에 사투리 고치라는 사회적 압박이 당위가 있냐? 20세기에도 그랬고, 지금와서도 그런다. 지들이 뭔데?
    2. 그래서 어휘까지 지역색 팍팍 뿌려가며 쓰는 아재들이랑 풋풋한 내가 같냐?
    3. 억양 어쩌라고
    4. 근데 리플 다는 인간들 보니 좀 차별적 마인드 있네.. 누굴 신고할까..

    정도입니다.

    뭐... 특정지역 까대면서 부심 부려봤자 난 사이트 유일의 책상에 똥싼부심이 있으니 당당합니다.
    2
    tannenbaum
    저기요... 풋풋이요??
    양심 어디??
    켈로그김
    양심 없어서 더욱 당당한 이 모습..
    1
    하나마루
    저야 부산에 살았지만 어휘는 거의 표준어쓰는데
    억양 듣고 제 어머니 고향(창녕) 맞추는 사람들이 있더군요.(그전까지 난 사투리 별로 안하는데 생각했는데 억양이 그쪽이냐는 말 듣고 당황(...))
    그리고 아버지는 상주셔서 경상도 내에서도 사투리로는 특색이 있는지라...
    그래서 결론은

    1. 억양은 그냥 사람마다 다름.
    2. 어차피 요새 단어는 거의 표준어 써서 억양만 지역별 특색이 강함
    3. 억양 달라도 말 알아듣는데 지장 없음
    4. 고로 사투리 탄압 하지 맙시다. 알아듣기만 하면 경상도든, 전라도든, 강원도든, 충청도든, 전국 어디 출신이든 됐지. 뭘 세삼스레

    2001년~2002년 쯤 서울에 있었을 때 일입니다.

    회식 2차 장소로 간호사 3명과 택시를 타고 갈 일이 생겼습니다. 간신히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양반이 4명이서 택시 한대를 타면 어떡하냐, 2명이 나눠서 타야 나도 다른 사람 합승도 하고 그러는 거지 이렇게 타는건 기본 예의가 아니다, 어쩐다 계속 타박을 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당시에는) 풋풋한 20대 후반 남자 한명과 여자 3명이 타서 만만해 보여서 그랬겠죠. (당시에는) 순진하고 그래서 웬만해서는 조용히 타고 갔을 텐데, 좀 해도 너무하게 말을 하고 또 술도 마시고 ... 더 보기
    2001년~2002년 쯤 서울에 있었을 때 일입니다.

    회식 2차 장소로 간호사 3명과 택시를 타고 갈 일이 생겼습니다. 간신히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양반이 4명이서 택시 한대를 타면 어떡하냐, 2명이 나눠서 타야 나도 다른 사람 합승도 하고 그러는 거지 이렇게 타는건 기본 예의가 아니다, 어쩐다 계속 타박을 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당시에는) 풋풋한 20대 후반 남자 한명과 여자 3명이 타서 만만해 보여서 그랬겠죠. (당시에는) 순진하고 그래서 웬만해서는 조용히 타고 갔을 텐데, 좀 해도 너무하게 말을 하고 또 술도 마시고 해서...

    '아니 XX XX 4명이서 택시를 2명씩 나눠 타라는 법은 어느나라 법이다요? 서울서는 그딴 식으로 택시 영업 하요? XX 진짜 X같아서 택시 못타겄네. XX'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이런 식의 강진~해남식 사투리로 한마디 했죠.
    그러자, 껄렁껄렁한 택시기사양반이 바로 90도 직각으로 자세를 고쳐앉고 이후 한마디 말도 안하고 운전하더니 회식 장소 도착하니까

    '목적지에 다 왔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하더니 내려서 제가 탄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게 아니겠습니까?

    야... 이건 진짜 뭐냐 싶었는데, 나중에 뒤에 탄 간호사들 말을 들어보니 그때 제가 사투리로 말할때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정말 무서웠을 거라고, 분명히 조폭으로 생각했을 거고, 택시기사도 분명히 저를 조폭으로 생각하고 그랬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하긴 그때가 두사부일체 같은 조폭 영화가 인기였을 때니 전라도 사투리=조폭은 일반적인 사회적 인식이었겠다 싶더라구요.

    참 씁쓸했습니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거 하는 심정으로 몇번 비슷한 상황에서 사투리 써먹어봤는데 잘먹히더라구요.
    더욱 씁쓸했습니다. 에라이... 이 XX같은 세상!!
    2
    tannenbaum
    저기... 그건 사투리 때문이 아니라 풍채가 좋으셔서....
    제가 하면 안 먹히더라구... 째깐해서 그런가.... 흑흑.
    2
    쿠쿠쿠
    째깐해서 그런가 하하하 오랜만에 듣습니다
    아 진짜 저도 째깐한 “광주”여자입니다
    사는곳은 뉴욕인데 여기 전라도출신분들 거의 없어요ㅠ
    그리고 다 서울말씨라 고향이야기 나오지않는한
    알길도 없고-
    전라도 사투리 한번 써보라고 대학선배들이 갈굼아닌갈굼을-.-;;; 한 미모하는 제 동생은 저와 똑같은 경험을 했으나
    아주 정색하면서 우아하게,
    “어멋, 광주는 사투리 안쓰는데요?
    모르셨구나~” (촌뜨기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하고 받아쳤댑니다.
    쿠쿠쿠
    전라도 것들은 영악하고 잇속을 잘 챙긴다라는 말
    그거 전에도 들은적 있어요
    사기꾼 같다나?제가 호남사람인거 알면서도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뱉더라구요.
    휴....진짜 그 말 잊혀지지가 않아요.
    레이디얼그레이수정됨
    타넨바움님이 겪으신 그 대구놈(.....)이 이 기사를 보면 뭐라 생각할지 궁금하네요.
    [“잠깐만예~” 경상도 사투리 썼다고 의원 지적 받은 식약처장] http://news.joins.com/article/21899778

    사투리 좀 쓰면 어떻다고 그 따위로 말하는지.... 빨갱이 운운은 정말 기가찹니다....
    게다가 먼저 빨갱이 운운해 놓고 피해의식이라니 인성 무엇..... 다같이 웃고 넘겼다니 세기말 수준 ... 더 보기
    타넨바움님이 겪으신 그 대구놈(.....)이 이 기사를 보면 뭐라 생각할지 궁금하네요.
    [“잠깐만예~” 경상도 사투리 썼다고 의원 지적 받은 식약처장] http://news.joins.com/article/21899778

    사투리 좀 쓰면 어떻다고 그 따위로 말하는지.... 빨갱이 운운은 정말 기가찹니다....
    게다가 먼저 빨갱이 운운해 놓고 피해의식이라니 인성 무엇..... 다같이 웃고 넘겼다니 세기말 수준 정말.....
    사실 표준발음법에 억양에 대한 규정은 없잖아요. 서로 다른 지역 사람들끼리 만나면 어휘는 표준어로 하되 억양은 마음껏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 대구놈(..) 도 웃기는게 서울아래 그냥 다 촌놈 아녜요???
    서울로 취직해간 친구들한테서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받는 핍박이 간간히 들려오는데...

    경상도 남자는 사투리를 잘 안 고친다고 했는데
    저희 큰아버지께서는 어쩐 일인지 당신의 어머니... 그러니까 제 할머니 말씀을 못 알아들으셔서 가끔 저희 아버지가 통역을 해야될 수준..
    ㅠㅠ 큰아버지께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셔서 쭉 거기서 지내셨거든요. 명절때만 오시는데 말씀만 들으면 그냥 서울사람 같습니다.
    경상도 출신인 건 전혀 짐작이 안 가요.

    '개인이 어떤 방언을 선택해서 사용하는가'에는 사회적 압력, 개인의 발음 습관... 그런 것들이 복잡하게 작용하는 거 같아요.
    흥미롭게 연구해 볼 주제이지 결론을 금방 내릴 일은 아닌 거 같아요.

    다만 특정한 지역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 때문에 압박을 받아서 고쳐야 한다면 그건 정말....
    SpicyPeach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에서 10년 이상씩 살아보았습니다.
    일단 경상도 사투리가 제일 잘 물들고 고치기 어려운것 같습니다.
    지역 감정 아직도 만연해있습니다. 젊은 세대로 오면서 많이 희석되었다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멉니다. 그리고 아예 없어지긴 힘들것 같습니다.
    은채아빠
    저희 아버지가 전남 구례 고향이신데, 서울 사람보다 더 서울 사람 같습니다. 할아버지 고향 전남에나 내려가야 아버지가 사투리를 쓰시는데, 정말 찰지게 감아서 발음도 좋고 전혀 안 서울 사람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가끔 전라도 사투리를 씁니다. 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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