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12/27 05:20:14 |
Name | Schweigen |
Subject | 광주출신 민주당 지지자가 대구에서 온 국힘당 지지자 애인과 한이불 덮는 사이가 된 건에 관하여 |
라이트하게 읽어주시라는 바람으로 라노벨스럽게 제목을 뽑아봤어요. 맞벌이 하시던 부모님 사정으로 여기저기 맡겨지다 1979년 겨울께 광주광역시 월산동 외할머니 댁에서 살게 되었어요. 엄빠는 없지만 넘치는 외할머니 사랑으로 제 인생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냈죠. 그때 상하방에 세들어 살던 삼촌이 있었어요. 시골에서 중학교 마치고 올라와 충장로 어느 양복점에서 일하던 삼촌이었어요. 물론 그때야 삼촌이라 했지만 스물이나 겨우 되었을 젊디 젊은... 40년이 흘러 기억도 희미해졌지만 아직도 또렸이 기억해요. 청산아파트 송신소 언덕까지 삼촌이 목마 태워서 올라가던 일, 겨울에 눈사람 같이 만들던, 헬리콥더 태워주라 조르면 뱅글뱅글 돌려주던, 가난한 살이에도 시때로 골목 끝 점방에 손잡고 데려가 과사 사주던... 착하고 따뜻했던 삼촌의 모습을요. 그렇게 겨울이 지났고 봄이 온 어느날 며칠째 삼촌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또 며칠이 지나 시골에서 삼촌 어머님이 올라오셨어요. 그리고... 삼촌의 남겨진 짐을 챙기시며 어머님은 너무도 서럽게 목 놓아 우셨어요. 서럽게 우시는 어머님을 달래다 우리 외할머니도 한참을 그리도 슬피 우셨답니다. 지금 당장 너 국힘이야 민주야? 묻는다면 전 민주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는 물론이거니와 지금의 국힘 구성원들과 518을 대하는 국힘당의 태도를 보면 전 민주당밖에 선택지가 없어요. 반면 그 사람은 그 비극에 대해선 마음을 공유하지만 518보다 더 중요히 여기는 가치가 있어 국힘을 지지해요. 주로 대북정책 같은... 여튼 서로 다른 정치성향이지만 우리는 지지고 볶고 잘 살고 있습니다. 1년 넘게 싸워본적이 없어요. 금슬이 좋다고 해야하려나요. ㅡㅡb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 전 김웅을 찍었습니다. 김웅이 당적은 국힘이더라도 조재희 보다는 인물이 나아보였고 적어도 빨갱이 타령은 하지 않을 사람이었으니까요. 김웅이 국힘에서 폭동 타령하면 모를까 제 선택은 저로선 최선이었죠. 당으로서 국힘을 지지하지 않는것과 지역구 의원을 선택한건 배치되지고 않거니와 배반적 행위도 아니니까요. 정치적 판단은 일관적일 필요도 절대적일 필요도 없으니까여. 기실 현 정부와 민주당의 정책은 저와 맞지 않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제가 누누히 밝혀왔던 수사권 독립이 있겠네요. 거기에 저와 직접 연관된 성소수자 문제라등가 기타 등등~ 친구들 말마따나 전 꼴통보수에 가까워 제가 그 비극을 겪지 않았다면 아마도 반대였을지도 모르겠네요. 국민으로서 한 개인에게 정치란 그런거 아닐까요? 제가 민주당에 투표를 해왔고 지지한다고 민주당의 모든 행위에 동의하는게 아닌것처럼, 그 사람이 국힘을 지지한다고 그 망언에 공감하는게 아닌것처럼 정당의 공과에 대해서 지지자들에게 그 책임을 묻거나 비난하는 건 쪼매 과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지 이유는 사람이 백이면 백 다 다르겠죠. 저처럼 개인적인 사유일수도 있고, 특정인을 지지해서일수도, 정책상 이유일수도, 아니면 그냥 묻지마일수도... 어떤 연유든지 정당 지지행위 자체가 죄는 아닐테니까요. 긍까... 그냥 싸우지 말고 ㅅ... 가 아니라 정치를 논할때 정책이나 사안별로 화이팅하면 참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쉬는날인데도 거지가 들어 앉았는지 배가 고파 원치않게 일찍 일어난 김에 휘리릭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라면 먹고 도로 자야겠네요. 답이 조금 늦을 수 있겠네얌. 21
이 게시판에 등록된 Schweigen님의 최근 게시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