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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2/10 15:09:58
Name   tannenbaum
Subject   내가 싫어할 권리가 있었을까...
지금은 아니고 좀 더 혈기 왕성했었던 30대 시절이야기입니다.


저는 대인관계가 무척 좁은 관계로다가 계모임을 딱 하나만 하고 있습니다. 저번에 말씀드린 고등학교 동창 4명과 저까지 딱 다섯명이죠. 벌써 20년이 되었네요. 참 징글징글하네요. 외에는 중,고,대학교 동창회도 재경동문회도 아무것도 안합니다. 뭐... 국회의원 선거 나갈것도 아닌데 인맥 관리하느라 에너지 낭비하는게 참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다행이 이 네놈들은 성격도 잘 맞고 소란 한번 없이 잘 지내오고 있기에 더 필요성을 못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잘 지내오던 어느날 모임일도 아닌데 우연히 다섯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약속 장소로 나가보니 우리말고 또다른 고등학교 동장 '개똥이'가 같이 있었습니다. 고1,2 적 같은 반에다 같은 대학 단대로 진학해서 잘 아주 잘~~ 아는 놈이었죠. 개똥이를 보자마자 저는 인상이 팍 써졌습니다. 왜냐면.... 제가 정말정말정말정말X무량대수 싫어하는 놈이었거든요.

나와 맞는 구석이 1도 없어서 이유를 대라면 한트럭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 놈의 왜곡된 성의식을 도저히 참아주기 어려웠습니다. 처자식 집에 두고 술만 마셨다 하면 2차 가자고 애들 우르르 끌고 다니고 건수만 생기면 외도에 불륜에.... 심지어는 몇십명과 원조교제 했다는 둥, 여자는 역시 어릴수록 어쩌고 저쩌고... 무용담을 늘어 놓는...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그런 인간이었죠. 하지만 이런 저와는 다르게 다른 친구들은 그건 개똥이의 사생활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같이 어울려 놀곤 했나 봅니다. 그렇다고 개똥이처럼 막 놀지는 않았다더라구요.

분위기를 망칠 수는 없어 적당히 인사치레만 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계모임 총무가 저에게 개똥이가 오래전부터 우리 계모임에 들어 오고 싶어 했는데 같이 하는 게 어떠냐 묻더군요. 아마 자기들끼리 이야기가 오간 모양입니다. 물론 저는 반대였지만 개똥이 면전에다 싫다고 말하기는 뭐해 생각해보고 답해주겠다 했습니다. 그날 자리가 끝난 후 단체문자로 친구들에게 '개똥이를 들이는 건 계원들 다수결로 하고 난 반대다. 만약 개똥이가 들어오면 난 나간다' 통보(인척 하는 협박)를 했습니다.

유치하시죠? 저도 잘 압니다. 얘야? 나야? 둘 중에 하나 선택해!! 라니요. 지금 생각해도 쪽팔려 디질거 같네요. 물론 제가 반대를 하니 없던일로 되었고 내가 개똥이를 싫어하는 걸 알기에 이후로는 말도 꺼내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야 개똥이가 들어오면 우리 계모임 물 흐려질거다 였지만.. 다들 그런거에 흔들릴 친구들이 아님을 잘 알지요. 그냥 제가 개똥이가 너무 싫었을 뿐.

헌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개똥이를 그리도 싫어할 권리가 있었나 싶습니다. 걔가 외도를 하던 불륜을 하던 성매매를 하던 원조교제를 하던 나와는 무관한 일이었고 니 인생 니가 사는거지 하고 넘겨도 되었을텐데... 그렇게 길길이 날뛸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 티 낼 필요도 없었고 친구들에게 내가 개똥이를 싫어한다 확인을 시켜 줄 이유도 권리도 없지 않았나... 특히나 저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말입니다.

눈이 오다가 비로 바뀌니 갑자기 개똥이가 생각이 났습니다.

물론, 개똥이는 여전히 그런 성생활을 하고 있고 계모임 회원으로 다시 받아 줄 생각도, 엮이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서도 지금은 좀 담담하게 개똥이를 대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역시 나이가 든다는 건 무서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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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악군
    있죠. 내가 싫어하는 누군가를 내가 참석하는 모임에 오지 못하게 할 순 없어도, 그녀석이 오면 내가 빠지겠다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고 모임의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도 그런 입장은 분명히 표시해주는게 더 좋지요.
    tannenbaum
    역시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어!!
    빠밤~
    근데요 생략된 부분이 많이 있는데 입장을 표하는 수준이 아니라 길길이 날뛰었어요. ㅜㅜ
    사나남편
    20년전 이야기...ㅜㅜ
    1
    tannenbaum
    와!!!
    이렇게 몰아 가시네.
    Jannaphile
    20년 전에 30대셨단 말입니까!?
    헉 빼박 할ㅂ....
    (본문 내용 이해 못한 척)
    tannenbaum
    조카손녀 있으니 할아버지는 맞음.
    린정.
    Jannaphile
    아... 순순히 인정하시면... ㅠㅠ
    tannenbaum
    사실인데요 뭐.
    부정한다고 조카손녀 있는 작은 외할아버지인건 변함 없으니.
    알료사
    저였어도 똑같이 싫어하고 똑같이 반대했을것 같네요
    엉덩이가뜨거워
    에이 뭐 어떻습니까. 개인간의 모임인데요.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는게 좋죠.
    싫으면 싫은거죠. 저도 그래요
    저도 주변 여자분들에게 소개시켜줄 남자 필터링 기준에 유흥업소 출입 및 성매매를 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비슷했을것 같습니다.

    애초에 하는거야 뭐 제가 알 수 있나요. 다만 타인이 알게 할 정도로 떠벌이고 다니거나 자랑스러워 하거나 여러 사람들과 같이 그런 행위를 할 정도면 걸러야할 인간인거죠.

    피치못할 사회적/개인적인 사정(?) 으로 갈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그걸 자랑스러워하거나 떳떳해 하는 사람은 같이 어울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백번 잘하셨어요. 오히려 큰 분란과 싸움을 예방하셨다고 생각합니다.
    tannenbaum
    좀 더 좀 더...
    3

    님 좀 짱인듯
    3
    二ッキョウ니쿄
    ㅋㅋㅋㄱㅋㅋㅋㄲ앜ㅋㄱㄲㄱㅋㅋㅋ넘모긔여우신거아닌가요! 따봉드립니다bb
    풍운재기
    좋아서 하는 모임에 싫은게(...) 생기는건데 당근 반대할수 있죠 더더군다나 소수인데...
    유리소년
    음 딱히 이상해보이지 않는데요 ㅋ
    전 어릴 때부터 성적인 부분은 되게 리버럴한 편이었습니다.
    뭐 저야 30대 까지완전 금욕적인 삶을 살았지만...ㅠㅠ

    인터넷도 없던시절의 찌라시나 잡지나, 등등에서
    접했던 온갖 얘기들(밤문화,페티쉬, 동성애 등)을 봐도 그냥 그러려니 했고 남이 범죄만 아니면 뭘하든 딱히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구요.

    아마 지금생각하면 불륜 역시도 본능적으로는 딱히 별 반감이 없었을 수도 있을 거 같고요.

    하지만 불륜이나 바람 피는 것에 대해선 좀 리버럴 하지 못 한 것이
    사춘기 때 부터 음..... 가족의 외도... 더 보기
    전 어릴 때부터 성적인 부분은 되게 리버럴한 편이었습니다.
    뭐 저야 30대 까지완전 금욕적인 삶을 살았지만...ㅠㅠ

    인터넷도 없던시절의 찌라시나 잡지나, 등등에서
    접했던 온갖 얘기들(밤문화,페티쉬, 동성애 등)을 봐도 그냥 그러려니 했고 남이 범죄만 아니면 뭘하든 딱히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구요.

    아마 지금생각하면 불륜 역시도 본능적으로는 딱히 별 반감이 없었을 수도 있을 거 같고요.

    하지만 불륜이나 바람 피는 것에 대해선 좀 리버럴 하지 못 한 것이
    사춘기 때 부터 음..... 가족의 외도 현장까진 아니지만 정황이나 증거나 기타등등을 저 혼자만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뭐 한 번은 아니고 몇 번이었고, 그것도 이상하게 저만 자꾸 알게되고 보게 되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음 뭐랄까 타인의 외도는 나름 쿨했는데
    한 개인에 대해선 그 후로 매우매우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더라구요.

    그 후로 20대에 알게 된 사람들 중 누가 바람을 핀다거나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면 굉장히 안 좋게 생각하거나 그냥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친하게 지내다가도 그런 류 사람이면 급 멀리 했고 혐오했고
    음 뒷담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굉장히 무뎌지고 음 둔감해지더라구요.
    위에 언급했듯 가족이 그런 적도 있었고
    저랑 사귀던 사람이 그런 적도 있었고.....
    뭐 여튼 개인적인 과거사로는 여전히 혐오하거나 부정적이어야 할 입장임에도 요샌 그냥 무덤덤합니다.
    이게 옳고 그름이나 논리적이거나 뭐 그런 걸 다 떠나서
    그냥 무뎌졌어요.


    제가 지금 만나는 사람과 그런 일을 겪는다고해도 음....
    이젠 솔직히 별로 전처럼 상처받을 거 같지도 않고 힘들 거 같지도 않고
    여튼 그렇네요;;
    레지엔
    사람이 사람 싫어하는데 굳이 이유가 있어야 하는가, 있는가냐면... 별로 그렇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쿠쿠쿠
    업소다니는것도 무용담이 될수 있다니
    개똥군은 참 찌질하네요^^
    상대해주는 여성들은 속으로 인간취급도 안할겁니다.
    고급? 단란주점에서 일해본 여성과 외딴 섬으로 팔려가서 탈출해온 여성들의 고백을 들은적이 있는데요.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담담하게 그곳에서 겪은 일들을 들으면 정말 금지시켜야겠다라는 생각듭니다.
    저도 매우 섹슈얼리티면에서 리버럴한 사람입니다만,
    아직 한국사회는 성매매 금지해야해요.
    쿠쿠쿠
    Tannenbaum님
    이야기가 좀 딴곳으로 흘렀는데 암튼 개똥이랑 놀지마세요, 저도 한 유치해요 ㅎㅎ
    물들면 어떡해요 ㅎㅎ
    dOnAsOnG
    저는 딱 반대의 경운데 어떤 모임에 있다가 나가게됫어요 1년정도지나 친구들이 다시오라해서 들어갔는데 어떤 한친구가 제가 나가게된 연관이있는 친구였죠... 그친구가 저랑 듸도록이면 안마주치려고 하는거같아요. 이거도 나름 참 기분이 구려요. 그럴거면 부르질말던가.......
    HappyEndings
    근묵자흑, 유유상종이죠
    저도 반대합니다.
    생기발랄
    싫으면 않보는거죠. 스트레스 받으면서 같이 있을 필요 없지요
    지 성생활이야 뭘 어떻게 하고 다니든 알바 아닌데. 문제는 자랑질이죠. 그 자랑이 친구들 사이에서 우월감을 좀 느껴보겠다는 건데.
    솔직히 그게 좀 안 좋습니다. 니들 순진하다는 무시가 될 수도 있고 좀 즐기면서 살아라 선생질일 수도 있고 니들 답답하다는 불평일 수도 있고 오해(?)가 생길 여지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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