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11/26 23:16:04
Name   모선
Subject   코라진 3부
11월 16일
지방에 1박 2일 동안 출장갈 일이 생겼다. 출장을 떠나기 전에, 중간 점검을 해 보았다.
50만원 투자 + 비트코인 캐시 이익 20만원 - 비트코인 20만원 매수 - 이더리움 10만원 매수 - 리플 10만원 매수 = 잔액 30만원이었다. (정확히 319,870원)
30만원을 그냥 놀리는 것 같아서, 적당히 투자할 곳이 없나 찾아 보았고, 비트코인 캐시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비트코인 캐시의 광풍이 지나간지 3일쯤 되었고, 시세 차트를 보니 135만~140만 전후로 다시 안정을 띄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남은 잔액을 모조리 쏟아 부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출장을 떠났다. 하지만, 이 날 이후로 나는 이성을 최소한 절반 정도는 잃었다.
<요약>
비트코인 캐시 매수 : 319,870원 / 당시 시세 : 1,380,000원

11월 17일
회식이 끝나고, 자정이 넘어서 숙소에 왔다. 잠자기 전에 휴대폰으로 코X에 접속했다. 그리고 패닉에 빠졌다.
비트코인 캐시의 단가가 십만단위였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회식 때 먹은 술이 순식간에 깼다. 일순간에 얼어붙고 나서, 온갖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138만원이 바닥 아니었어?! 설마 내가 최초로 매수했던 그 숫자까지 떨어지는 건가?"
더는 지체할 수가 없었다. 최악의 매도를 그 때 경험했다. 잠이 어떻게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에게 말도 못하고, 나 혼자 이 상황을 끙끙거려야 한다는게 더욱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포항 지진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던 이 시기에, 나는 내 마음에 강력한 지진을 경험해야 했다.
<요약>
비트코인 캐시 매도 : 226,591원 (93,279원 손해) / 당시 시세 : 981,500원

잠에서 깨어났지만, 반쯤은 좀비 상태이다. 십만원 가까운 돈을 한순간에 잃었는데, 제정신을 찾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지방 출장을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면, 침대에 누워서 푹 쉬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지만, 그런 사치를 부릴 수가 없었다.
컴퓨터를 켜고 차트를 열었다. 그동안은 왜 1분 단위 차트가 존재하는지 이유를 몰랐다. 이제는 알았다. 내가 그러고 있으니까...
차트를 뚫어지게 쳐다 보다가, 그래프가 확 올라가기 시작했다. 기회는 이 때였다.
매수하는건 참 쉽다. 문제는 언제 꼭대기를 찍을지 맞혀서, 실패가 없는 매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주식은 안해봐서 단타의 주기(?)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이 코인판은 진짜 어마무시하게 빠르다.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였을까? 손해를 완전히 메우는 것은 실패했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하지만, 진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요약>
비트코인 캐시 매수 : 226,592원 / 당시 시세 : 1,149,500원
비트코인 캐시 매도 : 255,431원 (28,839원 이익) / 당시 시세 : 1,301,000원

11월 18일
비트코인의 시세를 보니, 정체 상태가 지속되는 것 같았다.
"더이상 오르는건 거품이야. 이제는 떨어질 일만 남았어." 마음에 확신이 들었다. 이득도 꽤 얻었다고 판단하여 매도했다.
비트코인이 천만원을 뚫은 오늘...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요약>
비트코인 매도 : 234,552원 (34,552원 이익) / 당시 시세 : 8,728,000원

11월 21일 오후 ~ 22일 새벽
코라진은 진짜 나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단타로 어떻게든 먹어야겠다는 악에 받쳐서 눈에 다른 것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 때부터는 상시 로그인 상태를 만들어 두고, 계속 차트만 쳐다보고 있었다. 차트만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단타 기회가 오긴 왔다.
문제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 영혼이 빨리는 것 같은 기분은 애써 무시한채 말이다. 그저 돈을 벌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고 싶었다.
당시 매수에 가용한 금액이 약 48만원 정도 있었는데, 내 원래 계좌로부터 30만원을 더 끌어왔다. (코인판에 들어간 누적 금액이 총 80만원이 되었다.)
이 날 단타를 총 3회 했다. 1번 성공, 2번 실패했다. 겨우 이 정도 이익을 보자고, 나는 모든 감각과 생각을 쏟아부었다.
<3회 단타 종합>
비트코인 캐시 매수 및 매도 : 총 23,143원 이익 / 당시 시세 변동 : 약 128만원~143만원

11월 23일
폐인 되는 것...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여전히 돈에 목말랐다. 또 차트를 보고 있었다.
투자 종목이 이더리움 클래식으로 바뀌었을 뿐, 마음 상태는 어제와 같았다. 아니 더 심해졌다.
지금까지 일과 시간 이후에는 게임으로 시간을 보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가 대세이니 열심히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게임에서 치킨을 먹기 위해 살 떨리는 승부를 많이 했는데, 그건 장난이었다. 현실에서 돈이 왔다갔다 하는 코인판은 문자 그대로 손가락이 떨렸다.
게임으로 채웠던 시간은 이제 차트로 바뀌었다. 또 작은 이익을 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했다.
<요약>
이더리움 클래식 매수 : 813,128원 / 당시 시세 : 19,640원
이더리움 클래식 매도 : 833,382원 (20,254원 이익) / 당시 시세 : 20,210원

이제 10만원 가까이 손해봤던 것은 얼추 만회가 되었다. 잃는건 한순간이었지만, 얻기 위해서는 너무도 많은 것을 쏟아야만 했다.
이대로 나의 코라진 폐인짓도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다음날, 또다시 나를 환장하게 만드는 일이 생겼다.

----------------------------------------------------------------------------------------------------

지금은 그래도 페인짓에서 벗어났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오기가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음글에서 마무리를 짓도록 하지요.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711 7
    15062 오프모임29일 서울 점심 먹읍시다 나단 24/11/22 99 1
    15061 스포츠[MLB] 2024 AL,NL MVP 수상자.jpg 1 김치찌개 24/11/22 85 1
    15060 스포츠[MLB] 2024 AL,NL 사이영 수상자.jpg 김치찌개 24/11/22 86 1
    15059 음악[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김치찌개 24/11/22 75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1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433 0
    15057 일상/생각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 SKT Faker 24/11/21 598 1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334 0
    15055 방송/연예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5 알료사 24/11/20 3258 32
    15054 생활체육[홍.스.골] 10,11월 대회 상품공지 켈로그김 24/11/19 253 1
    15053 여행여자친구와 부산여행 계획중인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29 포도송이 24/11/19 693 0
    15052 일상/생각오늘도 새벽 운동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11/19 461 9
    15051 일상/생각의식의 고백: 인류를 통한 확장의 기록 11 알료사 24/11/19 499 6
    15050 게임[1부 : 황제를 도발하다] 님 임요환 긁어봄?? ㅋㅋ 6 Groot 24/11/18 462 0
    15049 꿀팁/강좌한달 1만원으로 시작하는 전화영어, 다영이 영어회화&커뮤니티 19 김비버 24/11/18 938 10
    15048 의료/건강고혈압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치료제가 된 계기 19 허락해주세요 24/11/18 721 1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900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33 매뉴물있뉴 24/11/15 1798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1011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909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62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564 7
    15041 영화미국이 말아먹지만 멋있는 영화 vs 말아먹으면서 멋도 없는 영화 8 열한시육분 24/11/13 693 3
    15040 오프모임11/27(수) 성북 벙개 33 dolmusa 24/11/13 760 3
    15039 요리/음식칵테일 덕후 사이트 홍보합니다~ 2탄 8 Iowa 24/11/12 414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