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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0/23 12:30:28
Name   tannenbaum
Subject   You Only lives Once
한남동 UN빌리지, 수억원을 호가하는 수퍼카, 명품으로 가득한 옷장과 신발장, 수시로 올라오는 유명휴양지 풀 빌라 인증샷, 수십만원 디너와 유명샴페인, 인기연예인들과 같이 웃고 있는 사진.... 그의 인스타엔 언제나 여유로움이 넘치고 풍요로운 일상이 가득하다. SNS셀럽이란 말이 딱 어울리게 수많은 팔로워들의 부러움과 수퍼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그의 삶이야말로 욜로인지 뭔지를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큰 키와 잘생긴 얼굴, 끝내주는 몸매는 수많은 여성팬들을 거느리고 있으니 참 복 받은 삶이다. 솔까 나도 처음 봤을 때 잠시 그에게 혹했던 건 사실이다. 나는 사람아니야? 안경은 썼어도 시력에 문제 없는 사람이니....

그런 그가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 연락이 왔다. 운영중인 사업에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있다 한다. 물론 거절했다. 내가 뭘 믿고 돈을 빌려주나. 얼굴만 알고 몇번 술자리 한게 전부인 사람인데.. 어차피 5천만원도 없지만...

기실 그는 여기 홍차넷 몇몇분들을 빼고 돈을 더 잘버는 사람일거다. 그의 사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잘 나간다. 그것도 아주 겁나 잘 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상당 금액 채무를 가지고 있다. 어지간한 한채 값 정도... 매달 나가는 빌라 월세와 수퍼카 렌트비만 해도 천단위가 넘는다. 거기에 한달에 방문하는 레스토랑과 스시집에서 쓰는 금액만 더해도 아마 어지간한 직장인 연봉은 될거다.

어느날 한번은... 꼰대 기질이 발동된 내가 그에게 물었다.

'00씨. 00씨 정도면 쓸거 쓰면서 10년만 모아도 대출 껴서 그 집 살 수 있는데 월세로 사는 건 좀 아깝지 않아요?'

그가 답했다.

'아유. 타넨형. 10년 뒤면 제 나이 마흔이 울쩍 넘어요. 지금 이집에 사는 것과 마흔 넘어 사는 게 같겠어요? 그리고 10년뒤에 대출로 산다 해도 또 15년은 은행에 갚아야 하는데 월세 내면서 사는거나 마찬가지죠.'

나로서는 이해가 안되어 다시 한번 오지랖을 부렸다.

'뭐.. 그렇긴 한데 당장 한시간 뒤도 모르는게 사람인데 나중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미리 대비를 하는게 낫지 않나 싶어서요.'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는 듯 웃는다.

'형 말이 맞아요. 그래서요. 나중을 위해 지금 내가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걸 포기하는 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장 내일 어찌 될지 모르니 현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거 최대한 추구면서 사는거지요. 미래를 대비하다 오늘 저녁 교통사고로 죽으면 무슨 소용이에요'

그말을 들은 난 할말이 없어졌다. 자기가 그렇게 살겠다는데 내가 무슨 상관이라고 오지랖인지... 꼰대화가 벌써 이렇게 진행되었다니 살작 자괴감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고 지 인생은 지 것이지... 그냥.. 당장 12월에 중도금 납입을 해야하는데 돈을 어떻게 만드나 끙끙거리다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났다.

처음엔 요즘 유행하는 욜로인지 골로인지 뭔지... 그 사람이 참 적당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었다. 근데 우리 좀 더 생각해보자. You Only lives Once 원 뜻에 가장 적합한 의미는... 니 인생 니가 살고 싶은대로 후회 없이 살자 아닌가? 그 사람이 자신의 방식으로 오늘을 사는 것도 욜로! 중도금 납입에 머리 싸매고
끙끙 고민하고 있는 지금 내 모습도 욜로! 오는데는 순서 있지만 가는데는 순서 없지 않은가. 당장 내일.. 아니 한시간 뒤에 뿅~ 하더라도 억울하고 아쉬운 마음에 원귀가 되어 이승을 떠돌지 않게 지금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면 되는거지 뭐... 그 방향이 어떻든 말이다.

욜로가 되자. 욜로~ 욜로~

You Only lives Once!! 예에~~!!



5
  • 중도금은 추..춫천...ㅠㅠ
  • 내가 욜로족이었던가


소노다 우미
오늘은 술 몇잔 드셨어요?
tannenbaum
..... 티나요?
소노다 우미
경험적 지식은 소주 한병쯤 드신거 같다는 결론을... 안주는 뭐 드셨어요?
tannenbaum
어제 먹다 남은 새우치킨....
Darwin4078
신세계에서 정청이 이자성한테 짝퉁 시계 사줬다가 면박받고 '티나냐?'하는 느낌적인 느낌이 납니다.
tannenbaum
글 쓸땐 전혀 취한티 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다능....
레지엔
욜로라는게 나온 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압박으로 현재의 계획을 세우면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걸 피하자는 맥락이죠.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 그러니까 지금 한 잔 드신건 욜로인데, 중도금에 걱정하는 건 욜로가 아닙니다...

안들린다 안들린다 안들린다 아바바바바바
3
헬리제의우울
오래사세여
벤젠 C6H6
어제 제대로 방송을 다 보지는 못했는데, 미우새에 도끼라는 분이 나왔었어요. 잘 벌고 호텔에 막 묵고 이 글의 그 분과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다만 도끼님은 채권자인 것 같더군요. 그 부분이 다르긴 하는데..(그게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
다람쥐
채권자라는게 무슨 의미에요? 방송을 안봐서 모르겠네요
벤젠 C6H6
제가 그 방송을 진지하게 다 본 것이 아니라서(지나가다가 틀어져있는 TV를 보고 대충 본 정도에요) 정확하지는 않는데, 이상민씨에게 집의 일부를 월세를 주고 돈을 빌려주었나 그랬을 거에요. (확실치 않습니다 ㅠㅠ)
다람쥐
아 그러니까 임대인이라서 월세채권자라는 그런? ㅎㅎ 그렇군요 자기집을 나눠서 빌려주는구나
벤젠 C6H6
임대인에게 채권자라는 용어를 써도 되는지 몰라서 저도 스스로 ??하고 있었는데, 방송에서 어렴풋이 추가로 돈도 빌려주었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채권자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이상민씨가 여기저기에서 참 많이도 돈을 빌린 듯 해요;;
이상민 채권자 아니에요 ㅎㅎ
이상민의 채권자가 이상민에게 집의 1/n 을 무상으로 빌려준 것이고
도끼는 그 집이랑 같은 건물에 사는 주거민이고요. 이상민의 항상 작은(?) 공간에 있다가
도끼네 집에 가보니 120평을 혼자서 쓰고 있더라 라는 내용입니다
벤젠 C6H6
아.. 그게 그렇게 된 것이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엉덩이가뜨거워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자다...... 라는 말도 말년에 몸도 삐그덕거리는데 고생하기 싫다는 말로 들리네요... 요즘은...

굳이 노년에 대한 비유가 아니더라도 싱숭생숭 합니다.
생존주의
그 여행프로에서 외국인이 욜로라는 말을 한 후부터 뭔가 굉장히 유행하기 시작한 듯 한데... 그 말이 알려지고 난 후에 친구들이 저더러 너야말로 욜로에 가장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자주 말하더군요. 뭐 먹고 싶은거 있으면 고민 안하고 먹고 여행가고 싶으면 웬만하면 다 가고 잘 노는 편이니 그런 얘기를 들을만도 하다고 생각하는데, 반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삶에 대한 고민은 있는거고 금전적으로 보면 작게는 생활비 조절이나 크게는 대출금 갚을 생각에 나아가선 미래에 대한 준비를 안할 수 없는건데, 가끔은 내가 정말 생각... 더 보기
그 여행프로에서 외국인이 욜로라는 말을 한 후부터 뭔가 굉장히 유행하기 시작한 듯 한데... 그 말이 알려지고 난 후에 친구들이 저더러 너야말로 욜로에 가장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자주 말하더군요. 뭐 먹고 싶은거 있으면 고민 안하고 먹고 여행가고 싶으면 웬만하면 다 가고 잘 노는 편이니 그런 얘기를 들을만도 하다고 생각하는데, 반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삶에 대한 고민은 있는거고 금전적으로 보면 작게는 생활비 조절이나 크게는 대출금 갚을 생각에 나아가선 미래에 대한 준비를 안할 수 없는건데, 가끔은 내가 정말 생각없이 사는 것 같아서 오지랖떠는 말을 듣고 있는건가 싶기도 합니다.ㅎㅎ 재산만으로만 보면 제가 친구들 중에서 제일 적은 편이고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많이 쓰다보니 집 사는 타이밍같은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퀘스트 달성은 좀 늦은 편이었으니까요.

아무튼지간에... 사람들이 해석하는 욜로라는게 보통은 현실의 즐거움, 쾌락 이런쪽으로만 기울어 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불만입니다. 진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고, 그래서 누구나 현실의 고통과 쾌락 사이에서 조절 내지는 타협해가면서 살 수밖에 없는데, 즐거운 것만 하는 것을 욜로라고 부른다면 결국은 본인의 삶이 남들보다 못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살아도 욜로이고 못 살아도 욜로이고 고통스러워도 욜로인데, 결국은 어떤 경험을 하던 그건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즐겁든 즐겁지 않든 각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있음의 특별함을 인정한다면, 모든것이 소중한게 아닐까... 물론 이런 말을 사람들에게 하면 미친놈이라거나 같잖은 현자 행세하는거냐는 비아냥을 들을 것 같아서 하지 않습니다만.ㅋㅋㅋ 그래서 저는 죽는 순간에도 약에 취해 황홀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죽는걸 인지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고통속에서 내가 곧 맞게 될 죽음을 느끼면서 가는걸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의 고통이 내가 살아서 느낄 수 있는 마지막 경험이라면, 그것도 나름대로 소중하다 느껴지지 않을까요?
*alchemist*
저 말 나오기 전인 취업때부터 자체 욜로하다가 이제는 지겨워서(?) 돈을 모아보고자 합니다(??)

....

암만 그래도 집은 하나 이쓰야되겠다 싶어서 좀 노력할려구요.. ㅠ
원샷원킬
결혼만 안하면 욜로 아닙니까?
아니다 애만 안낳아도 욜로인걸로...
2
Beer Inside
한번뿐인 인생 결혼해서 애 낳는 것도?
전 그래서 욜로를 싫어해요.
알바시절부터 해서 지금까지 시급부터 해서 월급의 반은 무조건 저금 중입니다.
이십대 후반이지만 그래도 5천만원 이상 모았어요. 통장보면 배부릅니다 흐흫.
그 돈 모아서 어디쓸꺼야? 하고 물어보면 딱히 할말은 없지만... 언젠간 내집마련 해보렵니다.
2
tannenbaum
오왕~~ 머시써여~~
그런 의미로다가 전 메로나~
Homo_Skeptic
그래도 한 번 뿐인 자신의 삶에 대한 신념이고 방향인데 유행따라 옮겨타지들 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 제목이라 음악 이야길 줄 알았는데 인생 이야기군요 ㅋㅋㅋ
마음에 부담감만 없으면 모든게 욜로 아니겠습니까?
취준생이라 이력서 쓰면서 전전긍긍해도 결국 웃으며 넘기는 저도 욜로 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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