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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9/03 22:04:34
Name   tannenbaum
File #1   61.PNG (295.0 KB), Download : 3
Subject   닭 잡다 친구 울린 썰.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60497&s_no=360497&page=1

여자친구 예린양이 도마뱀을 잡는 에피소드입니다.

긍까... 한 이십년도 더 전 이야기네요.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여행을 갔습니다. ... 여차저차 어쩌고저쩌고 중간 생략.... 돌아갈 차비 빼고 거지가 된 우리는 근처 농가 일을 도와드리고 스뎅솥을 빌리고 닭을 받아왔습니다. 네. 살아 있는 닭이요.

닭잡는 법

1. 물을 끓인다.
2. 닭 목을 쳐 재빨리 피를 뺀다.(피 덜 빼면 비린내 남)
3. 신속하게 끓는 물에 닭을 데쳐서 껍질을 깔금하게 다 뽑느다.
4. 닭 체온이 떨어져 경직되기 전 내장과 뼈싸이에 있는 이물질까지 제거한다.
5. 물을 다시 끓여 푸욱~~ 삶는다.
6. 마지막 비상금 털어 산 소주 페트 세병을 깐다.
7. 스뎅솥은 깨끗이 씻어 할머니께 돌려 드린다.

어렸을 적 시골 살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닭잡는 거 수도 없이 많이 봐서 원래 닭 잘 잡습니다. 근데 사실 저도 하기 싫었습니다. 귀찮았거등여. 그런데.... 아무도 나서지 않더라구요. 아니.. 나서지 않는게 아니라 전부 닭이 빡빡빡빡 소리내며 움직일 때마다 숨어요. 다들... 그중에 제일 덩치 큰놈은 닭이 움직일 때마다 소리 지르면서 도망다니고...

뭐 여튼간에 나혼자 일하고 있는데 뒤에서 소리만 빽빽 지르고 있는 친구놈들을 보니 약이 오르드만요. 원리는 잘 모르겠는데 닭은 목이 잘려도 한동안은 몸뚱이만 살아서 뛰어댕기거등여. 그래서 목을 쳐서 피 뻬다 말고 아직 바동거리는 닭 몸뚱이를 들고 친구놈한테 '에비~~~' 하면서 쫒아 다녔죠. 그런데 그중에 그 덩치 제일 그 친구가가 사색이 되어 경기를 일으키더니 나중엔 주저앉아 울더만요. 진짜로 엉엉 울었어요. 불량배들이랑 툭하면 시비 터져서 쌈질하다 경찰서 들락거린 덩치 산만한 애가 주저 앉아 우니까 제가 더 당황했었습니다. 물론... 그자식이 제일 많이 처먹었습니다. 무섭다고 도망댕기드만.... ㅡ.ㅡ;;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누가 챙기는 꼴이었죠. 내가 잡았는데 지들끼리 다리 묵고 나는 목만 주고. 나쁜 시키들!!

지금 생각하니 내가 좀 너무했던 거 같기도.....



나는야~ 닭 잘 잡는 남자~
나는야~ 친구 울린 남자~

냐하~



3
  • 강한남자


사나남편
잔인한 분이셨군여..
tannenbaum
시골살이 경험 있으면 다들 잘 잡을걸여?
사나남편
저 없습니다.
tannenbaum
목 잘린 닭 들고 '에비~~' 좀 해드릴까염?
사나남편
정당방위되나요???
tannenbaum
자세한 건 변호사분이....
충전기
그 목 없는 닭이 돌아다니는 것 때문에 제가 아는 분은 트라우마가 생겨서 비둘기 옆도 못 지나다니시더군요...
tannenbaum
그러게요. 제가 심했죠. 다행히 걔는 트라우마는 아닌것 같더라구요.
나이 먹어서 그런가..
근데 갈매기는 안무서워 해요.
같은 조류인데.
피아니시모
비둘기 잡는 사람들은 비둘기도 같은 원리로 잡으려나
tannenbaum
아마도 그렇겠죠?
좀 날씬한 닭이 비둘기라고 생각하면요.
깊은잠
남자애들은 좋아하는 애 괴롭히고 울린다더니...
tannenbaum
아닌디요.
괴롭히고 싶어서 괴롭힌건디요.
괴롭히는데 이유가 있나여 머~~
음.. 이래 말하니 내가 진짜 나쁜 사람 된 기분이.....
깊은잠
좋은 구경 한 거죠. 닭 잡는 거 어디서 보겠어요. ㅋㅋ
카레똥맛카레똥
제가 경험한 경우엔, 닭 목을 자르지 않고 손날로 경추를 분리시키시더라는... -_- 한 몇초 정도 꿈틀대다가 요단강 건너더군요.
tannenbaum
그건 전문가의 영역이라...
전 그정도는 아닙니다.
와인하우스
개나빳다
tannenbaum
봐주세요... ㅜㅜ
그땐 저도 스무살이었어여.
실험 농장에서 닭잡다가 힘조절 잘못해서 목을 산채로 뽑은적이 있는데 옆에서 해부하시던 양계박사님이 그 광경을 보시곤 토하시더라고요. 닭 경추분리가 쉽지 않아서... 뒷 목을 꺾은 다음 숨골을 딱 빼면 죽는데 숨골 빼려다 목을 빼버림.......

아니 근데 양계박사님이라는 분이 그렇게 비위가 약하셔서야.....
tannenbaum
동네 사람들~~ 레알 잔인한 사람이 여기 있소~~!!
세상에~ 목을 뽑았다오~
네. 그렇습니다.
풍운재기
페이탈리티?
역시 짐승이셨어
나방맨
Subzero Cuts Vertebral column
엌 ㅋㅋㅋㅋㅋㅋ
와일드볼트
남자 울리는 남자시군요 ㅋㅋ
사악군
예전 소사이어티게임에서도 그런 광경나왔죠. 종합격투기하는 사람들이 닭보고 도망다니고 비실비실해 보이는 현경렬씨가 닭 다 잡고..ㅡㅡ

나중엔 사람들이 그걸 고마워하는게 아니라 '닭잡는건 그 형 일'로 치면서 먹기만 하는거 보고 묘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tannenbaum
걔들이 그랬음.
내가 잡았는데 다리는 지들이 다 쳐묵고!!!
난 목만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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