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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8/27 23:13:59
Name   Erzenico
Subject   [번외] 3 Divas of Swing Era - 3. Sarah Vaughan
이번 번외편을 끝으로 곧 재즈계 [비정상영웅] 찰리 버드 파커가 활약한 비밥 시대로 넘어갑니다.
약간 쉬어가는 차원으로 읽어주세요.
(어제? 논란??이 많았던 용어를 굳이 사용한 것은 가볍게 웃어넘겼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ㅎㅎ 사이좋게 지냅시다)

3대 재즈 디바라고 하면 앞서 언급했던 두 명이 거의 고정으로 들어가는 반면
나머지 한 명이 호불호에 따라서 갈리는 편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실 저의 개인적인 선호도에서 사라는 앞서 언급한 두 명과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간혹 조금 앞서는 경향이 있어서
불공평하게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만
뭐, 어쩔 수 없지요. 제가 이것으로 무슨 학술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재들이 영화 [접속]의 삽입곡인 'A Lover's Concerto'를 통해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을텐데요
우선 본격적인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노래를 한 번 듣고 시작했으면 합니다. 왜냐면 제가 이 노래를 좋아하거든요.




재즈 비평가 Scott Yanow가 '20세기의 가장 놀라운 목소리 중 하나'로 꼽은 [사라 본] Sarah Vaughan은
평생 공로상을 포함, 그래미 상을 4번 수상한 보컬로 'Sassy', 'The Divine One' 같은 별명을 가진 분입니다.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목수 아버지와 성가대에서 노래하던 세탁부 어머니 아래에서 자란 그녀는
뉴어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가족 전체가 침례교회를 열심히 다녔으므로 그녀도 곧 교회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7세 부터 노래를 부르거나 리허설 때는 피아노를 치기도 하며 음악적 기반을 다졌습니다.
뉴어크도 1930년대부터는 꽤나 음악과 관련된 일이 많았으므로, 미성년이었음에도 사라는 클럽에서 피아노를 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소소한 활동을 하였으며 고등학교에도 진학하였으나 야간에 클럽에서 활동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더 커져 고등학교도 그만두고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즈음부터 그녀는 친구들과 허드슨 강을 건너 뉴욕의 아폴로 극장에도 종종 구경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폴로 극장은 1934년 [엘라 피츠제럴드]의 데뷔를 있게 한 아마추어 컨테스트가 1942년에도 열리고 있었고
사라는 그곳에서 재즈 스탠다드 명곡인 [Body And Soul]을 불러 우승하며 아폴로에서 노래를 하게 됩니다.


(주의, 이 Body And Soul은 레코딩 시기가 다릅니다)

이후 피아니스트 [얼 하인즈] Earl Hines의 밴드에서 바리톤 보컬 [빌리 엑스타인] Billy Eckstine과 함께 투어를 하였으며
엑스타인이 하인즈의 밴드를 떠나 자신의 밴드를 결성하며 [디지 길레스피] Dizzy Gillespie, [찰리 파커] Charlie Parker 등과 함께한 뒤
1944년 사라를 자신의 밴드로 초청하게 됩니다. 이 밴드는 마일스 데이비스, 케니 도엄, 아트 블래키, 덱스터 고든 등
쟁쟁한 비밥 연주자들이 거쳐간 밴드로 훗날 기억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밴드에서 사라는 'I'll Wait And Pray'라는 곡으로 첫 레코딩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1945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밴드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그녀는 1946년 Musicraft 사와 계약을 맺고 음반을 냈으며
이 시기에 재즈 스탠다드 [Tenderly]를 최초로 녹음한 기쁨을 누리기도 하였으며
이때 카페 소사이어티라는 클럽에서 만나 친구가 된 트럼페터 조지 트레드웰과 결혼하는 등 기쁜 일만 생기나 했지만
음악인 연합이 Musicraft사에 대한 반대 운동을 하면서 회사가 망해 로열티도 지급받지 못하고 컬럼비아 사와 새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이후 여러 상업적인 팝을 녹음하며 성공을 거두는 계기가 되었지만요.



컬럼비아와의 계약기간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시기였으나 그것을 위해 녹음해야 했던 곡들에 지루함을 느낀 그녀는
1953년 머큐리 레코드와 새로운 계약을 맺고 상업적으로는 물론 예술적 측면에서도 성공을 거두는 시기를 맞이합니다.
이 때에는 그 유명한 "Misty"를 포함, "The Banana Boat Song" "Whatever Lola Wants"등 많은 히트곡을 발매했으며
1954년 첫 개최된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 재즈계에서도 손꼽히는 연주자들과 교류하며 많은 공연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의 매니저로서 활약하던 남편 트레드웰과의 관계는 1958년 이혼으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1959년, 그녀는 "Broken Hearted Melody"라는 곡으로 골든 디스크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그녀는 시카고에서 C.B. 앳킨스라는 남자를 만나 재혼한 뒤 앳킨스에게도 트레드웰처럼 매니지먼트까지 해주기를 기대하였지만
이 양반은 그런 쪽의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부침을 겪는 시기가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앳킨스의 가정 폭력 등의 문제로 1963년 이혼하고 다른 매니저를 찾으면서 다소 나아지나 했으나
동시에 재즈의 인기 또한 시들해졌기 때문에 음반을 내는 일도 많지 않은 등 그녀의 60년대는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70년대에 예전 함께 일하던 프로듀서, 연주자들과 다시 교류하며 메인스트림 레코드와 계약한 사라는
다시 왕성한 녹음 활동과 투어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메인스트림에서의 첫 앨범 A Time In My Life는 당시 유행하던 팝 음악을 중심으로 선곡되었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미셸 르그랑]과 함께 한 두 번째 앨범에서는 르그랑의 곡을 중심으로 녹음을 하는 등
당대에 인기있을 만한 곡들을 위주로 선곡하여 괜찮은 상업적 결과를 내는 듯 보였으나
세번째 남편 마샬 피셔가 로열티 문제로 음반사에 소송을 제기하며 74년 계약이 종료되며 3년간 음반 계약 없는 시기를 보냅니다.



이후 버브 레코드를 만들었던 [노먼 그랜츠]가 새롭게 세운 파블로 레코드 사와 1977년 계약을 맺으며
브라질리언 재즈와 스탠다드 재즈 음반 녹음을 몇개 남겼으며 이후 마지막 스튜디오 음반을
[세르지오 멘데스]가 제작한 브라질리언 재즈 음반으로 맺을 만큼 브라질리언 재즈를 즐겨부르게 되는 계기가
아마도 파블로 때의 경험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80년대에도 활발한 공연 활동, 방송 출연 등을 이어가던 그녀는
1989년 폐암을 진단받고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를 이어가다 1990년 4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화려한 기교를 뽐내던 비밥 시대에 전성기를 보내며 디지 길레스피, 찰리 파커와 같은 비밥 대표 연주자와 많은 작업을 했으므로
그녀가 음악적 기교가 떨어진다고 평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만
아무래도 상업적인 음반 작업을 많이 하였기 때문에 다소 평가절하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목소리 자체가 멜로우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클래시컬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
귀하고 소중한 목소리로 시대가 지나도 낡지 않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
  • 힘있고 아름다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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