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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7/05 21:39:41
Name   Leeka
Link #1   http://m.entertain.naver.com/ranking/read?oid=028&aid=0002253367&rankingType=default&rankingDate=
Subject   옛날 나영석 피디의 인터뷰들을 보다보니

-이우정 작가가 어느 대담에서 당신을 두고 ‘만인의, 만인을 위한, 만인에 의한 편집을 하는 사회주의자’라고 얘기한 걸 읽었다. 편집 같은 경우엔 메인피디의 주관과 일관성이 크게 좌우하는 분야 아닌가?

“뭐 얼마나 대단한 예술작품을 한다고, 사람 무시하면서까지 그렇게 하나. 내가 반 고흐도 아닌데.(웃음) 우리 조연출 4명이 15분씩 편집해서 60분짜릴 만드는데, 누구 부분은 재미있고 누구는 재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면 당연히 재미없는 부분을 자르는데, 둘째 주에 방송이 적게 나간 조연출이 또 재미없는 부분을 맡게 됐다 치자. 그래서 내가 그걸 또 잘라낸다면, 그 친구는 ‘아, 나는 쓸모없는 사람인가, 저 사람은 날 인정해주지 않는구나’ 생각할 거다. 나사 하나가 살짝 헐거워지는 건데 그렇게 생긴 작은 균열이 프로그램 전체를 잡아먹을 수도 있다.”



- 예능의 종착점은 “인간극장”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던데, 당신이 추구하는 재미와 감동의 포인트는 뭔가?

“모든 인간은 하나의 드라마다. 사실 내가 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아주 재미없는 이야기다. 어른을 공경하자, 부모님께 효도해라, 자연을 보호해라.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잊고 살다가 갑자기 얻어맞으면 마음을 치면서 감동스럽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정치를 바꾸자, 사회를 바꾸자, 이런 거창한 얘기는 내 몫이 아니고, 그렇게 마음을 한번 툭 건드려주는 것, 그게 내 일이라고 본다. 내가 만든 프로 중에서 외국인 노동자 특집을 할 때 피디로서 가장 보람 있고 뿌듯했다. 그걸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뀐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으면 까먹는 일들이 세상에는 많으니까.”



-<삼시세끼>를 봐도 외지에서 온 두 연예인이 주인이고, 이들이 집을 비운 사이 우렁각시처럼 텃밭을 가꾸고 짐승을 돌보고 가마솥을 반질반질 윤나게 해놓는 실제 농민은 등장하지 않는다. 작위적 설정을 최소화한다면서 이건 또다른 “작위적” 배제 아닌가?

“이게 되게 애매한 지점인데, 사람들이 ‘진짜의 진짜’는 원하지 않는다. 내가 만든 프로는 ‘리얼’을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판타지 공간인 경우가 많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저 사람들이 저렇게 촬영하는 뒤에는 우렁각시가 있고 실제 농부가 있다는 것도 다 안다. 실제 농촌의 현실이 저렇게 낭만적이지만도 않고 빡빡하다는 것도 알고. 굳이 예능프로그램에서까지 그걸 보고 싶진 않은 거다.”



--------------

1박2일 시즌1때 까지만 해도 대단한 PD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tvn으로 이적한뒤로..  정말 대한민국 예능을 뒤흔들고...  한국 예능 피디 역사상 유일하게 백상예술대상까지 거머쥔..  

예능 PD의 이름이 브랜드가 되버린 나영석의 몇년전 인터뷰 내용중 일부를 보다보니.. 또 떠오르는게 있어서 슬쩍..




개인적으로 특히 대단하다고 생각했던건

1박2일 시즌1에서 나영석이 도입한 가장 큰 예능의 변화는 자서전에서도 스스로 말했지만
'24시간 찍는 예능의 도입' 이라고 말했었고..
(그전 예능들은 쉬는텀과 녹화텀이 따로 있고..  24시간 풀로 카메라를 붙여서 돌리지 않았다고..)

24시간을 찍은 가장 큰 이유는
'복불복을 함 -> 녹화를 쉼 -> 그 사이에 출연진들이 알아서 밥도 먹고 이것저것 다함 -> 절박하지 않음 -> 복불복을 건성으로 함 -> 재미가 떨어짐'

'복불복을 함 -> 카메라를 계속 돌림 -> 그 사이에 출연진들이 다른걸 카메라 눈치보느라 할수가 없음 -> 절박함 -> 복불복을 목숨걸고 함 -> 재밌어짐'

이 순환구조를 돌리고 피디가 권력을 잡기 위해서.. 였다는 마인드도 재밌고..


이게 어느정도 자리잡고 나니 '편하게 찍는 부분들이 더 재밌더라 + 시청률 잘 나오고 성공하니깐 다들 알아서 으쌰으쌰 하는 구조가 되서 재미가 더 올라감' 이 되었고



KBS에서부터 시즌제를 계속 도입하고 싶어했고.. tvn에 가기 전부터 계속 시즌제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결국 시즌제를 정착 시켰다는 점..

한국 예능계에서 '시즌제 예능' 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자리잡게 만든것도 나영석이 최초... 라고 볼 수밖에 없고



모두가 할아버지들 나오는 예능 누가봐요.. 했는데 성공시킨 꽃보다 할배..


남자들이 그냥 밥해먹는걸 누가봐요.. 하고 전 스태프와 관계자들이 반대했는데 그냥 추진해서 성공시킨 삼시세끼...


같은걸 보면.. 특유의 통찰력도 대단하지 않나 -.-





p.s 근데 사실 나영석 예능은 결국

1박2일 / 신서유기. - 게임하고 밥먹음
꽃보다할배 - 여행가서 밥먹음
삼시세끼 - 직접 밥해먹음
신혼일기 - 부부끼리 밥해먹음
알쓸신잡 - 밥먹으면서 수다떰
윤식당 - 남들에게 밥해줌

으로 요약되지 않나...



1
  • 춫천


사악군
역시 사람은 밥부터 먹고 살아야지요
레지엔
Zel님이 푸드 포르노라고 하셨는데 그게 핵심을 찌른 표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불편한 것 보기 싫고 각잡고 보기 싫고 1시간 내내 웃기는 건 불가능하니까 나영석 작품이 잘 먹히고 의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 분의 철학이 인터뷰에서 계속 보이더라구요.

국민은 리얼/ 진짜의
진짜를 원하지 않는다는 저 인터뷰를 보고 놀라게 되었어요.
본인이 알면서 계속 저런 판타지성 프로를 만든다는거잖아요. 실적 앞에선 모든것이 용서된다는건지....
우분투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게 예능 아닌가요?
이 분 예능에서 보이는건 따뜻함 인간미도 보이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의 비평적 사고의 힘을 길러줄 사다리 역할(탑피디로서의 책임감)을 간과하는것 같아서에요.

저 혼자만 그렇게생각하는지도 몰라요.
우롱버블티
사람이 모든 순간에 비판적으로 배울 필요는 없지 않나요. 그게 왜 양심을 포기하고 실적에만 매몰된 건가요. 나영석 피디가 사기를 치는 것도 아니고 시청자가 사기를 당하는 것도 아닌데요. 그저 예능일 뿐이고 동화나 드라마 같은 거죠. 혹은 하얀 거짓말이나 예쁜 말 같은. 모든 동화에서 무언가를 배울 필요도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징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거야 말로 오만한 태도라 생각해요.
저는 나피디의 탑피디로써 리더로써의 책임감을 기대한것인데요.

물론 피디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시청자들에게 교육적인 측면에서 가르쳐줄 필요도 없으나 저는 사회에서 어떤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면 그의 성공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보아요. 리더의 위치에 있으면 그에 따른 결정과 연계해서 파급되는 인과관계를 생각해보는것 그리고 그런 영향이 큰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보아요.

그렇기에 잘 만든 영화나 소설이 인간감성을 터치하면서도 휴매니티 철학을 함께 내재하고 있는것처럼 흥행과 오락을 잡으면서 좀 더 철학이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음 좋겠다는 의견이에요.
우롱버블티
음 그러니까 제 생각은,
1. 피디가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2. 나피디는 사회적 책임감을 '외면'하고 실적만 추구한다.

라고 했을 때 물론 1에 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2는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나피디는 외면하는게 아니라, 그것이 진심으로 자기 철학일 수도 있는거죠. 몇십년간 자기 길을 파며 고민해 만든 철학에 대해 '실적에 급급해서 옳은 걸 외면한다'고 하는 건 그 사람을 부당하게 폄하하는 것 같아요.

비유하자면 순수문학의 힘을 진심으로 믿고 몇십년간 파온 소설가에게, 당신 ... 더 보기
음 그러니까 제 생각은,
1. 피디가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2. 나피디는 사회적 책임감을 '외면'하고 실적만 추구한다.

라고 했을 때 물론 1에 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2는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나피디는 외면하는게 아니라, 그것이 진심으로 자기 철학일 수도 있는거죠. 몇십년간 자기 길을 파며 고민해 만든 철학에 대해 '실적에 급급해서 옳은 걸 외면한다'고 하는 건 그 사람을 부당하게 폄하하는 것 같아요.

비유하자면 순수문학의 힘을 진심으로 믿고 몇십년간 파온 소설가에게, 당신 책 잘팔려고 순수문학이나 쓰는 거잖아! 하는 건 부당한 모욕같아요. 순수문학은 잘못됐어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 라는 비판은 할 수 있지만요.
전 모욕할 의도는 없구요. 왜 그렇게 만들지 않지? 라는 시청자의 바램내지는 의문인데요. 부당하게 폄하한다고 바라보실수도 있겠네요. 불필요한 문장을 적어서 오해를 싼것
같기도해요. 지적은 감사하게 받아들일께요.
ㅎㅎ 오히려 솔직해서 좋긴 하네요. 모두가 자기를 변호할 권리는 있는 거니깐요. 전 여기까진 좋은데 사회적으로 더 영향력이 커지면 어떻게 될까 하는 점에선 약간 아찔하긴 한데... 뭐 리얼빌런들도 많이 있는데 싶어 그러려니 합니다. 개인적으론 저의 취향때문에 너무 나영석에 대한 잣대가 harsh해 지는 부분도 있고요. 그러고 예능PD와 실적이란건 회사와 매출액의 관계라 사회적기업이 되기 전까진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요. 미국의 막장 프로 PD들도 잘 살지 않습니까 ㅎ. 판타지라고 본인이 주장하면 뭐 보는 사람이 판타지라고 이해해줘야죠. 이해 못하는 사람이 바보긴 한데, 이렇게 만들어놓고 이해못한걸 탓하는건....ㅋㅋ 나영석이 그부분 줄을 너무나 잘타서 얄밉긴 해요.
파란아게하
예능에 따뜻한 시선이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당. 춫천.
저는 나영석의 능력은 리스펙하고, 예능을 보는 시청자들도 존중하는데 제가 별로 보고 싶지는 않고 앞으로도 찾아서 볼거 같진 않습니다. 한국 사회와 사람들을 너무 잘 이해해서 오히려 불편한 점이 느껴진다면 제가 프로불편러겠죠 ㅋ. 제 취향엔 멘붕은 좀 심했지만 지니어스 206의 정종연 같은 예능 피디가 더 나왔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는 그 난리 까지 안치고 시청자에게 수용되는 분위기도..) 나쁜남자도 아니고 나쁜피디에 끌리는 이 심정은 뭘까요.. 그런면에서 안준영도 좋아한다는..
저도 이번에 알쓸보고 ...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게다가 그의 칸 인터뷰도 그렇구요. 나피디의 예능감은 탁월하다고 생각해요. 사냥꾼적인 아주 시청자의 필요한 곳을 잘 알아채는 능력가이지요. :) 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켈로그김
가끔 보면 편하게 보긴 괜찮은데, 찾아서 볼만큼의 자극이 저에겐 부족하긴 합니다.
사람들이 진짜의 진짜를 보고싶지 않아한다고 했는데, 그 진짜가 뭔지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니까.. 저는 한국에서 진실확인 머레이쇼를 보고싶은거지요.
스너프....
여러모로 무서운 분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대단하기도 하고...
openmind
살짝 유치한 자막이 거슬리긴 하지만 그뿐이고 신서유기는 시즌1 이승기편만 잼있고 시즌2부터 아예 안보게되었고 알쓸신잡 같은 프로그램도 너무좋지만 조금일찍 했으면 어땠을까 하지만 cj가 찍혀있는 상태니 분명 제재가 들어왔을꺼 같기도하고 좋은프로그램 계속 만들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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