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3/17 01:17:37
Name   Vinnydaddy
Subject   '남몰래 흘리는 눈물'로부터 출발한 잡다한 생각

1.
https://youtu.be/YOA0mxmSfsM

요즘 이 영상을 몇 번 되풀이해서 보고 있습니다.
하이 C의 제왕 답게 쭉 뻗어나가는 큰 성량의 고음은 몸을 뒤흔듭니다.

2.
사실 오페라 아리아들이 가사가 좀 막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사랑의 묘약>은 저 노래 빼고는 완전 엉망진창으로 극이 진행되다가 마지막쯤에 저 아름다운 노래가 나오며 극이 마무리되는 것이고...

https://youtu.be/s6bSrGbak1g
이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의 가사는 "아버지, 저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어요, 좋은 남자에요, 결혼을 허락해주시지 않으면 강물에 빠져 죽어버리겠어요" 이런 내용이며...

https://www.youtube.com/watch?v=s7vJcUogrEI
이 노래야... "니가 자라스트로스를 죽이지 않으면 너는 내 딸이 아니야!"라는 유명한 노래고...

그 외에도 뭐 찾아보면 많이 나옵니다.

3.
예~엣날에 어느 오페라에 관한 입문서를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제 수중에 책이 없어 정확한 인용은 못하는데,
위의 가사나 오페라의 스토리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썼더군요.

"움악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들은 극의 내용 전개나 가사, 스토리 등에 대해 대단히 엄격하고 꼼꼼하게 평가한다. 그런데 의외로 소설가나 국문학자 등 그 쪽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면 그런 것을 거의 신경쓰지 않고 음악만 생각하더라"

저 얘기를 듣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영역을 평가할 때 우리가 내린다고 생각하는 '객관적'인 평가가 사실은 얼마나 '객나적'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더군요.
뒤집어 생각하면, 어떤 영역에 있어 평가를 맹신하는 건 위험하다는 얘기도 되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4.
3번과 관련해 리처드 파인만이 자신이 구술한 책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에서 깜빡 잊고 해설서를 놓고 박물관에 갔던 경험을 서술한 적이 있습니다. '에잉, 별 수 없지. 내 감상으로 보고, 나중에 돌아가서 책이랑 비교해 보자'라고 했는데, "어 이 사람은 왜 이리 들쭉날쭉하지?"라고 생각한 사람의 그림이 해설서에 '몇 개는 제자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설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생각보다 잘 맞더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떤 걸 보고 평가를 찾아보기 전에 '어떤 건 와 좋다, 어떤 건 나한텐 별론데?' 하는 양키다운 솔직한 태도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하는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파인만은 자기 그림으로 전시회를 연 경력이 있는, 회화에 꽤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기는 했습니다)

5.
결론은...

사람들이 다 좋다 좋다 하는 파바로티의 이 Nessun Dorma 영상을 보고 저는 이 사람 평소보다 왜 이렇게 힘이 없고 급하지?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평을 찾아보니 평론가들도 이날 파바로티가 별로였다고 평가했던 기사가 있더군요.
뭐, 아무렴 어떻습니까. 빈 체로~



5
  • 클래식 글은 추천~~~
  • 오랜만에 들으니 참 좋아요.
  • 춫천
  • 클래식 글은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706 7
15061 스포츠[MLB] 2024 AL,NL MVP 수상자.jpg 1 + 김치찌개 24/11/22 56 1
15060 스포츠[MLB] 2024 AL,NL 사이영 수상자.jpg 김치찌개 24/11/22 59 1
15059 음악[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김치찌개 24/11/22 65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1 +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410 0
15057 일상/생각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 SKT Faker 24/11/21 572 1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324 0
15055 방송/연예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4 알료사 24/11/20 3103 32
15054 생활체육[홍.스.골] 10,11월 대회 상품공지 켈로그김 24/11/19 251 1
15053 여행여자친구와 부산여행 계획중인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29 포도송이 24/11/19 685 0
15052 일상/생각오늘도 새벽 운동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11/19 455 9
15051 일상/생각의식의 고백: 인류를 통한 확장의 기록 11 알료사 24/11/19 495 6
15050 게임[1부 : 황제를 도발하다] 님 임요환 긁어봄?? ㅋㅋ 6 Groot 24/11/18 451 0
15049 꿀팁/강좌한달 1만원으로 시작하는 전화영어, 다영이 영어회화&커뮤니티 19 김비버 24/11/18 924 10
15048 의료/건강고혈압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치료제가 된 계기 19 허락해주세요 24/11/18 712 1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897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33 매뉴물있뉴 24/11/15 1793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1006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903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59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559 7
15041 영화미국이 말아먹지만 멋있는 영화 vs 말아먹으면서 멋도 없는 영화 8 열한시육분 24/11/13 689 3
15040 오프모임11/27(수) 성북 벙개 33 dolmusa 24/11/13 751 3
15039 요리/음식칵테일 덕후 사이트 홍보합니다~ 2탄 8 Iowa 24/11/12 409 7
15022 기타[긴급이벤트] 티타임 따봉 대작전 (종료) 19 dolmusa 24/11/05 1077 3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