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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0/19 18:06:47
Name   Vinnydaddy
Subject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e-sports에 대한 생각


우연히 유투브 추천 동영상에 떠서 보게 된 동영상입니다.
EU LCS와, 파리에서 열린 2014 롤스타전 영상을 어르신들에게 보여주고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어르신들이 그에 답하는 장면인데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약간 의도하는 대로 답변을 유도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은 있지만,
의외로 '게임이 스포츠가 될 수도 있지!'라고 쿨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는 걸 보니 참 흥미롭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60대이신데, '어우 시끄러워'가 주된 반응이셨거든요)

여러분들이 겪으신 일들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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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n사랑
    제 부모님은, 어머니는 50대 후반 그리고 아버지는 60대 초반이신데, 이스포츠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으시지만 이스포츠에 대해 (이스포츠가 스포츠이냐의 물음에 관련해서) 거부감은 없으세요. 제가 옛날에 박성준의 라이트한 팬이었거든요.
    뒷짐진강아지
    질문을 어로 하느냐 아로 하는냐에 따라 조사 결과 비율이 달라지긴하죠...
    레지엔
    저 시리즈 영상 꽤 재미있게 보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기대한 것보다 저 분들이 개방적이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지만 니들이 즐기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라는 태도를 일관되게 보인다는 겁니다. 저 시리즈 중에 '힙합은 음악일까요?'라는 토픽이 있는데, 거기에서 제가 굉장히 감명깊게 본 답변이 나옵니다. '힙합이 음악이 아니라는 이유는 죄다 나 어렸을 때 로큰롤 까던 양반들이 했던 레파토리랑 하등 다를 게 없다'. 저 영상 시리즈를 보면 아시겠지만 저기 나온 분들은 베트남전과 히피 문화를 겪은 바 있고, 비교적 ... 더 보기
    저 시리즈 영상 꽤 재미있게 보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기대한 것보다 저 분들이 개방적이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지만 니들이 즐기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라는 태도를 일관되게 보인다는 겁니다. 저 시리즈 중에 '힙합은 음악일까요?'라는 토픽이 있는데, 거기에서 제가 굉장히 감명깊게 본 답변이 나옵니다. '힙합이 음악이 아니라는 이유는 죄다 나 어렸을 때 로큰롤 까던 양반들이 했던 레파토리랑 하등 다를 게 없다'. 저 영상 시리즈를 보면 아시겠지만 저기 나온 분들은 베트남전과 히피 문화를 겪은 바 있고, 비교적 고학력층/중산층 이상의 자산 소유자로 기대되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그 세대가 20대일 때는 인류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삽질을 하던 시대죠. 서브컬쳐 혹은 신세대 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정치적 태도를 가지는게 당연시 됩니다. 우리의 노년층을 생각해 볼 때, 미국이 우리보다 얼마나 빨리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고... 지금의 5-60대에서 저 정도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 20년 후에는 우리도 저런 노년층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Vinnydaddy
    자주 보셨다고 하시니 한 가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저 분들이 '나는 잘 모르겠지만 남들이 그러는 건 존중한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혹 '저런 유투브 영상에 나오기 때문'이나, 혹은 '질문자가 그러한 반응이 나오게끔 의도적으로 유도했기 때문'이라는 느낌을 받으신 적은 없으셨는지요? 제 생각은 아무리 해도 그런 오류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특히 저 영상 끝에 보면 자주 출연하셨던 어떤 할머니에 대한 추모 장면이 있는데, 만약 어르신들이 잘 모르던 새로운 문화의 종류를 여럿 지속적으로 접하게 되면 좀 더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지게끔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지엔
    그런 느낌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이게 영상으로 찍혀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데 실제 본인의 생각을 마스킹하고 '올바르게 보이는'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낮지 않지요. 뭐 근데 그런 위선적일 가능성을 포함하더라도, 주장에 대한 논거 자체가 꽤 그럴듯하게 풀려서 볼만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저 노인들은 위선적이어야 한다는 관념이라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한 부분도 있고요.
    Vinnydaddy
    하긴, 시종일관 꼰대인 것보다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는 게 백 배 낫겠군요.. 감사합니다.
    Event Horizon
    시대상과 더불어서 이 영상에 나오는 어르신들의 인종분포와 억양을 고려해보았을때 미국서부에서 촬영을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많이하게됩니다. 언급하신 히피문화 같은곳의 고향이 서부이기도하고, 전통적으로 미국서부는 가장 '전통적인 미국'의 문화에서 탈피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주는것이 전통인 지역인데, 그런곳에 정착하신 어른들의 성향 또한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중서부의 어른들에게 똑같은 비디오들을 보여드렸다면 좀 다른 반응이 주를 이룰수있을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구밀복검
    이미 저 분들 젊을 때 전자게임이 대중문화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고 있었죠. 그 이후 40년이 지났고 시일에 따라 세태의 변화가 사람들에게 인지되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와 IMF를 거치며 10년 단위로 사회의 근간 자체가 리셋되고,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사회문화적 혁신을 겪은 한국과는 인지적 여유가 달랐죠. 예컨대 90년대 말에 테크노에 기반한 이정현의 퍼포먼스는 노장년층에게 문화충격이었고 난독의 대상이었는데, 테크노가 언제적에 서구에서 유행했는지 생각하면 양자의 차이를 쉬 알 수 있죠.
    저희가 보는 것을 관심있게 같이 보고 물어보시던 부모님은 임요환, 홍진호는 당연히 알고 게임방송도 같이 많이 봤어요.
    엄마는 재미없다고 하시면서도 저희가 재미있게 보면 옆에서 잠시나마 이야기하면서 같이 봐 주시기도 하셨어요.
    자식들이 집을 떠나고 스타1 중계가 끝나고 스타2는 몰라서 재미없다고 하던 60이 넘은 아빠는 그새 스타2도 보는 재미를 아셨는지 가끔 보세요.
    그리고 예전에 해보라고 해서 재미있게 하셨던 조조전이나 임진록 같은 게임을 다시 깔아달라고 하시거나 고스톱 치시면서 익숙해 지신 사이트에서 삼국지 같은 게임... 더 보기
    저희가 보는 것을 관심있게 같이 보고 물어보시던 부모님은 임요환, 홍진호는 당연히 알고 게임방송도 같이 많이 봤어요.
    엄마는 재미없다고 하시면서도 저희가 재미있게 보면 옆에서 잠시나마 이야기하면서 같이 봐 주시기도 하셨어요.
    자식들이 집을 떠나고 스타1 중계가 끝나고 스타2는 몰라서 재미없다고 하던 60이 넘은 아빠는 그새 스타2도 보는 재미를 아셨는지 가끔 보세요.
    그리고 예전에 해보라고 해서 재미있게 하셨던 조조전이나 임진록 같은 게임을 다시 깔아달라고 하시거나 고스톱 치시면서 익숙해 지신 사이트에서 삼국지 같은 게임보면 깔아서 해보시곤 해요.
    어렸을 때부터 같이 게임을 하고, 같이 보고 그래서 그런지 부모님들은 게임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없고 이스포츠도 잘 아시는 편이세요.
    kaestro
    저희 아버지는 집에서 게임 같은거 할거면 돈줄테니까 나가 살아라, 꼴도 보기 싫다 하시는 과고
    어머니는 그냥 니 좋아하는거 하고 살아라 하시는 편입니다. 아버지 연세는 오십이 좀 넘었고 어머니는 사십중반이시네요
    정작 제가 집나가 살 돈이 집에 없단건 함정이지만...
    기아트윈스
    아빠는 아직도 마영전 하세요. 물론 주로 트롤링을 하시지만... 프로즐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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