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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2/27 13:52:47
Name   tannenbaum
Subject   백종원과 대패삼겹살, 동산회관
전 백종원을 싫어합니다. 백종원 프렌차이즈나 방송은 안보죠. 아!! 딱하나 예외가 있는데 한식대첩은 봤습니다. 어차피 그 프로그램은 백종원이 아닌 어머님들이 주인공이었으까요. 처음엔 저도 백종원 참 좋아했습니다. 흑수저의 반항아 같기도 하고 자수성가한 노력이 존경스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이 기사를 보게 됩니다.

http://entertain.naver.com/read?oid=421&aid=0001186134

'백종원은 쌈밥 식당을 운영할 당시를 회상하며 "정육점에서 고기를 직접 썰기 위해 시장에 기계를 사러갔는데 고기가 아닌 햄을 써는 기계를 잘못 샀다"며 "고기가 돌돌 말리는 바람에 일일이 손으로 펴서 손님에게 내놓았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삼겹살 모양을 본 손님이 '이게 무슨 삼겹살이냐. 꼭 대패 밥 같다'고 해 대패 삼겹살로 짓게 됐다"고 작명 비화를 소개했다.'

그리고 백종원은 대패삼겹살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하지만 나이 좀 있으신 아니 우리 또래만 해도 대패삼겹살은 80년대부터 존재했다는 걸 아실겁니다. 백종원이 자기가 개발했다는 건 뻥이죠. 쌈밥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전국의 수많은 맛집을 돌아다니며 연구했다는 사람이 전국에 널려 있는 대패삼겹살 집들은 모를리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85년에 대학을 졸업한 백종원이 서울 시내에 가난한 대학생들의 먹거리 였던 대패삼겹살집을 몰랐을리도 만무하구요.

광주에 유명한 동산회관이란 식당이 있습니다. 양념대패삼겹으로 유명한데 이집은 백종원보다 훨씬 더 오래되고 유명했던 집입니다. 백종원 프렌차이즈 원조쌈밥집보다 훨씬 맛있죠. 이집이 대패의 원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건 백종원보다 더 오래전부터 이 음식을 팔아왔고 유명했습니다만... 동산회관 사장님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백종원이 훨씬 더 성공한 사람이 되었네요. 음식업에서 성공은 맛도 있지만 수완도 중요한 것이니 그부분에서 백종원은 남다른 능력이 있는거겠죠. 확실한 건 백종원의 원조쌈밥집보다 광주동산회관이 더 오래 되었다는 점입니다. 백종원이 말한 내가 개발했다는 거짓말이라는 증거라는 거지요. 그런데 전국의 대패집 사장님들이 백종원보다 먼저 특허등록을 하지 않았던 건 관련지식이 없어서겠지만... 그분들은 이미 널리 퍼진 대패삼겹이 누구의 것도 아닌 하나의 음식문화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뭐 특허라는 게 먼저 찜하는 게 임자라서 백종원의 특허 출원이야 자본주의 사회의 현명한 도둑질이라고 보는 입장이라 똑똑한 사업가란 건 인정은 합니다만... 당당하게 내가 개발해서 만들었다고 거짓 언플하는 백종원은 딱히 신뢰가 가는 사람은 아니네요. 그냥 기존에 있던 얇은 삼겹살에 내가 이름을 붙여 특허출원 했다다라고만 해도 당당하게 인정받을텐데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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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er Inside
    옛날에는 정육점에 냉동 고기를 써는 기계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 냉동고기를 써는 기계에 비계와 다릿살을 뭉친후 꽁꽁얼려서 고기써는 기계에 넣고 썰면 가짜 삼겹살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릿살로 만들었기 때문에 얇게 썰어서 질긴 것을 감출 수 밖에 없었고 얇게 썰다보니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을 붙을 수 밖에 없었다고 삼촌이 말씀하시는 군요.
    tannenbaum
    그니깐 대패삼겹살을 처음 먹어본건 서울아시안게임이 열리던 1986년이었습니다. 당시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던 우리집은 1년에 몇번 고기를 먹을까 말까 했는데 그때마다 집에서 가까웠던 조선대후문 근처로 가곤 했습니다. 1인분에 1500원 하던 돌돌 말린 대패삼겹살(인척 하는 잡고기)였지만 고기는 언제나 맛있었거든요.

    라고 삼촌이 말씀해주시네요.
    Beer Inside
    저희 삼촌은 대패삼겹살은 먹다보니 1인당 3-4인분씩 먹게 되어서 가성비가 떨어져서 후배를 사줄 때를 제외하고는 그냥 삼겹살집에 가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냥 삼겹살 1-2인분 먹으니 더 배가 부르더라고 하시더군요.
    사나남편
    대패는 1인당 5인분기본세팅 아닌가요?
    tannenbaum
    대패 1인분 100그람 아니에요? 그럼 1인당 500그람 기본세팅??
    우왕.
    Beer Inside
    삼촌은 1인분 200그람 시절에 먹었는데, 그 때도 대패삼겹살은 무게를 잘 속였을 것이라고 하시는군요.
    tannenbaum
    기억납니당.
    바구니에 담아 저울에 재서 주는데 바구니 무게까지 포함해서 주더라구요.
    tannenbaum
    그래서 밥이랑 같이 싸먹으면 더 맛있다고 부모님이 늘 공기밥을 초장부터 시켜서 국이랑 같이 드셨다고 말씀해 주시네요.
    특히나 그집은 요즘 공기밥 그릇이 아니라 대접에다 퍼 주셨다고......
    사나남편
    뭐 여기에 대해서는 성공하는게 장땡이라고 생각하는게...삼성에서 맨처음 엘이디 티비 나올때 저건 원래 있는 기술이다. 백라이트만 엘이디로 바꾼건데 기존의 엘씨디 티비랑 차이가 없다. 신기술 아니다. 라고 아무리 외쳐봐도...삼성이 엘이디 티비로 엄청 이득을 보고 힛트를 쳤지요. 개인적으로는 그당시도 지금도 마캐팅으로 신기술인걸로 사기쳤다고 봅니다만...
    헬리제의우울
    삼촌배틀 죠죠 보는줄...
    tannenbaum
    넵. 말씀대로 백종원에게 로열티를 지불하는 삼겹살집은 한군데도 없죠. 만약 그랬다면 뒤집어져도 진작 열두번도 뒤집어졌겠죠.

    본문에 제가 말씀 드렸듯 대패삼겹살이란 상표권은 먼저 찜하는 사람이 임자라는거지요. -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명한 도둑질.

    제가 제기하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대패삼겹살을 자신이 처음 개발했다고 거짓언플하는 점,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점을 이용해 상표권출원을 마치 자신이 원조인 척 거짓홍보를 하는 데 이용했다는 점, 다른 고기집 사람들은 음식문화의 하나로 여겨 독점하지 않던 상황에서 본인이 독점한 점 등을 이유로 똑똑한 사업가일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적인 면에서 실망이 크다는 것입니다.
    침묵의현자
    저 정도로는 특허내려고 해도 출원조차도 안 될걸요. 뭔가 기술적인 부분이나 아이디어가 있어야 특허출원이 되는데, 그냥 썰다보니 동그랗게 나온 것이 될리가...
    tannenbaum
    산업재산권 중 '대패삼겹살' 상표권이었습니다. 말씀대로 그게 될리가요.
    보통 사람들은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으로 나뉘어 있다는 걸 잘 모르기도 하고 퉁쳐서 전부 '특허'라고 여기기도 하고 백종원도 그리 표현했습니다. 저도 그리 표현했구요.

    요는 본문에 '내가 이름을 붙여 특허출원(상표권 등록) 했다다라고만 해도 당당하게 인정받을텐데 왜 거짓말을(자기가 개발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라 말씀드렸듯, 상표권 등록 자체는 좀 얍삽하긴 해도 큰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자기가 처음 개발했니 만들었니 뻥치며 언플에 홍보해대니 속이 보인다는거죠.
    침묵의현자
    아. 그걸 다 퉁쳐서 특허라고 하는군요...;;;;
    광주 하면 수궁갈비 아닙니까?
    라고 삼촌께서 (...)
    tannenbaum
    30년 전에 가보고 그 뒤로는 안가서 맛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라고 삼촌이.....
    열혈둥이
    엇 제가 이해한건 좀 다른게 특허낸건 우삼겹 대패 아닌가요?
    원래 예전에는 잔뜩 뭉쳐놓은 싸구려 냉동 돼지고기 뭉텅이를 대패로 얇게 저며서 구운게 최초이자 유행한 것이고
    그걸 소고기로 한걸 특허 낸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와 사업수단 좋네 얍삽하게 라는 생각은 했지만 거짓말쟁이라는 생각은 안들었네요.

    삼촌분들 처럼 80년대부터 먹진 못했지만 저도 고딩인 99년도부터 동아리 뒤풀이때마다 먹던 음식이라 ..=_=
    tannenbaum
    http://www.kipris.or.kr/khome/main.jsp

    특허청 검색결과 백종원은 '특허'가 아닌 '상표권'만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삼겸 '특허'가 아니라 우삼겹 '상표권'만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뭘 개발하고 어쩌고 해서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가게 이름이랑 로고 디자인 등에 대한 '상표권'만 가지고 있는거죠.
    그니까 자기가 개발해서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건 말장난이자 개뻥이라는거죠.
    tannenbaum
    그리고 첨언하자면 우삼겹은 삼겹살보다 더 오래 한국인들이 즐겨 먹은 우리 음식입니다.
    백종원이 상표권 등록하기 훨씬 훨씬 전부터요.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도 우삼겹이 나오기도 했지요. 생각보다 오래된 음식입니당.
    열혈둥이
    오홍 덕분에 새로 알았네요 감사합니다!+_+
    지니세이
    맞아요. 저도 대패삼겹살을 백종원이 처음 개발했다는 얘기가 의아하긴 했었어요. 내가 오래전에 먹었었던 대패삼겹살은 뭐지? 하면서요.
    테넨바움님 말씀하시는 바 일리 있으세요. 말을 할 때 정확하게 해야하는것 같아요. 아닌것은 아닌것이지요.

    그리고 남들이 오해하기 쉽게 표현하는 것도 주의해야할텐데요. 음.... 미디어에 보이는 이미지가 다가 아니겠거니는 했었어요. 잘 포장된 상업용 이미지??
    백종원이 자수성가랑 흙수저랑은 거리가 먼사람아닌가요
    tannenbaum
    처음엔 그런 줄 알았죠.
    알고보니 금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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