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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2/17 23:53:58
Name   HD Lee
File #1   KakaoTalk_20170217_234530850.jpg (77.1 KB), Download : 9
Subject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오랜만에 긴 글을 적는 것이 많이 어색하고, 어떻게 보면 힘들지만, 
술을 마신김에 그 동안의 생각을 정리해볼 겸, 생각의 흐름과 함께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 가입인사와 타임라인을 유심히 들여다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지금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쓰지 않는 이유는,
어느 순간부터 [사랑이란 단어는 쌍방향일 때에 비로소 완성되는 단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분을 처음 만나 뵌 것은 어느 컨퍼런스 이후 였습니다.
그 컨퍼런스 이후에 참석자들이 모두 함께 모인 자리에서 본 그 분의 모습은,
우리는 왜 이런 것을 못할까, 아니, 왜 자신은 이런 것을 할 수 없는가에 대해서 화를 내는 모습이었습니다.

네, 저는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 자기 자신을 채찍질 하면서 나아가는 사람을 좋아하고, 동경하며, 존경합니다.
제가 가지고 싶은 모습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제 자신도 그런 삶을 가지기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삶에 선택지가 생기게 되면, 누구의 충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꿈을 선택해왔죠. 
그리고 지금도 제 꿈을 향해서 느리지만 한걸음씩 걸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많지 않은 나이지만, 제 주변에서 하나 둘 현실과 타협해 나가고,
또 현실에게 서서히 자신의 꿈을 양보해 나가는 분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꿈보다는 현실이 우선이니까요].

그 사이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일을 하지 못해서 화를 내는 그분은 제게 있어서 정말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심장 한켠에 그분의 모습이 박히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그 분과 업무적 연관성도 높지 않았고, 그 분과 마주칠일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점점 제 심장 한켠에서 그분의 모습이 사라져갔습니다. 아니 사라져 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제가 원하는 업무를 하면서, 그 분과 마주칠 일이 늘어나게 되자,
제 심장속에서 그분의 영역이 늘어나기 시작했죠. 

업무상 마주치고, 이야기 할때마다 그분은 제게 있어서 점점 더 밝게 빛나는 별이 되어갔습니다.
반대로 저는 점점 심연에 가라앉아, 어둠속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밝은 별을 동경하는 돌덩이가 되어갔죠.

그러던 중, 동료의 배려로 지금 그분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뭐, 저에게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긍정적인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답보상태일 뿐...

이제는 뭐,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잊기 위해서 일에 몰두하고, 또 일을 하고, 또 일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곡 중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You must be out of your mind. (너 미쳤구나?-엘라노어님 제보로 수정!)]

하지만 제 생각의 영토는 이미 끝없이 확장해서 벗어나기도 힘든 상태인것 같습니다. 미친거죠.



8
  • 역시 진심만큼 아름다운 글은 없네요.
  • 사랑 사랑 사랑
  • 춫천


베누진A
이 마음 알 것 같아요. 제가 지금 그래요. 어떤 분이 그분만이 가지고 있는 꿈을 좇고 저는 그 모습을 보고 그 분에게 반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냥 어찌할 바를 몰라서 제 할 일을 묵묵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난커피가더좋아
추천사에도 썼지만...진심을 담은 글 만큼 아름다운 글도 없는거 같아요. 좋은 일 생길겁니다. 편히 주무시길.
알료사
음 꽤 괜찮은 상황같은데요 ㅎ 별도 가까이 가서 보면 돌덩이일텐데.. 반대로 돌덩이도 사실은 빛나고 있을 수도 있구요. 꿈보다 현실이 우선이라는 사실이 꿈을 양보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타하면서 조금씩 다가가는 미완의 사랑.. <그분>께서도 HD Lee님이라는 별을 발견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겠습니다ㅎ
날아올라무찔러라
상황은 달라도 표현 못하는 짝사랑 심정은 다 비슷하네요. 당신이 너무 찬란해서, 바라보는 나는 아련한 돌맹아리일 수밖에 없는 그 감정. 바라볼수록 더욱 밝아져서 그대로의 나는 더욱 작아지는, 그 감정.
날아올라무찔러라
막연하게 응원합니다. 글쓴님은 작아지지도, 어두워지지도 않길 바래요.
솔로왕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일 있으실 겁니다~~
파란아게하
네, 저는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 자기 자신을 채찍질 하면서 나아가는 사람을 좋아하고, 동경하며, 존경합니다.
이거 좋습니다. 저도 그래요. 저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을 좋아합니다. 만나기가 어렵지만.
저는 흐드리님이 자연스럽게 그에 걸맞는 사람이 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춫천 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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