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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2/12 23:13:02 |
Name | 님니리님님 |
Subject | 내 동생 쫀든쫀득 |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제 동생은 꽤 잘생긴 편입니다. 옛말에 첫째는 시험삼아 낳는다는 말이 있듯이 저희 부모님은 저를 낳고 '이 부분은 이렇게 저 부분은 요렇게' 수정하시고 심기일전해서 낳으신게 제 동생입니다. (중학교때 부모님 방해만 안했어도 여동생 보는건데...크흑ㅠ) 어린시절은 사랑이 가득한 볼살로 인해서 제 입술이 항상 붙어있다시피 했건만 나이가 들며 볼살은 사라지고 그 자릴 수염이 메꾸며 제 애정은 식어버렸습니다. 중고딩때는 맨날 방구석에 쳐박혀있나 싶었는데 어느 날 보니 시크한 매력남이 되어 있더군요. 결혼할 여자 있다며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와 일하며 지내다가 여자쪽에서 결혼을 미루는게 보이자 미련없이 헤어진게 불과 일주일 가량 된 일입니다. 전 내심 이별이라는 힘든 일을 겪은 동생을 걱정했습니다. 서울가겠다며 전세를 구하기 위해 이리 저리 알아보던 녀석이 어제오늘 안들어오길레 서울에서 자고 오나 싶었는데 조금 아까 스윽 집에 들어오더군요. 손에 뭘들고 있길레 "여~어이구 뭘 이리 바리바리 싸왔어? 빈손으로 와도 되는데ㅎㅎ~" "어? 이거 초콜렛. 먹을려? 난 단거 안먹어." "나야 땡큐지." '자슥 말은 이렇게 해도 공부하는 형 챙겨주는구나' 생각하며 초콜릿이 든 봉투를 받아 초콜렛이 발라진 마시멜로우를 뜯어먹었습니다. 또 뭐가 있나 뒤적뒤적있는데 웬 손편지가...제목에 왜 사랑의 레시피라고 써있는거니...그리곤 깨달았습니다. 모레가 발렌타인 데이라는 사실을... 방에서 컴퓨터를 켠 동생에게 "아우여, 이거...' 편지를 받아든 동생은 스윽 보더니 키보드 옆에 두고 하던 일 하더군요. 전 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한대 태웠습니다. 방금 초콜렛을 먹었건만 왜 이리 입맛이 쓴걸까요. 하늘에 청명하게 뜬 보름달을 향해 길게 담배연기를 뿜으며 소원을 빌었습니다. '잘생기게 해주세요.' 어라...? 왜 빗물이...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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