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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6/22 22:52:37
Name   구밀복검
Subject   스필버그 최고의 영화 : 대결 The duel(1971)


1971년 작 The Duel(한국명 대결)입니다. 러닝타임은 89분.

이 영화를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1. 일단 만들 당시 고작 만 24세였다.
2. 굉장히 미니멀한 영화다. 고작 주연배우 한 명과 엑스트라와 자동차 두 대와 장화 하나만 가지고 스릴과 미스터리를 만들어낸다.
3. 대사가 있기는 하지만 자막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영화다. 장면과 영상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거의 무성영화에 가깝다.

말하자면 이런 거죠. "24세가 되기 전에, 주연 배우 단 한 명에, 자동차 두 대와 장화 하나만 가지고, 유의미한 대화 장면 없이, 극장에 상영할 만한 1시간 반짜리 영화를 만들어 봐라."라는 미션이 주어진다고 할 때, 스필버그 이외에 이 미션을 성공해낼만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는 것이죠. 스필버그를 그저 상업영화 깔끔하게 잘 뽑아내는 감독으로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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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er Inside
    듀얼 긴장감이 대단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보다 보면 운전의 피로에 의한 졸음이 몰려오기도..
    레지엔
    아 이 작품 끝내주죠. 전 본문과 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유망주 때 좋은 포텐셜 보여봐야 기대대로 터질리가 없다\'의 예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밀복검
    으엌 크크크크크;;;
    참...스필버그의 뭇 출세작들을 가지고 반론을 제기하고 싶지만서도, 애초에 제가 이 작품을 스필버그의 최고작으로 생각하는 것부터가 동일한 시선을 공유하는 것이다보니, 무어라 더 말씀 드릴 것이 없다 싶군요. \'이런 영화도 찍었다능!\'과 \'이런 영화를 찍어놓고 왜..\'라는 것은 그야말로 동전의 양면이다 싶습니다.
    레지엔
    뭐 스필버그도 샘 레이미도, 영화가 아니라 음악으로 가면 더더욱 많긴 한데, \'기발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유망주\'가 \'파퓰러리티 그 자체인 뛰어난 창작 산업 종사자\'가 되는 케이스는 원체 흔하지 않습니까. 매니아들이야 기발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데 패러다임까지 다 부숴버리고도 여전히 오롯한 1인 창작자이기를 바라는 못된 심보가 있고(..)
    재난이 일상을 파고든 카타스트로피즘!
    파국의 가능성과 파국의 원인은 전혀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는,
    인과율의 허구성에 대한 천재의 촌철살인!
    darwin4078
    영화는 재미있으면 된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영알못이라 뭐라 말하기 조심스러운데, 상업영화 깔끔하게 잘 뽑아내는 감독 의외로 많이 없지 않나요. 스필버그 정도면 장인이죠 머. 그깟 오스카 없으면 어때요. 영화가 재밌는데.

    근데 이 영화는 재미는 있는데 보다보면 피곤해지면서 졸려요. ;;;

    진짜 이 감독이니까 믿고 본다 싶은 감독이 저는 브라이언 드 팔마인데요...
    캐리, 드레스드 투 킬, 스카페이스, 언터처블, 카인의 두 얼굴, 칼리토, 미션 임파서블, 스네이크 아이, 미션 투 마스까지, 남들은 재미없다 싶은 영화들도 저는 참 괜찮게 봤습니다.
    王天君
    스필버그 오스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쉰들러 리스트로 일곱개를 쓸었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두번째 감독상도 수상했어요~
    darwin4078
    영알못이라 바로 들통나는군요. ㅠㅠ
    +) 쉰들러리스트도 극장 가서 보고 그랬는데 왜 오스카 못받았다고 생각했을까 아침에 일어나서 곰곰 생각해봤는데 스필버그하고 디카프리오하고 섞여서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디카프리오도 오스카 받았다고 하면 저는 진짜 바보멍충이모지리 인증...;;;
    구밀복검
    디캐프리오는 웁니다 ㅜㅠ
    王天君
    아마 상업영화만 잘 찍는다는 소리에 스필버그가 진짜 작심하고 찍었던 게 쉰들러 리스트였을 거에요. :)
    구밀복검
    뭐 그럼에도 쉰들러 리스트 역시 상업 영화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싶긴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예술 영화와 상업 영화라는 구분은 작위적일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영화만의 고유한 형식적 특성에 기반한 미감을 의도적으로 추구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단순히 장식이 아니라 작품의 메인 포인트인가\'가 예술 영화와 상업 영화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많은 사람들이 비상업성을 소재의 엄숙함과 진지함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똑부러지게 정의내리기 모호하지만, 상업영화이면서 예술영화가 될 수 있죠.
    저는 스필버그와 제임스 카메론(좀 더 상업쪽), 리들리 스캇(좀 덜 상업쪽) 같은 감독들이 둘 다 잡았다고 보는데
    저 감독들을 상업+예술 둘다 잘한다, 정도로만 말해도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수수 쏟아지고,
    저런 카테고리의 구분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러려니 합니다.

    그리고 원래 예술영화의 보이지 않는 허들은 다른 영역에서 치고 들어가기에 좀 많이 높기도 해서,
    일반 대중들이 인식하는 예술영화는 구밀복검님이 잘 설명해주셨는데,
    예술영화... 더 보기
    똑부러지게 정의내리기 모호하지만, 상업영화이면서 예술영화가 될 수 있죠.
    저는 스필버그와 제임스 카메론(좀 더 상업쪽), 리들리 스캇(좀 덜 상업쪽) 같은 감독들이 둘 다 잡았다고 보는데
    저 감독들을 상업+예술 둘다 잘한다, 정도로만 말해도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수수 쏟아지고,
    저런 카테고리의 구분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러려니 합니다.

    그리고 원래 예술영화의 보이지 않는 허들은 다른 영역에서 치고 들어가기에 좀 많이 높기도 해서,
    일반 대중들이 인식하는 예술영화는 구밀복검님이 잘 설명해주셨는데,
    예술영화계(이게 또 정확히 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쪽에서도 저런 감독들을 예술영화 감독 카테고리 안에 포함시키는걸 굉장히 기분나빠합니다.

    그와는 별개로, 제 주변에선 예술/상업으로의 영화 구분을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독립/상업으로 구분하고,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게 해주길 원하고 있네요.
    이 구분도 명확한 구분은 아니긴 해요.(자본적으로 독립했지만, 상업성을 띈 초저예산 상업독립영화도 있으니까요.)
    구밀복검
    네. 저도 둘이 모순되는 범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만의 형식적 특성에 기반한 미감을 의도적으로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시장지향적이거나 혹은 최소한 시장에 성공적으로 어필할 수 있니까요. 그런 작품들이 흔하기도 하고. 그 점에서 말씀대로 예술/상업으로 구분하는 것이 엄밀하지는 않겠지요. 다만, 비상업 영화가 필연적으로 예술을 지향하지는 않지만(장르물이 대표적이지요), 비예술 영화는 필연적으로 시장을 지향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합니다. 덧붙여, 딱히 대체어가 적당하지 않다는 점도 있겠고요. 독립/상업의 구분은 한아 님이 말씀하신 이유... 더 보기
    네. 저도 둘이 모순되는 범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만의 형식적 특성에 기반한 미감을 의도적으로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시장지향적이거나 혹은 최소한 시장에 성공적으로 어필할 수 있니까요. 그런 작품들이 흔하기도 하고. 그 점에서 말씀대로 예술/상업으로 구분하는 것이 엄밀하지는 않겠지요. 다만, 비상업 영화가 필연적으로 예술을 지향하지는 않지만(장르물이 대표적이지요), 비예술 영화는 필연적으로 시장을 지향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합니다. 덧붙여, 딱히 대체어가 적당하지 않다는 점도 있겠고요. 독립/상업의 구분은 한아 님이 말씀하신 이유와 같은 맥락에서 오히려 상업/예술의 구분에 비해 더욱 변별력이 없다고 봅니다. 독립 영화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생산 양식에 대한 범주이지, 해당 창작물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와는 전혀 무관할 테니까요. 이런 실정이다보니 아마 [다양성 영화]라는 지극히 모호하고 정체성이 불분명한 어휘가 통용되는 것일 테고...제가 생각하기에는 예술-통속 정도의 구분(창작자에 대한 구분이라기보다는 창작물에 대한 구분으로서)이 적당하지 않나 싶기는 한데, 뭐, 이 역시도 헛점이 있겠지요.
    王天君
    음, 제가 말한건 오스카 심사위원들의 입장에서 한 말이었습니다.
    너가 대중들에게 잘 먹힐 진 몰라도 우리가 상 줄 정도는 아니지~ 라는 소리에 스필버그가 웃기고 있네!! 하고 만든 영화라는 거지요 :)
    구밀복검님이 제시한 기준에서 웨즈 웬더슨의 영화는 어떻게 나누어질 수 있을까요. 흥미롭군요. 동시에 어렵네요.
    구밀복검
    네 뭐 별 건 아니고, 스필버그가 흥행이나 명예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진솔한 내심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외부적인 여과없이 보여준 작품이 많지 않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꼭 쉰들러 리스트 그까이 거~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흐흐.
    웨스 앤더슨 같은 경우는 음...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저는 창작자 단위보다는 작품 단위로 평가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웨스 앤더슨 정도면 충분히 예술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통속적이라든가 장르에 국한되었다는 식의 비판도 많기는 하지요. 주제나 ... 더 보기
    네 뭐 별 건 아니고, 스필버그가 흥행이나 명예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진솔한 내심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외부적인 여과없이 보여준 작품이 많지 않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꼭 쉰들러 리스트 그까이 거~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흐흐.
    웨스 앤더슨 같은 경우는 음...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저는 창작자 단위보다는 작품 단위로 평가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웨스 앤더슨 정도면 충분히 예술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통속적이라든가 장르에 국한되었다는 식의 비판도 많기는 하지요. 주제나 스토리 자체는 분명 새로울 것은 없고, 어필하는 것은 결국 스타일일 테니까요. 이를 두고 스타일에만 호소하는 키덜트 감독이라고 혹평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스타일이 영화만의 형식으로 어디까지 가는 것이 가능한지를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벼이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웨스 앤더슨만의 카메라 워킹 및 그를 활용한 서사의 동화적 처리는 오리지날리티가 있는 것이고, 영화에서만 가능한 방법론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한 시도들이 단순히 영화의 멋을 내기 위한 겉포장이 아니라 핵심적인 요소이며, 이는 다른 창작자들도 참고할만 한 것이니까요. 적어도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온 힘을 다해 옹호하고 싶군요 흐흐. [동화를, 인형극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웨스 앤더슨만한 인물은 딱히 없지 않나 싶고, 그 점에서 예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Beer Inside
    스필버그의 흑역사는 드라마이지요.

    제작자로 나서서 말아먹은 드라마가...
    안그래도 어제 밤에 아이언 자이언트와 듀엘을 보고 잤는데, 이렇게 글이 올라오니 신기하네요.
    구밀복검
    시간 대비 효율을 최대한으로 누리셨군요 흐흐.
    제가 갑자기 듀엘을 찾아본건 타란티노의 데스프루프 때문이었네요. 갑자기 보고싶어지더라구요.
    오랜만에 다시 보니 안보였던 부분들이 또 보여서, 재미있게 보다가, 엔딩무렵에 트럭 처박히는거 보고 잠들었네요.
    개평3냥
    이영화를 아는분들이 의외로 많다는데 놀람....
    제기억으론 80년 mbc 주말의 명화코너에서 방송해주고
    시청자들의 요구로 토요일 재방송
    덕분에 나른한 토요일 오후 이영화를 봤는데 이 오래된 까마득한
    영화를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지금도 보는분이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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