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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5/02 12:37:35
Name   Raute
Subject   대중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걸그룹 노래들
원래 저는 연예계에 매우 무관심한데다 댄스곡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아이돌이니 걸그룹이니 이런 쪽과는 거리가 매우 멀었습니다. 원더걸스의 텔미나 빅뱅의 거짓말을 후속곡 활동 시작할 무렵에나 처음 들어봤고, 군대에서도 후임들까지 싸그리 위문공연 보러 사단본부 갈 때 저는 지통실에서 전화받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좋아하는 락을 들을 때도 맨날 듣던 것만 듣지 새로운 곡을 찾는 타입은 아니어서 신곡이 쏟아지는 요새 가요계를 따라가는 게 너무 벅차기도 하고 귀찮았죠. 근데 제 인식을 바꿔놓은 게 씨스타의 나혼자였고, 이때 이후로 뭐 들을 거 없다 싶으면 잘 모르는 걸그룹 노래 쫙 긁어놓고 한번씩 듣고는 합니다. 물론 대부분 제 취향에는 안 맞는데, 그래도 가끔 괜찮은 곡들이 나오더군요.

[레인보우 - Mach]

요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레인보우는 회생 불가능으로 보입니다만 그래도 두개의 명곡을 남겼으니, 하나가 A고 다른 하나가 요 마하입니다. A는 노래도 노래지만 가슴을 튕기는 섹스어필 만땅 댄스로 화제를 모았는데, 마하는 순수하게 노래가 좋다는 이유로 회자되고 있죠. 물론 거하게 망했습니다. (요새는 아니지만) 왠지 레인보우가 내놓은 노래들 중 제 취향에 맞는 게 많았는데 그중에서 마하가 단연 최고입니다. 레인보우 팬들도 '다른 그룹이 이 곡을 받았으면 1등 했다!' 라는 한탄 아닌 한탄을 한다더군요.

[헬로비너스 - 차 마실래]

섹시도 아니고 청순도 아닌데, 뭔가 풋풋한 멜로디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사가 곁들여져서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요새 화제인 여자친구의 노래를 만든 사람이 만들었다는 거 같던데 하여간 좋습니다. 그러나 이 곡 이후로 헬로비너스는 섹시 컨셉으로 넘어갔고, 거하게 말아먹고 있습니다. 원래 헬로비너스라는 그룹은 2개의 회사가 합작해서 만든 거라고 합니다. 제가 이 그룹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원년멤버 찢어지고 신규멤버가 들어온 상태였는데, 이 곡은 그 오리지널 시절에 뽑은 거라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나 뭐라나요. 근데 진짜 이 팀은 섹시랑은 안 어울리는 거 같아요. 멤버들이 외모는 되는데 뭔가 그쪽으로 삘이 안 온다고 해야 하나...

[스텔라 - Guilty]

흔한 무명그룹1이었던 스텔라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엄청난 선정성 논란을 감수하고 마리오네트라는 곡을 꺼내들었는데, 그때 미니앨범에 같이 수록된 곡입니다. 타이틀인 마리오네트만 화제였는데 저는 그냥 앨범 자체가 좋더군요. 스텔라는 이때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뒤 섹시 컨셉을 완화했으나 연달아 실패하고 섹시 컨셉을 다시 꺼내들어 '야한 거 지겹다는 사람들이 섹시 아니면 관심 안 주더라'라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기도 했죠. 뭐 개인적으로는 노래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보는데, 위의 헬로비너스와는 반대로 스텔라는 섹시 컨셉이 맞는 옷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나친 선정성 때문에 그룹과 노래의 매력이 덮여지는 경향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섹시 컨셉 유지하는 게 경쟁력 면에서 나을 거 같아요. 미니앨범 2집은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만 묻히기엔 좀 아까운 그룹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제가 아이돌 덕질을 한다면 스텔라로 시작하지 않을까 싶은데... 뭐 여자친구 무서워서 그럴 일은 없겠죠.

[라붐 - 아로 아로]

이 글에서 유일하게 청순 컨셉의 곡이겠네요. 라붐은 얼마 전에 신곡 냈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글들을 보고 알게 됐는데 신곡보다 이게 좀 더 낫더군요. 뭔가 멜로디가 살짝 복고틱한데 다른 걸그룹들이 '처녀'가 노래 부른다면 이 팀은 '소녀'가 노래 부르는 느낌입니다. 제 취향하고는 좀 거리가 있는데 이상하게 자꾸 듣게 되네요. 이 팀이 레드오션 걸그룹 시장에서 그나마 살아남을 것으로 기대받는 유망주 중 하나라는데 혹시 나중에는 재평가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ID의 매일밤이 위아래 뜨고 나서 덩달아 재평가됐죠.

[애프터스쿨 RED - 밤 하늘에]

이게 애프터스쿨 흑역사라던데 개인적으로는 꽤 좋았습니다. 제가 용감한형제 스타일이 취향인가 봅니다. 아니면 그냥 애프터스쿨 자체가 좋았거나... 뮤직비디오 내용은 정신없어서 저게 뭔가 싶은데 그냥 음악만 틀어두면 괜찮더라고요. 요새는 애프터스쿨 멤버들 줄줄이 다 나가고 활동도 안 하고, 뭐 거의 수명이 다한 모양이던데 내심 아쉽네요. 컨셉도 그렇고 내놓는 곡도 그렇고 걸그룹 시장에서 나름 특수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했거든요. Bang!이나 Flashback 같은 거 꽤 좋았는데요. 심지어 저는 남들 별로라던 Shampoo도 괜찮았...

[AOA - 가로등 불 아래서]

짧은 치마의 메가히트에 묻힌 수록곡. 곡 분위기가 취향 저격이지만 이런 노래가 대중적으로 먹힐리도 없고 그냥 수록곡으로나 가끔 나오면 좋겠다 싶습니다. 애초에 AOA가 이런 노래를 소화할 만큼 가창력이 괜찮은 거 같지도 않고 그냥 적당히 섹시 적당히 청순 섞어서 신나는 노래 뽑는 게 현실적이겠죠. 요새 나오는 곡들은 정신 사나워서 후속 미니앨범인 단발머리까지만 듣고 그 뒤로는 아예 안 듣습니다만. 아 그래도 저 역시 이 노래보다 짧은 치마를 더 많이 들었습니다. 헤헷.

[피에스타 - Vista]

4년 전 데뷔할 때 부른 곡이라는데 그때는 6인조, 지금은 1명 탈퇴해서 5인조입니다. 오래됐는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행사 뛰면 이 노래 부른다는데 개인적으로 이 노래가 피에스타 노래 중 제일 좋아요. 뭔가 사운드가 풍부하면서 정신사납지 않고 보컬이 크게 못나지도 않고 괜찮더라고요. 제가 사람 얼굴 구별도 잘 못하고, 금방 까먹는 편이라 아이돌 구별하는 걸 참 못하는데 그래도 피에스타는 그럭저럭 멤버 알아보는 편. 레인보우, 스텔라와 함께 신곡 내놓는다고 하면 일단 체크하는 팀입니다. 과연 몇 년 더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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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글들 짱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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