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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4/03 00:59:58 |
Name | 프렉 |
Subject | 일기 2회차. - 건너 뛰어서 회차로 변경 |
오전 0930 부시시하게 일어났다. 휴일이라 천만다행이다. 아 휴일, 정말 감미로운 울림이다. 이사랑 관리자를 여덟 시간동안 바라봐야하는 생고문의 현장에서 나홀로 오붓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 하루를 지낸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어제는 아는 사람이 내가 사는 곳 구경하겠다면서 놀러왔다. 둘이 간단하게 술과 족발로 휴일을 자축했다. 그리고 지금 막 일어났다. 치우려니까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오전 1015 놀러온 친구가 요새 주토피아에 빠져있다. 벌써 이 친구도 3회차 관람이다. 자신은 아직 한국어 더빙 버전을 못 봤다며 보러가자고 한다. 다행히 내가 이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흔쾌히 보러가자고 했다. 키 180초반에 몸무게가 세 자리수에 다다르는 건장한 청년이 꽃피는 봄의 바람을 맞으며 꿈과 희망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러가자고 하니 과연 봄이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 친구 데리고 나가서 밥 먹이고 집으로 보내면 귀찮음이 대폭 줄어들 것 같다. 서둘러 씻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오전 1130 근처엔 마침 CGV가 있다. 비싼거 안다. 그래서 한적했다. 자리 잡고 영화보기 시작했다. 주토피아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차별'이었다. 그리고 인생은 꿈과 희망과는 거리가 멀지만 샤키리가 부른 OST처럼 Try Everything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근데 이런 심각한 플랜은 집어치우고 주디가 심각하게 귀엽다는 건 잘 알았다. 180초반의 신장에 몸무게 세 자리수의 청년이 눈을 빛내며 3D 토끼의 동선을 쫓는 광경이란... 오후 0134 영화관 밖으로 나오니까 날씨가 정말 끝내줬다. 그리고 새삼스레 깨달았는데 내가 정말 옷이 없다는 걸 알았다. 속으로 옷사야지하고 생각했다. 이 친구를 데리고 애X리로 갔다. 고급진 음식 좋아하는 친구라 데려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물론 더 비싼 곳도 근처에 많았지만 내 지갑은 소중하다. 영화 이야기도 좀 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좀 하고. 그리고 이 친구들에게 사실은 몇 일전에 몰래 우리 회사가 준비하는 사이트 를 살펴보고 어떨것 같은지 평을 개인적으로 남겨달란 부탁을 했었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내가 해도 그것보단 잘 하겠다." 나는 반박하지 않았다. 내가 만들고 있어도 허접한 건 잘 알고 있었으니까. 월급 루팡이 될 지, 관두는 양심인이 될 지 연어를 먹으면서 생각했다. 오후 0325 놀러온 친구를 버스 정류장에서 배웅하고 돌아왔다. 돌아오니 야구를 하고 있더라. 드디어 매일 밤 씩씩거리면서 보는 온 국민의 예능이 돌아왔다. 나는 얼마 전 원치않는 새 구장을 얻은 넥센의 팬이다. 첫 게임은 롯데한테 졌고, 두번째 게임인데 와서 틀어보니 이기고 있더라. 열심히 응원했다. 빨리 서건창이 정신차리고 안타 잘 쳤으면 좋겠다. 김하성은 올해 골글 탈겁니다. 오후 0456 샤워하고 야구 계속보고 있었는데 깜빡 졸았던 모양이다. 무릎에 침이 흥건하다. 얼른 닦아냈다. 뭘 좀 먹을까해서 이렇게 봤는데 딱히 먹을 것은 없어 보인다. 계속 야구를 본다. 좀 있다가 롤챔스도 볼 거다. 오후 2205 성큰 감독님 올해 한국 시리즈를 몇 번이나 치르실 예정이십니까.............. 오후 1105 슬슬 출출해지기 시작한다. 아는 형들이 같이 롤을 하자며 불렀다. 요새 나는 이 파티에서 서포터를 전담하고 있다. 아 거길 왜 들어가여. 형 제발 빼요. 와딩 좀 해주세요. 지금 용 간거 같은데 들어가요? 형? 형님들?? 아..................... 오전 0030 출출함을 참기 힘들어 산토리 네 캔(10,000\)이랑 육포, 팝콘을 사왔다. 해축이나 봐야지. 오늘의 일기를 마친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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