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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3/31 07:52:58
Name   난커피가더좋아
Subject   한국판 양적완화는 가능할까?
강봉균이 던진 '양적완화 논쟁'(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31/2016033100241.html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30/2016033003106.html


경제계 파장 몰고 온 강봉균식 양적완화 파격(이데일리)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A11&newsid=01216886612588896&DCD=A00101&OutLnkChk=Y

어제부터 이슈가 나오더니 오늘 아침 많은 신문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맨날 미국이나 일본만 하는 줄 알았던 '양적완화'(돈찍어내기)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강봉균(DJ정부시절 경제관료로 얼마전 새누리당에 영입됨)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의 주장은 고만고만한, 그리고 어차피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경제정책/공약 사이에서 확실히 눈에 띕니다.

이게 뭐하자는 건지 좀 살펴봅시다. 일단 아주아주아주 쉽게 말하면, 시중에 돈이 돌아야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되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금리가 낮으면 빚을 얻기가 쉽고, 그래서 돈이 더 돌지 않겠습니까?) 정책과 세율 인하 등을 갖고 돈을 돌리고자 했습니다.

우리 모두 체감하다시피, 효과는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 됐습니다. 심지어 제가 얼마전에 올린 글에서 말씀드렸듯 '이거 이러다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까지 됐죠.

한국에서 이같은 양적완화 정책이 활용된 적은 거의 없는데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즈음에 사용된 적이 있다고는 합니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정책이긴 합니다. 되게 편하게 돈푸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만큼 부작용도 많지요. 인플레 우려야 뭐, 한국의 현 상황에서 조금 일으킨다고 해도 저는 무방하다고 봅니다만, 그동안 이 정책을 함부로 쓰지 못했던 이유는 다 있기에...예를들어 발권은 한국화폐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기에 환율하고도 연동이 되구요, 채권시장이 움직이면(일단 채권을 사들여서 돈이 대신 돌게하는 방식부터 시작하는 것이라) 채권값이 요동치면서 자본시장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바뀌어야 하기에 역시나 큰 흔들림이 생길 것입니다.

기사들을 보면 이 정책의 실현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해외 강대국 눈치 안보고 마구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나라도 아니고, 금리인하 여력이 남아있어 '어쩔수 없다'고 할 상황도 아니죠. 한은의 반대, 심지어 돈찍는 걸 어느정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기재부조차도 난감해하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얘기 자체가 나와서 판을 한번씩 흔들어 주는 걸 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능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글쎄요,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 이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꺼내지 않던 정책카드를 '이런 것도 있다. 이건 왜 안하냐. 하자' 라고 꺼내어 논쟁을 폭발시키는 것 자체가 현재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정책 당국과 '서서히 함께 침몰하는 느낌'을 받고 있는 한국 경제에 자극제는 될 수 있다고 보입니다.

한줄정리: 강봉균! 솨라있네~
-------------------------------
PS: 안보 걱정하는 옐로우 저널리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6033001070130130001

간만에 글 쓰기 시작한 김에 어제 본 짜증나는 기사 하나 링크 걸자면, 뭐 저렇습니다. 총선에서 안보이슈가 사라져서, 여야 지도부 다 안보불감증 걸린 것 같다는 것인데요. '북한이 미사일 쏘고 난리인데...니네 왜 관심없음?'이라며 준엄하게 '대 문화일보'께서 꾸짖고 계십니다.

총선은 경제관련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뽑는 이벤트이기에, 경제이슈가 중심이 되는 게 당연합니다. 안보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입법을 통한 제도화보다는 '의지'와 '기술'의 영역이지요. 좀 더 행정부의 재량이 필요하고, 각 행정부의 철학에 따라 또 바뀌는 것이지요.

제가볼땐 요새 안보이슈가 죽어서, 선거철 안보장사하면서 판매부수 늘려야하는 신문 입장에서 짜증이 단단히 났나 봅니다. ㅉㅉ





2
  • ㅊㅊ


경알못입니다만 우리나라 경제는 구조적인 모순이 심각한 상태인 거 같은데 양적완화는 해열제 역할만 하지 않을까요?
난커피가더좋아
당연히 근본적인 해결책은 안될 겁니다. 그런데, 지금 뭐 근본적인 해결책이 뭐냐? 라고 물으면....휴...일단 판을 흔드는 의미에서 저런 논쟁 자체를 촉발시키는 게 저는 바람직하다고 보구요...\'마약성 정책\'이라서 사실 권장되는 정책이 아니긴 합니다만, 지금 뭐라도 해야되는 상황아니냐는 위기감도 있어서 일단 논쟁이 어찌 전개되는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뭐 아마 안할겁니다. ㅎㅎ
난커피가더좋아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이 기사에 잘 나와있긴 합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30/2016033001477.html
Beer Inside
그래서 국채관련 ETF를 매수해야하나요?
난커피가더좋아
이미 외인들이 국채선물을 사기 시작했으니.....................
개미인 저는 그냥 지켜만 보지 말입니다. ㅎㅎ
(비어아재는 큰손이시면 타이밍 재보시는 것도 괜찮지 말입니다. 선거 이후에 쏙 들어갈 거 뻔하다는 전제하에서...)
Beer Inside
짤짤이도 못하는 작은 손입니다.

결국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군요.
마르코폴로
경제판 핵무장론이네요. 마음만은 기축통화국.
난커피가더좋아
ㅋㅋㅋㅋㅋ 표현 쥑입니다!
졸려졸려
이미 환율도 맘대로 못하는 상황인걸 경험했는데... 양적 완화라니 ㄷㄷ 일본처럼 은환포 정도 쏴 줘야 가능한거죠;;
난커피가더좋아
마르코폴로님 표현이 적절하죠. 전 판흔드는 논쟁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졸려졸려
판 흔드는 논쟁은 나쁠게 없다는 생각이지만... 그러다 진짜로 할까 무섭습니다.
강 뭐시기 처럼 역사상 자기가 가장 돈 많이 쓴 장관이라고 자랑할까봐요;;;
난커피가더좋아
에이..현실적으로 그닥 가능할거 같지가....(근데 다른 강씨 얘기를 하시니 스멀스멀 불안감이...)
졸려졸려
존영 논란만 봐도 우리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세상에 살고있는지 느껴지죠 ㄷㄷ
스타로드
뱁새가 황새 따라하다가 가랑이 찢어지는건 아닌지...
난커피가더좋아
어차피 따라하지 못할겁니다. 기재부에서도 당장 반대하는데요 뭐. 다만 이런 게 금리인하 압박으로 작용한다든지, 기존의 정책툴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되길 바랄 뿐이죠. 제가 긍정적이라는 부분은 그 지점이구요. 설마 진짜로? 에이..ㅎㅎ
damianhwang
능력이 되야 하는거죠..
울나라가 그거 해봐야 짐바브웨꼴 날려나요?;
난커피가더좋아
핵무장론과 흡사하다는 표현이 딱이죠.
하튼 아주 논란이 될 만한 얘기를 꺼내서 이런저런 얘기 자체가 오가는 게 좀 필요합니다. 지금은. 관료들은 잔뜩 얼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고(요새 고위 경제관료들 만나보면, 진짜 장난아니게 몸사리거든요), 산업은 여기저기서 작살나고 있고...디플레 우려도 나온 정도인데...

위에 댓글에 링크시킨 기사에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아요.
그리고 정말 미쳐서 이걸 했다고 칩시다. 미국이나 유럽/일본과 같은 나라에서 얻은 효과가 나올지도 의문이긴 합니다. 부작용만 어마어마할 가능성... 더 보기
핵무장론과 흡사하다는 표현이 딱이죠.
하튼 아주 논란이 될 만한 얘기를 꺼내서 이런저런 얘기 자체가 오가는 게 좀 필요합니다. 지금은. 관료들은 잔뜩 얼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고(요새 고위 경제관료들 만나보면, 진짜 장난아니게 몸사리거든요), 산업은 여기저기서 작살나고 있고...디플레 우려도 나온 정도인데...

위에 댓글에 링크시킨 기사에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아요.
그리고 정말 미쳐서 이걸 했다고 칩시다. 미국이나 유럽/일본과 같은 나라에서 얻은 효과가 나올지도 의문이긴 합니다. 부작용만 어마어마할 가능성이 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압박이든 뭐든 이런 논의가 시작은 돼야 합니다. 이게 제 지론이에요. 이대로 가면 진짜 답없다고 보거든요.

제가 나름 우리 연구소에서 \'미스터 둠\'으로 통할 정도로 비관론자이긴 하지만..ㅎㅎ
Beer Inside
짐바브웨 꼴 나기 전에 미국이 막을 겁니다.

과거 처럼 고정환율이 아니라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원화절하가 발생하지요.

그러면 수출경쟁력 강화도 돌아서고 (한국이 잘되면 중국도 덩달아?)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면... 지난달과 이번달의 달러화 가격 변동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난커피가더좋아
짐바브웨랑은 비교의 기능적 등가성 (functional equivalence) 자체가 없긴하죠 사실.
Beer Inside
여하튼 매달 양주 한명 안마시고 그 돈 달러로 저금하는데.... 지난달과 이번달의 변동성은.... IMF온줄 알았.....
난커피가더좋아
아...표현에서 절절함이 느껴집니다. ㅋㅋ 뭐..그냥 양주드세요...저도 좀 사주십....
Beer Inside
대구 오시면 라프로익으로 대접하겠습니다. ㅋㅋㅋ
난커피가더좋아
(이 아재 싱글몰트 좀 마셔본...ㅎㅎ)
졸려졸려
의료 종사자들은 먹기 어렵다는 그 라프로익 말씀이시군요.... ㅎㅎ 전 의료인이 아니어서인지 정말 좋아합니다만 ㅋ
Beer Inside
마시고 일해도 환자들이 모를 것 같기는 합니다.
damianhwang
라프로익이라는게 그 크레오소트 향 나는 ㄷ ㄷ ㄷ
난커피가더좋아
아...그래서...
ORIFixation
휴가를 좀 내야겠는데요ㅎㅎ
damianhwang
대구 원정 레이드입니꽈?
전문기술 연금요 ㅎㅎ
ORIFixation
사제지만 힐은 없습니다
damianhwang
ORIFixation 님// 전문기술 기계공학인가요? 대장인가요? ....
ORIFixation
damianhwang 님// 아무래도 기공쪽이....
damianhwang
성형외과 = 노움기공, 정형외과 = 고블린 기공 킄킄;;
ORIFixation
정과 쇠망치가 필요합니다 ㅎㅎ 큰놈으로
damianhwang
ORIFixation 님// http://upload.inven.co.kr/upload/2014/09/04/bbs/i0825768844.png
이거면 되지 않겠습니까? ;-)
Bernardeschi
지금 기준금리가 1.50로 동결되있던가요.
난커피가더좋아
2015년 6월 이후 1.5%로 계속 가고 있지요. 저는 뭐 비둘기파는 아닙니다만...요새 \'일해라 관료!\'를 부르짖는지라...뭐든 좀 해봤으면 좋겠네요.
Bernardeschi
대통령이 딱히 뭘 할 생각이 없어 보이던디, 그러면 아랫관료들은 가만히 귤이나 까먹어야. 최경환 장관 후임인 유일호 장관은 최근 이민정책 발언 말고는 존재감이 아예 없죠.

응? 이건 제 손가락이 쓴게 아닙니다.
난커피가더좋아
오케이 거기까지. 방금 마티즈 출고 직전까지 가셨습니다. ㅎㅎㅎㅎ
Beer Inside
저는 관료가 멀 해서 좋아지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돈아까워서 출산장려책도 제대로 별치지 못하고 이민을 받아야 한다고 외치는 관료가

제대로 된 정책을 시행할 리가 없지요.
DarkSide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설령 양적완화 한다고 쳐도 그 돈 대부분이 스폰지가 물 빨아들이는 마냥 삼전과 현기차로 들어갈듯 .....
난커피가더좋아
제가 댓글 중에 만약 미쳐서 한다고 해도 원하는 효과는 얻지 못하고 부작용만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게 비슷한 맥락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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