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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2/03 22:19:20
Name   일각여삼추
Subject   메르스 공무원 파면·해임 중징계 정당한가
《매일경제》 2016년 2월 3일 A34면 “메르스 공무원 징계 과하다”

……지단달 메르스 감사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 12명이 해임(파면), 강등 등 징계를 받아 쑥대밭이…… 중략 …… 메르스 사태는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한국 보건의료정책의 부끄러운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오늘자 매경에 의하면 메르스 관련 공무원 다수에 대해 파면 및 해임 등의 중징계를 감사원이 요청했다고 한다. 중앙징계위원회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임시적인 조치라고는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본부 내 분위기가 최악일 것임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징계 자체는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하여 186명에 달하는 감염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은 빈말으로나마 대처가 좋았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최초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면 감염자와 사망자수 둘 다 세계 2위에 해당하며 주변 중동국가들보다도 월등히 많다. 그동안 ‘사스 청정국’이라 자랑하던 대한민국의 방역 시스템에 커다란 허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뼈아픈 실책이자 세계적인 망신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책임이 오로지 질병관리본부의 담당 공무원들에게만 있을까 하는 점에선 의문이 제기된다. 초기 대응이 늦었고 이후 확산에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음은 분명하지만 정규직 역학조사관 2명으로 늘어만 가는 격리대상자들과 확진자 발생 의료기관을 모두 담당하는 것이 애초에 가능했는지를 고려해보면 그들에게만 책임을 지울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업무가 폭증하자 중간에 민간 역학조사관을 충원해 업무에 임하게 했다고는 하지만 처음부터 예산과 인원이 부족한 상태로 별일 없기만을 기원한 상부의 책임도 작지 않으리라 본다. 그리고 첫 환자 확진 후 2주가 지나서야 부랴부랴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를 창설한 뒷북행정까지 질본의 잘못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한창 확산이 진행되고 있을 당시 정부에 의한 정보 차단의 문제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당시 의료기관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의도는 차치하고 과연 인터넷이 발달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조치였나를 보면 그야말로 탁상행정도 이런 탁상행정이 없다. 그러면서 SNS를 통해 퍼져나가는 병원 목록을 괴담이라며 유언비어라며 처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민간에서 메르스 확산 지도란 웹사이트를 제작해 자체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하자 정부는 은근슬쩍 병원 목록을 공개한다.

대통령도 우왕좌왕하며 초등학교에 가서 손 씻으면 안 걸린다는 초등학생도 못 믿을 발언을 해대고 있었으니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심각하단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삼척동자도 알만하다. 게다가 이런 사태에 이르러서도 대통령 본인의 입에서 대국민사과는 없었고 엉뚱하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를 대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물론 대통령 본인은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그렇게 비판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훌륭하게 대처한 사스 때와 비교하는 언론기사가 수없이 나왔으니 더욱 그러하리라. 하지만 대통령이란 자리는 감정으로만 움직일 위치가 아니다.

솔직히 말해 지금 와서 담당 공무원들을 중징계하는 모습은 권력자의 수많은 실책의 책임을 적당히 밑으로 떠넘기면서 본인은 뒤로 빠지려는 치졸한 술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십상시 뒤에서 남 탓만 하지 말고 진정성을 가지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관련기사
질본 "방역현장 일한 게 죄…의사 공무원들만 희생양인가" 2016.1.15 메디칼타임즈
http://www.medicaltimes.com/Users4/News/newsView.html?ID=110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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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중징계도 중징계지만 막상 지난번 일터졌을때 민간 병원의 감염내과 교수들에게 엄청 의존을 했었죠. 그 분들 다들 반정부 스탠스로 돌았던데..말로만 대책이라고 하고 역시 예산은 하나도 없고, 자기들 끼리 일자리 나누고 등등 해서.. 이번에 질본본부장 뽑는데 모두 고사했다는 이야기가 언론에도 나왔죠. 그나마 지난번엔 국가적 재난이라 생각하고 열일 마다하고 열심히 했었는데 두 번째 재난에는 다들 복지부동할 태세더군요. (뭐 그래봤자 또 기겠지만.)
    바코드
    고대 부여에서도 농사가 잘 안되면 왕을 조져야 한다는것 정도는 알았는데, 우리는 조상들보다 못한 것 같습니다.
    Beer Inside
    뭐 공무원 조직이나 은행조직같은 관료적인 성향이 강한 조직들은 의사 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직들에 대해서 차별을 두지요.

    그래서 책임을 질 일이 생기면 전문직이나 기능직에게 책임을 지도록 합니다.

    대부분 명분은 너는 그만둬도 먹고 살길이 있지 않느냐... 같은 것이지요.

    대표적인 예가 아래와 같은 것 입니다.

    예방접종시에 하루 800명을 보았더니 불친절하다는 민원에 대해서 공중보건의에게 징계를 준 것입니다.
    ... 더 보기
    뭐 공무원 조직이나 은행조직같은 관료적인 성향이 강한 조직들은 의사 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직들에 대해서 차별을 두지요.

    그래서 책임을 질 일이 생기면 전문직이나 기능직에게 책임을 지도록 합니다.

    대부분 명분은 너는 그만둬도 먹고 살길이 있지 않느냐... 같은 것이지요.

    대표적인 예가 아래와 같은 것 입니다.

    예방접종시에 하루 800명을 보았더니 불친절하다는 민원에 대해서 공중보건의에게 징계를 준 것입니다.
    http://www.health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924
    damianhwang
    다른 데도 댓글을 달긴 했는데;

    하루에 800명을 보는데 불친절한 시간이라도 있었을라나 모르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요 ^^;
    하니남편
    대통령을 중징계 해야지요.
    근데 잘못하긴 잘못했어요. 애초에 첫 환자 진단할 때.. 메르스 의심되니 검사하게 해달라고 질본에 연락했었는데, 사우디 갔다온 사람이 아니라고 두 번이나 거절했습니다. 두 번이나.. 그 이유가 메르스 검사를 하려면 뭔가 보고하고 절차가 있었는데 아마도 그게 귀찮았나봅니다.. (그때에는 메르스 검사가 질본에서밖에 안됐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대처에서, 민간 전문가가 투입되었을 때에도.. 민간 전문가(누구신지 아실 겁니다.. 짤방도 돌았었죠.. 우주가 도와줄꺼야..)가 주장하는거 다 묵살했습니다. 그러다가 ... 더 보기
    근데 잘못하긴 잘못했어요. 애초에 첫 환자 진단할 때.. 메르스 의심되니 검사하게 해달라고 질본에 연락했었는데, 사우디 갔다온 사람이 아니라고 두 번이나 거절했습니다. 두 번이나.. 그 이유가 메르스 검사를 하려면 뭔가 보고하고 절차가 있었는데 아마도 그게 귀찮았나봅니다.. (그때에는 메르스 검사가 질본에서밖에 안됐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대처에서, 민간 전문가가 투입되었을 때에도.. 민간 전문가(누구신지 아실 겁니다.. 짤방도 돌았었죠.. 우주가 도와줄꺼야..)가 주장하는거 다 묵살했습니다. 그러다가 문제가 점점 커지니, 그제서야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말고도 삽질을 너무 많이해서, 열거하기도 힘들고 제 기억도 많이 희미해졌네요. 삽질의 연속이었다는 기억만 남아있을 뿐..

    공무원 사회 돌아가는 거 봐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지.. 가장 높으신 분이야 어차피 바지사장이었을 테고, 그 밑에 고위공무원들이 문제였을 것 같은데.. 이번에 문제삼는 대상이 그러한 고위 공무원들이라면 이해가 됩니다만.. 아마도 지옥불 반도에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겠죠 ?
    레지엔
    판 벌인 놈은 튀고 수습한 놈만 덤태기쓰는게 고금 이래로 한반도의 역사라는 농담이 있는데 이게 농담이 아닌거죠. 나랏돈은 빼먹기만 하고 일은 안해야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소소하게 전문가 자문료로 치고 받죠 .
    잘못을 했으니 징계는 징계인데 이 정도로 징계가 끝나는 건 이상하지 않나요? 공무원만 잘못한 것은 아니잖아요.
    물론 이런게 동아시아 트렌드이고 한국이 이 점을 잘 따르고 있다는 건 사실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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