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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6/03/02 16:29:23 |
| Name | meson |
| Link #1 | https://cafe.naver.com/booheong/236721 |
| Subject | 삼국지의 인기 요인에 대한 간단한 잡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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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 중국의 대표적인 군웅할거 시기는 다음의 9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초한쟁패기(BCE 209~BCE 202): 진승과 오광의 난부터 전한의 통일까지, 7년 2. 양한교체기(8~36): 신나라 건국부터 후한의 통일까지, 28년 3. 삼국시대(184~280): 황건적의 난부터 서진의 통일까지, 96년 4. 오호십육국(304~439): 전조 건국부터 북위의 통일까지, 135년 5. 남북조 후기(524~589): 육진의 난부터 수나라의 통일까지, 65년 6. 수당교체기(611~628): 왕박의 난부터 당나라의 통일까지, 17년 7. 당말오대(874~979): 황소의 난부터 송나라의 통일까지, 105년 8. 원명교체기(1351~1368): 홍건적의 난부터 명나라의 통일까지, 17년 9. 명청교체기(1616~1662): 후금 건국부터 남명의 멸망까지, 46년 그러나 모두 군웅할거 시기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들의 대중적 인기 혹은 인지도에는 많은 차이가 있는데요. 그 이유를 생각해 보던 도중에, 문득 이들 중에 스토리텔링을 하기에 좋은 조건이 갖추어진 시대는 의외로 얼마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몇 요소들을 가지고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다음이 그 결과입니다. ![]() 위의 4가지 중에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S)주요 막료들의 인지도이겠으나, 인지도는 빈익빈 부익부인 법이므로 제외하고 보면 (A)주동인물 사이의 연결성, (B)강력한 반동인물의 존재, (C)서사를 관통하는 대의명분의 삼박자가 갖추어진 시대라야 스토리텔링에 좋은 구도가 나온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A)주동인물 사이의 연결성이란 감정이입의 대상이 될 만한 인물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거나(유방, 유수, 이세민, 주원장 등의 경우) 하나가 아니더라도 뚜렷한 후계자 관계로 이어져 있는 것(유비→제갈량, 누르하치→홍타이지 등의 경우)을 가리키는데요. 이것이 부족한 시대의 경우 주동인물이 (예컨대 찬탈을 통한 집권으로) 교체될 때 새로이 흥미를 붙이기가 쉽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B)강력한 반동인물의 존재란 주동인물이 추구하는 목표의 실현을 저지하려 들거나, 주동인물의 목표와 양립할 수 없는 나름의 목표를 추구하는 인상적인 대적자가 등장하는 것을 가리키는데요. 이것이 부족한 시대의 경우 스토리텔링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주동인물에 대한 다각적 해석 역시 제한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C)서사를 관통하는 대의명분이란 주동인물이 추구하는 목표를 뒷받침하는 사상적 입장이나 도덕적 토대를 가리키는데요. 이것이 부족하거나 비일관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의 경우 주동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이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위의 표에서 글자에 붉은색으로 표시한 횟수가 많은 시대는 곧 서사화(敍事化)의 난이도가 높은 시대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붉은색 표시가 있는 시대라고 하여 반드시 인기가 저조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중적 인기가 저조한 시대에는 모두 붉은색 표시가 있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요소의 충족이 인기의 원동력이 되어주지는 못하더라도, 이러한 요소의 결여가 ‘인기가 없는 이유’로는 작용할 수 있다고 볼 때, 삼국지의 역사적 조건(S+A+B+C)은 스토리텔링을 하기에 본래부터 상당히 유망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매력적인 서사화라는 것이 구도가 좋다고 하여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으나, 어쨌든 난이도의 차이는 존재하는 법이니 말이지요. 써 놓고 보니 정작 원명교체기(S+A+B+C)가 수당교체기(S+A)보다 인기가 많은지 어떤지는 거의 계량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관점을 제시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므로 이렇게 몇 자 적어 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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