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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11 00:20:50
Name   Last of Us
Subject   [조각글 3주차] 영중인 (수정완료. 글완료)
주제: 능력자 배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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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 위. 한 장의 편지 봉투.
  그 안에는 한 장의 사진, 골든 파커 은행의 대여 금고 번호와 비밀 번호가 적힌 종이가 들어있다. 남자는 사진의 인물을 슬쩍 쳐다보고, 거울을 향해 가볍게 던진다.
  쇼파에 누워있던 여자는 몸을 일으키며 이번에는 누구냐고 물었다. 남자는 대답하기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내저엇고, 여자는 사진을 향해 걸어간다. 그 발 걸음마다 물자욱이 생겨났고, 그 수는 다섯을 넘지 않는다. 거울 앞에 쭈그려앉아 사진을 집어든 여자는 뒷면에 쓰여진 인물의 정보를 소리내어 읽으며 왼 손으로 내용을 허공에 써간다.
  "이제 돈은 많이 모으지 않았어?" 그녀는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는 한 쪽 입꼬리를 위로 올리며 "이 일이 가장 쉽게 강한 놈들을 만날 수 있는 일이야. 너는 지키고, 나는 죽인다."고 말한다. 여자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면 좋겠다고 낮은 소리로 읖조린다.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있다. 보통의 의자 크기지만 그의 발은 지면에 닿지 않는다. 그는 양 옆의 복면을 쓴 남자들에게 '지킬 수 있냐'고 물었고, 두 남자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그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초조함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듯, 열 손가락은 의자 손잡이를 내리친다. '탁. 탁' 일정한 리듬으로 나던 소리는 엉덩이부터 머리를 꿰뚫어 버릴만한 긴 검이 의자 밑 그림자를 통해 한 자루 올라오면서 끊겼다. 오른쪽의 붉은 복면을 쓴 사내가 키 작은 사내를 들어 뒤쪽으로 던졌고, 검은 의자를 꿰뚫었다. 그림자를 통해서 누군가 나타나나 싶었지만, 검은 누군가에게 쥐어지지 않은채였다. 복면을 쓴 두 남자의 시선도 의자나 작은 남자가 나뒹구는 뒤가 아닌 정면 문을 향한다.
  '키이잉'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린다. 그의 모습이 두 남자의 시선에 잡힌다. 인상을 쓰며 '무슨 문을 이렇게 무겁게 만드냐'고 혼자 중얼거리던 너는 복면의 이인조를 발견하고는 새로운 장난감을 눈 앞에 둔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는다. 앞의 두 사내도 웃는지 복면이 꿈틀거린다. 그와 두 남자의 거리는 10미터. 두 남자는 서로의 간격을 넓혀나가고 그는 두 남자가 넓혀놓은 간격 사이로 들어간다. 오른쪽 붉은 복면의 남자는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길이의 칼 두자루를 허리춤의 칼집에서 꺼내 양손에 들었고, 왼쪽 흰 복면의 남자는 1미터 길이의 흰 부채를 등 뒤에서 꺼낸다. 둘은 그가 무기를 꺼낼 때까지 기다리는지 어떤 공세도 취하지 않았고, 그들이 기다려주는게 당연한 일인양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잘 부탁한다."  말을 마친 남자는 발 밑 그림자에서 방금 전 의자를 꿰뚫었던 검을 꺼낸다.

  같은 시간
  "내가 노란 돼지놈만 아니면, 다른 애들을 쓰는건데. 괜히 북쪽의 짧은 다리녀석 죽이려다가 되려 내가 죽는게 아닌가 몰라." 붉은 머리카락에 눈동자가 위 아래로 길게 찢어진 노인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여자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돈이 필요하면 내 첩으로 들어오는게 어떠냐? 네 이름은 촌스러워도 몸매는 촌스럽지 않은데. 내가 더욱 부풀어오르게 해줄게" 노인은 여전히 마뜩찮은 표정이었지만 눈은 번들거렸다.
  화르륵.
  그 때, 문이 녹으면서 한 남자가 들어온다. 여자는 오른손을 들어 노인 크기의 물의 구체를 만들어 노인을 감싼다. "수옥아 막아야된다." 노인은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겨서 즐거운지 물 속에서 얼굴을 한 껏 앞으로 내민다.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여자는 앞으로 걸어나간다. 문을 녹이고 들어오는 남자와의 거리가 2미터 남짓되자 서로 멈춰섰다. "상극이네요." 노인을 힐끗 바라본 남자가 먼저 말을 꺼냈고 여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물감옥의 창살을 녹여야겠습니다.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플레임이 불꽃을 다루는 능력자 중에서 손꼽힌다는 소문은 있지만 길고 짧은건 대 봐야 알겠지요." 잠깐 말을 끊은 여자는 "그 쪽은 짧을 것 같네요. 뜨거운건 좋지 않다더군요."라며 빙긋이 웃는다.
  플레임이 열 손가락 끝에 불꽃을 피워내고 여자는 몸 주위를 맴도는 물의 구체를 십여개 만들어낸다. 불꽃과 물덩이는 상대를 향해 쏟아져 나가고 서로 부딪히며 방 안에 수증기로 화한다. 의미없는 공방전이 다섯 번 정도 이어지자 둘은 불꽃과 물덩이를 더 이상 쏟아내지 않는다. 남자는 양 손을 머리 뒤로 보내고, 불꽃을 손가락에서 양 손바닥 사이의 빈 공간으로 흘려보낸다. 서로 얽히던 10개의 불꽃이 양 손을 뒤덮을 크기가 되자 여자를 향해 던진다. 직선으로 날아가는 불덩이 앞에 회전하는 물기둥이 바닥에서 솟아올랐고, 한 개의 물기둥을 겨우 뚫어낸 불덩이는 두 번째 물기둥과 부딪히자 흩어져버렸다. 그 광경을 본 플레임은 사지를 펼쳐서 불꽃을 모은다. 몸 전체를 불길이 휘감았고, 그 크기를 조금씩 키우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여자는 왼 손을 위로 뻗어 손목을 까딱였고, 플레임의 머리 위에서 폭포가 쏟아져내렸다. 치이익. 불길은 꺼졌고, 플레임은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로 강력한 물을 다루는 능력자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 때, 물 속에 들어있던 노인이 죽이라고 외쳤다.
  "난 지키는 사람입니다."
  "저 남자. 너무 약해서 재미가 없어. 훨씬 잔인한 싸움을 원했단 말이야. 내가 이런 싸움을 보려고 수 십만 골드를 준게 아니라고!"
  "그러면 우리 팀을 고용하지 마세요. 훨씬 잔인한 싸움을 볼 수 있습니다. 대신 목숨은 장담하지 못하겠네요. 그리고." 여자는 팔을 노인의 얼굴을 향해 들었고, 노인을 담고 있던 물 덩어리가 머리 크기로 줄어든다. 노인은 호흡할 수  없어졌는지, 얼굴이 파랗게 변해간다. "내 이름은 린입니다." 팔을 내리자, 물도 사라진다.

  손가락 끝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선혈. 손등부터 팔꿈치방향으로 한 뼘의 상흔이 그것의 근원지다. 상처의 주인인 붉은 복면의 남자의 발 밑에 열 개의 칼이 떨어져있다. '왜 동시에 달려들지 않는가' 그는 궁금했다. 흰 복면의 남자는 부채를 짚고 서있을 뿐이다. 흰 복면을 경계 할 때에도 붉은 복면이 우세를 점하지 못했는데, 경계심을 거두자마자 손목이 잘려나갈뻔 했다. 붉은 복면은 겨우 팔을 비틀어 지금의 상처로 막아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열 개의 칼이 다시 공중으로 떠오른다. 남자는 미간에 내천자를 그린다. 칼 열 개를 조종할 수 있는 염동력. 자신은 능력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검으로 날아오는 칼들을 막으며 간격을 좁히다가 휘두른 일검에 상대는 한 쪽 팔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출혈이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과다출혈로 쇼크가 온 상태에서 능력이 유지될 수는 없다. '이 따위를 능력이라고 믿고 게을러지다니.' 실망이 가득한 눈으로 붉은 복면의 남자를 바라본다. 떠오른 열 개의 칼은 그의 주변을 떠돌다가 '파삭'하는 소리를 내며 쪼개졌다. 쇳조각이 된 칼들은 남자의 주변을 더 촘촘하게 감싼다. 이 때, 흰 복면이 부채를 들어 휘두른다. 휘잉. 이 바람은 그를 중심으로 한 소용돌이가 되어 쇳조각들을 삼키고 점차 중심을 향해 죄여들어간다. 간격이 좁아짐에 따라 쇳조각들도 서로 부딪힌다. 카가가각. 쇳조각이 얽히는 소리와 바람은 사라지고, 칼조각만 바닥에 널부러져있다. 그는 이미 그 자리에 없다.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으니 죽었다고 생각할 수 없다. 두 복면의 사내는 뒤로 던져진 키 작은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그의 가슴이 위 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다. 의뢰인이 아직 죽지 않았다. 이것은 아직 전투가 진행중이라는 것을 뜻한다.
  '이공간에 둔 물건을 소환하는 것이 능력일텐데......' 분명 의자와 본인의 그림자를 통해서 장검을 꺼내는 것을 봤다. 능력이 아니라면 일련의 일들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두 가지 능력을 갖췄나?' 붉은 복면이 알기로 두 가지 능력 이상을 사용할 수 있는 자는 다섯이다. 그러나, 그 중 넷은 이런 일에 뛰어들 사람이 아니고 한 명은 함께 있다. '일단 조심해야 할 것은 그림자인가.'라고 생각하며 시선을 자신의 그림자로 돌렸다. 동시에 그림자에서 침이 날아왔고, 양 쪽 눈에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야는 잃었지만 목숨까지 단념할 수는 없다. 뒤로 물러나면서 작은 수리검들을 품에서 꺼내 자신의 몸 주변을 보호하도록 했다. 쿠구궁. 붉은 복면은 자신이 방금 전까지 서 있던 곳에서 울리는 굉음을 들었다. '잡았다.' 그러나, 틀린 생각이라는걸 왼쪽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통해 알았다. '도망가야한다.' 붉은 복면은 흰복면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으로 도약했지만 착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바닥에 나뒹굴었다. 양 발목 아래가 예리한 검에 잘려나간 직후였다. 고통과 공포, 상실감. 붉은 복면은 기절했고, 흰 복면의 남자는 부채를 펼쳐 원을 만든다. 이윽고, 부채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두 복면 사내의 모습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심드렁한 표정이다. 공중에서 자신의 자리로 무언가 날아오지만 옆으로 혹은 뒤로 서너 발자국을 움직이며 공격을 피한다.
  "이게 전부인가?" 공격을 피하기만 하던 그는 공중을 보며 한 마디 내뱉고는 잘라낸 붉은 복면의 왼 팔을 들어 휘둘렀다.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지고, 일부는 벽에 일부는 무언가에 묻는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잖아." 보이지 않던 흰 복면에게도 피가 묻으며 위치가 드러났다. "재미있는 구경 시켜줄게." 말을 마친 그는 자신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간다. 흰 복면의 발 밑 그림자에서 드러난 그의 손은 양 발목을 잡고 아래로 끌어당긴다. 흰 복면의 허리까지 그림자에 잠기자 손을 놓고 사라진다. 흰 복면은 허리 아래로 이질감을 느낀다.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러나, 꺼낼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벽에 박힌게 아니기 때문이다. 빠져나오려면 아마도 그림자 윗부분을 잘라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기절한 짧은 다리의 머리를 들고 천천히 문을 향해 걸어나가며 말한다. "네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게 맞아. 제 정신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띠리릭'
  "끝났어?" "방금"
  "증거는?" "사진 보냈어. 나머지 오겠지."
  "상대는 죽였어?" "아니, 반쯤 묻어뒀어."
  "그냥 죽이면 안되?" "각오하지 않았다면 발을 들이지 말아야지."
  "너.그러다 곱게 못죽어." "난 각오하고 있어. 하하."
  "......" "잔소리는 집에서 들을게. 끊는다." 딸칵.
  
  "난 조금 더 인간답게 살고 싶은 것 같아." 린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그런 그녀의 어깨에 매가 한 마리 내려와 앉고, 발목에 두루마리가 매여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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