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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5/01/08 16:51:49 |
Name | 닭장군 |
Subject | 남한산성. |
오징어게임 만든 황동혁 감독 작품을 찾아보니 남한산성이 있어서 생각난 김에 써봅니다. 스포 없이 두리뭉실하게 씁니다. 일단 당연한 이야기지만, 암울한 내용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걸 전제하고 씁니다. 흔히 잘난분들(?)이 남한산성 흥행 못한 아쉬움을, 명량처럼 뽕차는 승리가 아니라 치욕스런 역사라서 그렇다고 핑계거리 찾으시던데, 치욕스럽고 암울해도 흥행 성공한거 많습니다. 그저 잘 모르겠으면 일단 우매한대중들 수준이 낮아서 그렇다는 식으로 두들겨 패고 보는거 좀 안했으면 합니다. 뭐 말만 나오면 신파타령하는 자들도 그렇고요. 하여튼... 제가 이거 좀 뒤늦게 봤었는데, 다 좋은데 너무 쳐집니다. 일관되게 쳐져요. 쳐진다는게 치욕의역사 이런게 아니라, 그냥 만듦새가 너무 쳐져요. 그게 재미를 다 갉아 먹습니다. 이건 소재와 관계 없는겁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 자체만 보자면 딱 그렇습니다. 이 처짐을 끝까지 견뎌내야 하는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주제가 뭐든 기법이 뭐든 사상이 뭐든 자시든 드시든 잡수든 간에 일단 재미있어야되요. 그래야 장사가 되죠. 영화를 재미있으려고 보지 뭐 시청각 교육자료 보는거 아니잖아요. 못만든 영화 아닌데, 이게 딱 걸립니다. 이거 좋은영화 맞습니다. 단지 흥행에 걸림돌이 될 만한 재미갉아먹는 일관된 쳐짐이 딱 있을 뿐인 겁니다. 뭐 고증 따지고 들어가자면야 또 여기저기 지적할거 나오겠지만, 그건 그거 하는분들이 할거고, 좋은영화 맞습니다. 황동혁 감독이 너무 진지하게 신경써서 만든 탓에 이 포인트를 좀 놓쳐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입소문 나기가 좀 애매하죠. 찾아보니 그래도 380만? 그정도던데 수치만 보면 흥행 못한건 아니지만, 손익이 안나왔더군요. 뭐 그래도 손익이 좀 안나왔을 뿐, 다들 인정하는 훌륭한 작품을 남겼고, 이제 오징어 게임도 만들고 뭐... 오징어게임때문에 황동혁 감독을 알았는데, 누군가 해서 찾아보니 강력한 양반이더군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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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도 원작을 잘 살려냈죠. 애초에 그 처짐과 처절함, 오욕과 우울이 저변에 깔린 작품이고, 그걸 제거할 수도 없으며, 제거해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흥행이 안된 건 그냥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과 마찬가지 이유죠.
제작 과정에 참여했었는데 원래 제작단계에서부터 우울한 스토리에 우울한 전망이었다가 뽑혀져 나온 결과물이 생각보다 너무 괜찮아서 갑자기 부랴부랴 CJ에서 홍보에 열심을 냈다는 후문이 기억나네요
실제로 고구마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초반 흥행기세는 괜찮았는데... 뭔가 사이다를 원하는 관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경쟁작이 너무 일찍 튀어나와 버렸어요. 범죄도시요.
실제로 고구마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초반 흥행기세는 괜찮았는데... 뭔가 사이다를 원하는 관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경쟁작이 너무 일찍 튀어나와 버렸어요. 범죄도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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