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12/24 18:23:05
Name   메존일각
Subject   청춘을 주제로 한 중고생들의 창작 안무 뮤비를 촬영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메존일각입니다.
이미 새벽에 타임라인으로 올렸지만 내용을 조금 보강해서 다시 올립니다.

오늘 소개하는 영상은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베이스로 만든 창작 안무 뮤비입니다. 총 8명의 중3~고2 댄서들이 '청춘'이라는 이름을 걸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이 영상을 기획하고 디렉팅한 친구(이하 총감독)는 저랑 3~4년 전에 알게 된 고2 댄서입니다.

총감독 친구를 간단히 소개하면 처음 만났을 때 아기자기하게 춤을 춰왔는데 지금은 진지하게 춤 전공을 하고 있고요. 영상에 나오는 안무도 모두 이 친구가 짠 것입니다. 그리고 영상에 나오는 댄서들 모두 춤을 전공하고 있어서,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춤선이 썩 좋습니다.



이 영상을 찍기까지 참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총감독이 몇 달 전에 저한테 촬영을 부탁하길래 흔쾌히 수락했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댄서 친구들이 다치거나 하는 등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나 봅니다.

당초 촬영 장소를 잔디 색이 완전히 변하기 전 10월쯤의 나홀로 나무로 계획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일들 때문에 촬영날이 12월 초까지 밀렸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시겠지만 11월 말에 대설이 왔죠. 그 때가 촬영 사흘 전이었고 촬영날까지 눈이 다 녹을 가능성이 전혀 없어서 급하게 총감독에게 전화했습니다. 다른 대체 촬영장을 몇 군데 공유해주고 결국 노들섬으로 바꿔 급히 허가를 받는 등 소동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촬영 전날 오후에 비까지 와서 진짜 취소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했으나, 총감독의 굳은 의지 덕택에 결국 진행하게 됐습니다.

촬영날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구름이 짙어 속이 많이 상하더라고요. 가뜩이나 초겨울이라 주변 색이 예쁘지 않은데다 날까지 흐렸으니 촬영자 입장에서 정말 난감 그 자체였습니다. 배경이 온통 저채도 일색이라 밋밋한 느낌밖에 안 나오거든요. 영상에서 버드나무가 군데군데 나오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뭐라도 색이 있어야 했어요. ㅠㅠ

심지어 스튜디오 촬영 때도 흐리디 흐린 날이니,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이 친구들이 반짝이는 느낌이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창이 나오는 부분은 어쩔 수 없어도 최대한 조명으로 햇볕 느낌을 내보려고 했습니다. 영상의 인트로에서 할레이션 느낌은 보통 영상에서 터부시되는 것인데(오히려 잡광을 막기 위해 노력을 하죠) 늦은 오후 느낌을 내기 위해 일부러 조명을 대고 연출한 것입니다.

날이 좋았으면 영상이 훨씬 생생하고 예쁘게 나왔을 텐데 개인적으로 참 아쉽습니다. 더욱이 땅이 질어서 댄서들의 발이 엉키는 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까지 겹쳐 계속 고난의 행군 같은 촬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댄서 친구들이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로 촬영에 임했고, 서로 즐겁게 치얼업 해줘서 저 또한 매우 즐거웠습니다.

영상 오픈 디데이가 크리스마스 이브날 자정인데, 제가 맡은 프로젝트가 지난 주에 끝났기 때문에 주말에 부랴부랴 편집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총감독이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준 점도 참 고마웠고, 또 참여한 댄서들 모두 결과물을 너무 좋아해줘서 무척 행복했습니다. 여담이지만 크진 않아도 페이를 받았는데(이 친구들에겐 작은 금액이 아니겠지만) 너무 어린 친구들이라 받기가 미안하더라고요. 다음에 촬영할 일이 있으면 그냥 촬영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런 사정들이 담긴 영상입니다. 다소 부족한 부분이 보여도 너그러이 감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9


    오 멋집니다

    산타 할아부지가 아이들에게 멋진 선물을 가져다 주시었군요
    메존일각
    산타 하라부지의 유료 선물입니다. (...)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186 일상/생각공백 없는 이직을 하였읍니다. 11 Groot 25/01/04 1409 21
    15185 정치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제2차 변론준비기일 방청기 8 시테 25/01/03 1378 25
    15184 일상/생각요즘 느끼는 소소한 행복 5 큐리스 25/01/03 980 10
    15183 정치한국 정치에 대해 또 다른 주제로 투표하는 미국분들 1 kien 25/01/03 1233 0
    15182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7) 김치찌개 25/01/02 865 0
    15181 방송/연예2024 걸그룹 6/6 6 헬리제의우울 25/01/01 1148 26
    15180 정치해외도박사이트의 윤석열 4월 이전 탄핵확률 추이 7 kien 25/01/01 1830 0
    15178 일상/생각2024년 취미 활동 결산 메존일각 24/12/31 832 8
    15176 생활체육2024년 내란모의 GOAT 운동 결산 4 danielbard 24/12/30 1190 2
    15175 도서/문학마르크스가 본 1848년부터 1851년까지의 프랑스 정치사 3 카페인 24/12/30 1071 6
    15174 일상/생각지옥길을 걷고 있다면, 7 호미밭의파스꾼 24/12/30 1403 38
    15173 스포츠[MLB] 코빈 번스 6년 210M 애리조나행 김치찌개 24/12/30 592 0
    15172 스포츠[MLB] 폴 골드슈미트 1년 1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4/12/30 615 0
    15171 음악[팝송] 카일리 미노그 새 앨범 "Tension II" 2 김치찌개 24/12/30 579 0
    15170 여행[2024 나의 이탈리아 여행기] 1. To Rome 2 Omnic 24/12/29 709 7
    15169 방송/연예오겜2 짧은 후기 3 Leeka 24/12/29 874 0
    15168 도서/문학밀란 쿤데라가 보는 탄핵정국 sisyphus 24/12/28 1103 1
    15167 정치한강과 이영도: 사랑보다 증오가 쉬운 세상에서 2 meson 24/12/28 1063 7
    15166 음악[팝송] 더 스크립트 새 앨범 "Satellites" 김치찌개 24/12/28 565 0
    15165 오프모임내란 수괴가 만든 오프모임(3) 14 노바로마 24/12/28 1251 1
    15164 일상/생각공부가 그리워서 적는 대학 첫 강의의 기억 10 골든햄스 24/12/27 1123 12
    15163 정치검찰 김용현 구속기소 보도자료.jpg 21 매뉴물있뉴 24/12/27 1759 1
    15162 일상/생각외줄과 그물 2 호미밭의파스꾼 24/12/27 833 4
    15161 의료/건강코로나19 실험실 유출설 11 토비 24/12/27 1204 0
    15160 육아/가정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후기 2 Picard 24/12/27 840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