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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4/01/31 17:58:35 |
Name | 초공 |
Subject | 《서른의 불만 마흔의 불안》 - 나의 자랑 해방일지 (도서 증정 이벤트 4) |
안녕하세요, 지난 3회 글에 댓글 달아주신 분 중 '오디너리안'님께 책을 보내드리고자 합니다. 쪽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각 회마다 댓글 달아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해 한 분께 책 《서른의 불만 마흔의 불안》을 드리고 있어요. 혹 공감가는 이야기라면, 댓글로 공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_^ 아래 글은 책을 살짝 짧게 편집한 글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 <나의 자랑 해방일지> _《서른의 불만 마흔의 불안》 122p 이해를 돕기 위해 나의 MBTI부터 공개하자면 ENTP다. 관심을 먹고사는 관종의 자질이 있단 얘기다. 진단표 그대로 “능동적이며 호기심이 많고 적극적이며 뜻밖의 사건을 좋아하고 도전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이런 자질은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는 데 레고 조각 끼우듯 잘 들어맞는다. 새로운 기획을 찾아 이곳저곳 두리번거리고, 섭외할 대상이 생기면 사돈의 팔촌 옆집 고양이 발까지 동원해 설득한다. 인터뷰할 때는? 지식으로 배틀을 하거나 덫을 놓듯 날카로운 도발까진 못 해도 두려움이나 거리낌 없이 질문하고 경청한다. 그런데 이런 내가, 이렇게 적극적인 내가 못하는 게 있다. 바로 자기 자랑이다. ‘자랑스럽다’와 ‘자랑을 하다’ 사이에 자랑에 대한 우리의 인식 차이가 있다. ‘어떤 일을 한 동료가 자랑스럽다’에는 타인의 장점을 찾아내서 널리 알린 미덕이 있지만, ‘어떤 일을 했다고 자랑을 했다’에는 노골적인 자기 과시가 느껴진다. 전자는 긍정적이고 후자는 부정적이다. 장점이 타인에 의해 밝혀지는 건 자연스럽지만 자의에 의한 공개는 불편하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는 자랑은 스스로 해서는 안 되는 영역으로 간주해왔다. 그 탓인지 본인 입으로 자기 자랑을 끊임없이 늘어놓는 사람들이 멋져 보이지 않았다. 진짜 실력이 있다면 세상이 알 테고 진정한 실력자는 ‘발견되는 것’ 아닌가. 스스로 자랑한다면 그런 존재에게 느끼듯 같잖게 여겨질까 두려웠다. 자랑 결벽증에는 ‘실력이 그 정도는 아니다’, ‘되게 잘난 척하네’ 같은 험담을 받을까봐 무서웠던 마음도 자리한다. 얼마 전 한 선배는 아이디어부터 전체 기획까지 했던 일을 회사 밖 업계 사람들은 다른 직원의 작업으로 알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워킹맘이라 아이까지 친정에 맡기고 그 프로젝트‘만’ 해 내는 동안 다른 직원은 그 과정을 자신의 SNS에 꾸준히 올린 것이다.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1인분 이상을 해내서 평판이 좋은 한 후배는 승진에서 누락되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과는 자신이 나은데 최종적으로 상사와 살갑게 소통하는 동기가 먼저 승진했다고 말이다. 억울한 마음에 상사와 면담을 했는데 놀랍게도 상사는 후배가 해온 일을 속속들이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제야 후배는 자신이 무언가를 놓쳤음을 깨달았다. 어떤 일을 했고 얼마나 애쓰는지 떠벌리지 않는다고 해서 선배와 후배에게 인정 욕구가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번거롭고 쑥스러워 자랑하지 않은 그들은 마땅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애쓴 우리의 노고는 회사 수위 아저씨가 가장 감동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기업인이며 작가, 강연자로 활동하는 메러디스 파인먼은 저서 《자랑의 기술》에서 자랑에 대해 완전히 다른 관점을 드러낸다. 자랑이 아니라 사실을 말할 뿐이고, 자랑도 업무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녀는 정말 많은 사람이 자기가 잘한 일을 남에게 말하기 힘들어한다며 오죽하면 사람들이 자랑하도록 돕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자신 같은 사람까지 있겠냐고 말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성취를 말하지 않으면 오히려 사회가 오판해 실력은 없는데 목소리만 큰 사람에게 계속 기회를 주게 되니 전체적으로 사회 발전을 저해한다는 관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을 때 일시적으로 속상한 데서 나아가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감정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경우나 스스로에게 끼칠 영향까지 파악해볼 수 있었다. 나의 오랜 매너리즘은 어찌 보면 성과를 인정받지 못해서 생긴 증상이자 자랑 결벽증이 부추긴 결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두 증상은 한 몸처럼 굴며 오늘의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었다. 당신이 한 일은 직접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우리의 자랑 해방일지는 여기서 시작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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