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1/03 17:06:20
Name   moqq
Subject   신년 잡생각2
연말연시 모임을 하면서 이런 저런 사람들 얘기를 들었다.

선배,1,2
둘이 사이가 엄청 좋은 선배1,2는 거의 형제 아니 부부만큼이나 사이가 좋았고, 맨날 둘이 어울려 술마시고 그랬음. 당연히 가정에는 소홀한 남편 둘이었음.
근데 선배1은 자녀 둘이 다 입시에 성공하고 애들 수험생활이 끝나고 나선 부부 둘의 생활에도 다시 여유가 생김.
반면 선배2는 자녀 둘 입시 성적을 알 수 없지만 성공은 아닌 상황이고 이혼위기.
둘 다 외향적이고 자기 일만 아는 사람들인데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밖에서 볼 때는 형수님의 퍼포먼스 차이인가? 싶음.

친구 아버님1
친구아버님은 은퇴하신지 오래되었지만 원래는 대기업 직장인이었음.
지방에 사원아파트에서 같이 살다가
아내와 자식들은 서울올라와 살았고, 본인은 사택에 있다가 자식들이 대학가는 시기 즈음 서울에 합류.
당시 친구는 아버지가 같이 사는 게 되게 답답하다 했음.
친구 어머님은 전업주부였는데
자기 요리에 자신감있는 만큼 재료도 이렇게 골라야한다 뭐 이런 자기 기준이 있는 사람이었음.
대기업 임원의 사모님으로 지내면서 품위유지비를 꽤 쓰심.
백화점 VIP카드 자격 유지에 자부심도 있는 분이었음..
몇 년 전에 어머님 돌아가시고 아버님이 혼자 계시게 됨.
근데 그 뒤에 아버님 혼자 지내시는 거 보면 훨씬 여유로워보임.
이런 저런 재산과 집을 정리해서 커뮤니티 센터 식당있는 대단지 아팟 20평 전세로 들어가심
끼니도 커뮤니티 센터에서 드시거나 원하는 거 사서 드심.
심심할 때는 기원다니거나 등산하시면서 동년배들이랑 정치 경제 이야기하심..
얼굴도 더 좋아지신 듯.

친구1
친구1은 요즘 부부사이가 좋지많은 않았음.
자기가 열심히 번 돈을 아내가 많이 쓴다는 것이 불만.
그 아내분은 품위 유지비, 생활비를 많이 쓰는 편이긴 했음.
애들 어릴 때도 나름 명품같은 거 입히고 그랬었음.

솔직히 난 첨에는
친구가 아내가 내 돈 쓰는게 아깝다는 얘기가 잘 이해가 안되었음.
남자가 돈 버는 게 온전히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부부 둘이 인생이란 여행길에서 한명이 돈 벌어오고 한명은 본진지키고 아이키우고
그건 그냥 역할분담이지 내가 벌었으니 내 돈인가? 그럼 아이는 엄마거인가?
하고 생각했음.

근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가 젊을 때는 그게 다 커버가 되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몸이 힘들고 일을 줄이고 싶은데 그게 아내쪽에서 잘 동의가 안되는 상황인 듯.
근데 몸이 힘든 친구 보기엔 아내가 골프치고 하는 게 다 쓸데없는 소비라 느껴지는거고.
만약 현재 수입이 숨만 쉬어도 들어오는 돈이라면 친구가 그렇게 느끼진 않았을 듯.

인터넷.
아내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얼마 전에 맘까페에서 반대증례 이야기가 있었다고 함.
아내가 전문직, 남편은 직장인. 수입은 3-4배 차이.
아내는 바쁘니까 남편이 물건을 사고 하면서 아내 카드로 생활비 쓰는데,
남편이 자기 수입은 쓸데없는데 쓰는 거 같아서
(골프, 시댁 선물 등..)
내가 힘들게 버는 돈이 넘 아깝다. 는 게 작성자의 요지
맘까페인만큼 같이 남편 욕하는 댓글이 많았다고.


단상
결혼생활이란 뭘까…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역시 저절로 되는 일은 아닌 듯.
근데 노력에도 한계가 있는 듯.. 평생 타인 기준에 맞춰서 살 순 없으니..
경제관념이 일치하는 것이 중요하긴 한 듯.
친구 어머님이 미혼이고 혼자 벌어서 생활하는 사람이었으면 백화점 VIP자격을 유지하려 했을까? 결국 남편이 벌어오는 돈이니까 너무 편하게 쓴 건 아닐까?
전업주부 생활도 나름의 고충이 있는 건 아는데
직장인으로 치면 워크에씩과 퍼포먼스 차이가 있긴 있다는 생각이 듬
진짜로 철밥통처럼 하는 일 없으면서 힘들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남편을 동료로 존중하고 타협을 하려는 워크에씩이 중요한 것 같음.

결론
역시나 결혼은 하느냐 마느냐보다 나랑 잘맞는 사람이랑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 자신을 알아야한다.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614 일상/생각아니 이수만님; 6 모든동 23/03/03 3341 0
    13610 일상/생각이상한 판결들에 대해 21 커피를줄이자 23/03/01 5029 0
    13608 일상/생각살인하지 말라-에 대한 최초의 합의? 14 커피를줄이자 23/02/28 3670 2
    13603 일상/생각원래는 등산을 하려고 했어요 ㅎㅎ 8 큐리스 23/02/26 3703 13
    13599 일상/생각자유에 대한 생각 8 커피를줄이자 23/02/25 3395 5
    13597 일상/생각와이프랑 술한잔 했습니다. 2 큐리스 23/02/24 3575 13
    13596 일상/생각한국어에 대한 생각 28 커피를줄이자 23/02/24 4034 2
    13594 일상/생각원하는대로 되지 않아 다행이었던 기억 2 right 23/02/24 3627 2
    13592 일상/생각찌질하다고 욕해도 나는 지금도 군대에서 빼앗긴 그 시간이 너무 억울하고 아깝다 33 뛰런 23/02/23 5725 16
    13590 일상/생각뭔가 영어선생님이 생긴거 같은 느낌이에요. ㅎㅎ 6 큐리스 23/02/23 3368 4
    13586 일상/생각자격지심이 생겨났다가 해소되어가는 과정 9 골든햄스 23/02/22 4449 39
    13585 일상/생각아버지와의 관계 12 마아아대 23/02/21 3768 0
    13584 일상/생각와이프한테 감동받았어요.^^ 14 큐리스 23/02/21 3844 19
    13580 일상/생각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정직하게 너를 마주하는 것 7 양라곱 23/02/20 3574 10
    13573 일상/생각아들의 현질 금액이 자꾸만 올라가서 고민입니다. 20 큐리스 23/02/16 5940 0
    13565 일상/생각와이프가 가끔 식물?처럼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9 큐리스 23/02/13 4257 16
    13556 일상/생각회사 생활 참..... 거시기 하네요. 4 Picard 23/02/10 4433 10
    13553 일상/생각내돈내산 뷰티템 리뷰 13 Only 23/02/08 3503 19
    13552 일상/생각chatgpt는 어쩌면 종교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것 같습니다. 9 큐리스 23/02/08 3998 0
    13547 일상/생각8년 프리터 수기 11 아이솔 23/02/06 4129 30
    13543 일상/생각갑자기 스도쿠가 땡겨서 만들어봤습니다. 7 큐리스 23/02/05 3789 0
    13537 일상/생각보글보글에 얽힌 추억^^ 5 큐리스 23/02/03 3457 0
    13534 일상/생각서리태 개론 5 천하대장군 23/02/02 3916 16
    13532 일상/생각이걸 사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중이네요 5 코코몽 23/02/02 3532 0
    13531 일상/생각KTX 역방향 좌석 이야기가 나온 김에 14 그런데 23/02/02 5104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