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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2/04/20 14:29:21 |
Name | 매뉴물있뉴 |
Subject | 군대 월급 200만원에 찬성하는 이유 |
군대에서, 병장이 이등병에게 짬때리는 문화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소대 인원이 20명이라면 맨 아랫 군번 이등병 두사람에게 소대 전원 20명의 빨래를 짬때리는 것입니다. 불공정하죠? 하지만 이 불공정을, 공정하게 바꿀수 있는 마법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 후임 두사람이 들어오면, 그 사람에게 다시 빨래를 짬때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제도는 [불공정을 공정하게 배분]함으로써 공정해질수 있습니다. 군생활 10개월한다고 하면 10개월 내내 성실하게 빨래하고 빨래 개고 할수도 있지만 맨 처음 1개월만 쉬는시간 반납해가며 빡세게 빨래를 하고 나머지 9개월은 쉬는... 일종의 '빨래계'를 조직하게된 것이죠. 비슷한 구조가 '병역' 그 자체에도 적용될수 있습니다. 군인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 노예계약이랑 뭐가 다릅니까? 당연히 불공정하죠. 하지만 이게 공정해지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 세대가 태어나면' 그 태어난 세대에도 얄짤없이 노예계약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불공정하게 노예계약이나 다름없는 병역을 행했으니 (혹은 공익으로 동사무소에서 극한의 저렴한 월급을 받으며 노동했으니) 모두에게 공정해 지는 것입니다. 모두가, 공정하게, 2년만, 빡세게 병역을 하자는 거죠. [불공정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입니다. 여성들이 군대를 안가니까 불공정하다? 꼭 그렇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모든 남성들은 모두 군대를 다녀오기 때문에 일종의 '부실채권'이 되었으며 모든 여성들은 그시간동안 자기계발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일종의 '우량채권'이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불공정하죠? 하지만 이것을 공정하게 바꿀수 있는 마법이 있습니다. 바로 결혼이죠. 모든 여성은 우량투자자이고, 모든 남성은 부실채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우량투자자들이, 공정하게, 이 부실채권들을 하나씩하나씩 필수적으로 인수하도록 "사회가 결혼을 강요"해주면, 병역때문에 2년의 시간을 낭비한 낙오자들을 2년의 세월동안 앞서갔던 녀성동지들이 이고지고 가주게됩니다. [불공정을 공정하게 배분]해주게 되는거죠. 이렇게되면, 사회는 성불평등하게 배분된 병역의 의무를, 공정하게 배분해주게 될수 있습니다. 앞서가는 녀성동지들 모두가, 공정하게, 한명씩, 빡세게 남성동지 한명씩을 선정하여, 그들과 경제/사회/문화/운명 공동체를 이룬다면 (=결혼을 거의 필수적으로 한다면) 병역을 남성에게만 부과하는 현 시스템은, 공정함을 되찾을수 있습니다. 아,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한국인 여성을 경멸하는 문화는 당연히 필수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한국인 여성은, 바보라서 부실채권을 인수해준게 아니니까요?? [불공정을 공정하게 배분]하는데 반기를 든것이 되는 겁니다?!?! 때문에 절대다수의 녀성동지여러분들도,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인 녀성을 경멸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될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분배체계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빨래를 예로 들면, 20명짜리 소대에서 짬찌가 2명씩있는데 어떤 사람은 짬찌 생활을 6개월씩도 하고 어떤 사람은 불과 2주만에 후임이 들어와서 짬찌생활을 벗어나기도 하는것입니다. 세대간에 노예계약 같은 병역을 이행하는 제도의 공정성은 언제 훼손되게 될까요? 바로 베이비붐세대가 극단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가고 호리병의 허리처럼 젊은 세대가 쪼그라든 현재의 세대들은 손해를 보게 됩니다. 베이비붐세대의 병역 부과율은 절반정도에 불과했지만 현재의 세대들은 90%가까운 비율로 병역 적합 판정을 받으니까요. 현재의 세대들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겁니다. 제도 자체가 불공정해진 것이죠. [불공정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게 된것]입니다. 성 불평등하게 부과된 병역 시스템은 왜 다시 공정해지지 못했을까? 연애시장/취업시장/인생시장이 개방되었기 때문입니다. '군대도 안갔다온' 외국 남성들이 국내에 들어와 연애시장에 참여한다면 그들에 비해 스펙에서 국내 남성들은 밀립니다. '군대도 안갔다온' 여성들과 취업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게 규칙이 된다면 2년을 낭비한 남성들은 스펙에서 밀리죠. '군대도 안갔다온' 외국인들이 득실득실한 외국에 뛰쳐나가 외국에서 취업하고 생활하고 경쟁하는 군필남으로 살게 된다면 이미 나는 대한민국 군대가 제공하는 안보 보험료를 풀로 납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혜택을 누리지는 못하는, 그런 인생을 살아야합니다. [불공정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게 된것]입니다. 1 [여성들은 취업시장에서 남성들과 동등하게 경쟁하는건 꿈도 못꾸던 시절] 2 [여성들은 (그리고 남성들도) 결혼을 당연하게 했어야했고, 거의 강요받다시피 결혼해야했던 시절] 3 [누구나 아등바등 살아가는 무대가 '당연히' 국내로 한정되던 시절] 이런 시절이 끝났기 때문에 예전에는 7-8천원 월급 받아가며 군생활 하고도 불만이 없었지만 지금 세대에서는 불만이 폭증하는 이유가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20대 초반 2년만 빡세게 고생하면 나머지 80년을 편안하게 국방의 혜택을 누릴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2년은 더 빡셌고 (병역 부과율은 상승했고) 나는 80년을 타국에서 보낼수도 있으며 (보험료는 냈는데 보험금이 안나옴) 2년을 낭비하지 않은 외국인들/여성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해야 하는 사회가 되어버린것. 병역 서비스를 제공한 남성들에게 바로바로 그 병역 서비스의 가치를 정산해주지 않아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를 공정해게 정산해주던 [불공정을 공정하게 배분]해주던 그 사회구조가 몰락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냥, 바로바로, 정산해줘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군대에서도 더이상 이등병에게 빨래를 짬때릴수 없고 이등병도, 병장도 자기 빨래를 자기가 해야하는 군대가 된것처럼 내가 군인으로써 복무하며 손해봤던 그 가치를 바로바로 정산받으며, 복무하는 시대가 되었다. [불공정을 공정하게 배분]해주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공정을 공정하게 배분]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게 제 생각입니다. 적게잡아야 매년 5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https://kongcha.net/news/29109 에 따르면 연간 5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하는군요. 돈도 많이 드는 이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윤석열 당선인과 그의 인수위원회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사회는 이로써 조금이나마 공정해 졌다고 생각합니다만 공정의 대가란... 항상 느끼지만, 비싸군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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