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2/22 11:04:43
Name   윤지호
Subject   KT-KTF 프리미어리그 플레이오프 임요환vs홍진호 in Lost Temple
https://www.youtube.com/watch?v=zxBD6N4ONjk

제가 홍진호라는 프로게이머를 처음 알게된 경기영상입니다. 시작부터 로템 12시라는 불합리한 자리에 걸린 홍진호는 두번째 해처리를 앞마당이 아닌 입구앞에 펴고 성큰까지 다수 박고 시작합니다. 그렇게 불리하게 시작했음에도 결국 울트라 디파일러 등 하이브테크 유닛들까지 전부 활용하여 혈전끝에 임요환을 잡아내는 장면은, 임요환이 저그에게 진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었던 그 당시 저로서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당시 경기양상에 대한 분석은 무의미하겠습니다만, 이 경기를 잘 보면 그동안 홍진호에 대한 밈들 중 대다수가 억까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당시의 맵 밸런스

홍진호 : 내 전성기 시절에는 전부 테란맵이었다. // 임요환 : 그럼 넌 어떻게 결승까지 올라온거냐?
홍진호 관련 밈들 중 하나입니다. 물론 실제 테란맵(또는 상성맵)들이 많았던건 사실이지만 저기서 더 따지면 따지는 사람만 찐따가 되어버리는, 정말 악질적인 밈이라 할 수 있죠. 근데 위 경기 영상에 쓰인 맵은 국민맵 로템입니다. 사실 로템도 테란맵으로 불리긴 하죠. 게다가 경기영상을 잘 보시면, 12시가 가진 지리적 약점을 상쇄하겠답시고 임요환의 본진인 8시의 입구위치까지 강제3햇을 하게끔 바꿔버린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시선에서 보면 정말 야만스럽게까지 느껴지는 당시의 맵 밸런싱 개념을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굳이 홀오브발할라, 라그나로크, 펠레노르, 레퀴엠, 머큐리 이런 맵들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는 거죠.

-공격형 저그? 가난함의 화신?

경기양상을 보시면 홍진호는 초반을 성큰으로 버틴 뒤 다수확장을 기반으로 하이브테크까지 올려서 고급유닛들을 많이 활용합니다. 물론 지금의 기준에서는 이조차도 상당히 가난한 플레이지만 이건 그당시 패러다임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게다가 임요환도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 드랍쉽을 활용하여 홍진호의 멀티 곳곳을 지속적으로 타격하여 저그가 부유하게 발전하는 것을 계속 저지했습니다. 애초에 이 경기에서의 홍진호의 컨셉은 부유한 운영이었던 거죠. 그걸 통해서 결국 그 임요환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요. 이 경기에서 엄재경이 그렇게 외쳐대던 공격형 저그, 가난함의 화신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홍진호가 초반 올인(주로 러커 올인)을 통해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던 건, 그것밖에 못해서가 아니라 수백 수천 수억판의 경험을 통해 상대방이 약한 타이밍을 본능적으로 캐치할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홍진호는 임요환에 약하다?

지금이야 킹무갓키 임진록 항목에 떡하니 상대전적 35:32라는게 박혀있지만, 전설의 3연벙 포함 다전제 등 빅매치에서 홍진호가 임팩트있게 진 부분이 있어서 그동안 홍진호는 임요환에게 약하다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를 보시고 임진록 상대전적을 확인하면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임진록 이벤트전이 있다길래 급 생각나서 적어보았습니다. 원래 탐라에 적을려 했는데 길어져서 티타임으로 왔네요...ㅎㅎ



1
  • 저평가 그 자체 진짜 저그의 낭만 호지롷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021 1
15878 창작또 다른 2025년 (3) 3 트린 25/12/04 271 2
15877 스포츠[MLB] 코디 폰세 토론토와 3년 30M 계약 김치찌개 25/12/04 204 0
15876 창작또 다른 2025년 (1), (2) 8 트린 25/12/03 447 7
15875 기타유럽 영화/시리즈를 시청하는 한국 관객에 관한 연구(CRESCINE 프로젝트) 19 기아트윈스 25/12/03 549 2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936 5
15873 오프모임12월 3일 수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대충 <점봐드립니다> 15 T.Robin 25/12/01 544 4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19 기아트윈스 25/11/30 1502 14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428 12
15870 도서/문학듣지 못 하는 아이들의 야구, 만화 '머나먼 갑자원'. 15 joel 25/11/27 1037 27
15869 일상/생각상남자의 러닝 3 반대칭고양이 25/11/27 694 5
15868 정치 트럼프를 조종하기 위한 계획은 믿을 수 없이 멍청하지만 성공했다 - 트럼프 행정부 위트코프 스캔들 6 코리몬테아스 25/11/26 895 8
15867 일상/생각사장이 보직해임(과 삐뚫어진 마음) 2 Picard 25/11/26 685 5
15866 일상/생각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5 큐리스 25/11/25 619 0
15865 경제주거 입지 선택의 함수 4 오르카 25/11/25 645 3
15864 철학/종교진화와 창조, 근데 이게 왜 떡밥임? 97 매뉴물있뉴 25/11/25 1864 4
15863 일상/생각창조론 교과서는 허용될 수 있을까 12 구밀복검 25/11/25 1050 17
15862 기타★결과★ 메가커피 카페라떼 당첨자 ★발표★ 11 Groot 25/11/23 611 4
15861 기타[나눔] 메가커피 아이스 카페라떼 깊콘 1 EA (모집마감) 31 Groot 25/11/21 672 3
15860 일상/생각식생활의 스트레스 3 이이일공이구 25/11/20 709 1
15859 일상/생각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는다. moqq 25/11/20 642 7
15858 오프모임[취소] 11월 29일 토요일 수도권 거주 회원 등산 모임 13 트린 25/11/19 766 3
15857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2 2 육회한분석가 25/11/19 471 3
15855 의료/건강성분명 처방에 대해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넋두리 46 Merrlen 25/11/17 2008 2
15854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 육회한분석가 25/11/17 558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