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4/18 00:06:46
Name   오쇼 라즈니쉬
File #1   202419481.jpg (128.4 KB), Download : 11
File #2   s172534623_1.jpg (74.8 KB), Download : 11
Subject   연결감에 대하여




갑자기 그가 조명이 켜진 탱크 속 물고기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제야 비로소 평화롭게 네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 더는 너를 먹지 않을 거야." 바로 그때부터 그는 철저한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 프란츠 카프카, 베를린 수족관에서의 일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이성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감성일 것입니다. 반박시 주식 초고수.
피터 싱어처럼 철저하게 이성적 사고에 기반해서 채식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은 채식주의자의 논리에 일부 수긍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래도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육식을 줄이지 않습니다.

한편 이성적 판단과 상관 없이 감성 즉, 동물과 연결감을 느끼고 고기를 더 이상 입에 대지 못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대단한 돼지 에스더'일 것입니다.

미니피그인 줄 알고 속아서 식용돼지를 기르게 된 실제 커플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클리셰대로 흘러갑니다.
돼지 에스더와의 일상을 SNS로 공유하고, 둘은 채식을 하게 되며 하던 일을 그만두고 농장을 사서 생추어리를 운영하게 되죠.

에스더는 SNS에서 일약 스타가 되고 둘은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도 많이 받습니다. 한 번은 이런 사연이 올라옵니다.

남편이 마트에서 돼지고기를 집어들더니 갑자기 더 이상 돼지고기를 못 먹겠다는 거에요.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에스더 때문에..." 라고 말하더랍니다.
주인공 커플은 이 사연을 보고 눈물이 왈칵 터졌습니다.

https://www.facebook.com/plantbasednews/videos/the-witness-with-eddie-lama-a-film-by-jenny-stein/1793715210881575/
위 링크는 the witness 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뻔한 내용입니다. 주인공 남자는 관심 있던 여사친에게 잘 보이려고 고양이를 위탁받게 되고, 채식을 하게 되고, 모피산업 반대 운동을 펼치게 되고... 영화는 재미 없으니 안 보셔도 됩니다.

그럼 왜 이 영화 얘길 꺼냈느냐. 고양이 기르시는 분이라면 공감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고양이 뒷다리(아킬레스건쪽)를 만지는데, 그 힘줄의 느낌이 치킨 힘줄이랑 똑같더라는 거죠. 그날부터 주인공은 치킨을 먹지 못하게 됩니다.

한편 모든 사람이 동물과의 접촉을 계기로 채식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은 살던대로 고기를 먹습니다. '고기로 태어나서' 는 채식 블로그나 SNS에서 자주 인용되는 르포 에세이입니다. 노동자로 잠입해서 한국 농장의 현실을 고발하는 책이죠. 하지만 저자 한승태는 채식주의자가 되지 않습니다.

공감과 교감, 연결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도 더 쓰고 싶지만 도발감수성이 부족한 저로서는 본의 아니게 이용정지를 먹을 생각은 없으니 남의 사례를 늘어놓는 선에서 이 정도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17 방송/연예연말이 끝나고 난 음악중심의 현황... 6 Leeka 16/01/01 5181 0
    1628 기타연말, 연초에 선물하기 좋은 와인 24 마르코폴로 15/11/24 7379 7
    10166 방송/연예연말 박진영 콘서트 짧은 후기 3 Leeka 20/01/08 5279 0
    3194 정치연례 개봉 초여름 특선 최저임금 극장 11 당근매니아 16/07/05 4590 6
    8991 일상/생각연락에 관하여 17 광화문고라니 19/03/22 3612 11
    12355 경제연도별 대한민국 1조 돌파 백화점들 11 Leeka 21/12/16 3286 1
    2016 일상/생각연대는 가능한 것일까에 대한 아이디어 4 김덕배 16/01/13 3871 3
    6232 기타연느 생신 맞이 연덕후가 그냥 올리고 싶어서 올리는 영상 하나 ㅋㅋㅋㅋ 5 elanor 17/09/05 3658 7
    2299 문화/예술연극 <터미널> 6 마르코폴로 16/02/25 5604 4
    3023 IT/컴퓨터연구소, 그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12 2Novation 16/06/15 4662 0
    2087 일상/생각연구 윤리와 관련해서.. 28 S 16/01/22 4015 0
    2071 의료/건강연고, 크림으로 된 약! 얼만큼 발라야 하는걸까요???? 11 damianhwang 16/01/20 6704 2
    11590 일상/생각연결감에 대하여 6 오쇼 라즈니쉬 21/04/18 4101 5
    14542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9. 나가며 2 meson 24/03/17 1160 3
    14541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8. 태산봉선(泰山封禪) meson 24/03/16 1089 1
    14538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7. 선택과 집중 1 meson 24/03/15 1168 3
    14533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6. 고구려의 ‘이일대로’ meson 24/03/14 1037 3
    14528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5. 예고된 변곡점 2 meson 24/03/13 1097 3
    14527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4. 침공군의 진격 1 meson 24/03/12 1112 2
    14524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3. 몽골리아의 각축 5 meson 24/03/11 1164 3
    14521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2. 당나라의 '수군혁명' 4 meson 24/03/11 1260 5
    14520 역사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1. 들어가며 2 meson 24/03/11 1187 3
    5319 IT/컴퓨터역체감이 심한 디지털 제품을 권하는 건 도덕적인가? 16 이슬먹고살죠 17/03/29 8337 5
    4711 음악역시나 명절엔 라캔롤. 2 Bergy10 17/01/27 4115 5
    13727 일상/생각역시 잘(?)하고 난 다음날은 표정이 다르군요.^^ 23 큐리스 23/04/07 3709 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